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4. 17. 선고 2024구합6625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1969. 4. 1.경부터 1974. 9. 30.까지 D 주식회사 E탄광에서 광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망인은 2001. 3. 16. 진폐정밀진단 결과 병형 '4A', 심폐기능 'F2(중등도 장해), 장해등급 '3급 4호' 판정을 받았다.

다.

망인은 2023. 3. 25. 사망하였는데, 망인에 대한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망원인은 아래와 같다.

라.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3. 6. 21. 망인이 진폐증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8.10. '망인이 진폐로 인한 호흡부전으로 사망하였다고 판단할 근거가 없고, 특별한 증상호소 없이 갑자기 사망한 점에 비추어 망인의 사망 원인은 심장돌연사로 추정되므로, 진폐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부지급 결정을 하였다.

마.

이후 원고는 2024. 3. 4. 피고에게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 지급을 재차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3. 5. 위와 동일한 이유로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은 2001년 3월경 진폐증 진단을 받은 이후 사망 직전까지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인하여 폐 기능이 악화되어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계속 보이다가, 결국 호흡부전으로 사망하였다. 따라서 망인은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주된 원인이 되어 사망하였거나 이와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과 진폐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10은 분진작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진폐, 합병증이나 그 밖에 진폐와 관련된 사유로 사망하였다고 인정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면서, 이 경우 진폐에 따른 사망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3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10에 따라 진폐에 따른 사망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은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진작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진폐 및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근로자의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였을 때 진폐, 합병증 등과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그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6두55292 판결 등 참조).

다.

인정사실

1)

망인은 2001년 3월경 최초 진폐증으로 진단받은 이후부터 2023년 1월 중순경까지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인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하여 F병원 등에서 지속적으로 입·통원 치료를 받았다.

2)

망인은 2023. 1. 27. 호흡곤란 증세 등이 악화되어 F병원에 입원하였다가 같은 해 3. 7. 퇴원하였고, 사망하기 직전인 2023. 3. 21. 가래 등의 증상으로 F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았다.

3)

망인은 사망 당일인 2023. 3. 25. 자택에 있었고, 12시경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으나, 15시경 원고가 망인의 호흡이 멈춘 것을 확인하여 119 신고를 하였다. 이후 망인은 15시 30분경 F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으나, 의료진은 이미 망인이 사망한 상태임을 확인하였고, 이때 망인의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각종 검사들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4)

한편 망인은 2015년경 대장암으로 치료를 받은 바 있고,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인 만성폐쇄성폐질환 이외에도 고혈압, 고지질혈증, 전립선증식증, 정맥기능부전 등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호증, 을 제4, 5, 6,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직업환경의학과), 국립경찰병원장(호 흡기내과)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구체적 판단

1)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사망과 진폐 및 그 합병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

망인에 대한 사망진단서에는 직접사인이 '호흡부전으로 인한 사망 추정'으로, 위 직접사인에 선행되는 원인이 '만성폐쇄성폐질환' 및 '진폐증'으로 각각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직접사인은 그 기재 자체로 망인이 사망한 이후에 망인의 사망원인을 추정하여 기재한 것으로 보이고, ① 망인은 이미 사망한 상태로 자택에서 F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던 점, ② 당시 망인의 구체적인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부검, 혈액 검사 등의 각종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망인의 사망원인을 추정할 만한 아무런 의학적 근거가 없는 점, ③ 이 법원의 호흡기내과 감정의는 '망인의 보호자인 원고의 진술 외에는 망인이 호흡부전으로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의학적 근거가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원인이 호흡부전이라는 점에 동의하지 않는다. 망인의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가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망인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 수 없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망원인은 미상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망인은 2001. 3.경 최초 진폐증으로 진단받았고, 그 이후에도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인하여 중등도 장해(F2) 수준으로 심폐기능 등이 저하된 상태에 있었던 것 으로 보이며, 이 법원의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가 '망인이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인해 호흡부전으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소견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망인은 사망하기 3시간 전까지도 별다른 증상을 호소하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불상의 이유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고, 망인에 대한 의무기록 등을 살펴보더라도 망인의 사망 직전에 폐기능이나 호흡기 증상이 사망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이 법원의 호흡기내과 감정의 역시 '대개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에는 수일 전부터 호흡곤란,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악화되어 입원한 후 치료를 지속함에도 불구하여 산소포화도가 감소하거나 이산화탄소가 축적되어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된다. 이와 달리 망인은 사망하기 3시간 전까지 평소와 다름없다가 갑자기 사망하여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진폐증 및 합병증에 의해 사망하였음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임 상증상, 혈액검사 및 영상검사 결과 등의 의학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망인이 평소 진폐증으로 투병하였다고 하여 급사의 원인이 진폐증과 연관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소견을 밝혔고, 달리 위와 같은 의학적 소견을 불합리하다고 보아 배척할 만 한 별다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앞서 든 사정만으로는 망인의 사망과 진폐증 및 그 합병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다.

다)

망인은 사망 당시 만 89세의 고령이었고, 망인에게는 고혈압, 고지질혈증, 전립선증식증, 정맥기능부전 등의 다양한 기저질환이 있었음이 확인된다. 이처럼 망인은 진폐증 및 합병증 이외에도 급사의 위험인자에 해당하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으므로, 망인의 사망 원인으로 심장돌연사,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기도 흡인에 의한 질식사 등의 여러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다(한편 피고의 자문의는 그중 심장돌연사가 망인의 사망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망인의 구체적인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의학적 검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위와 같은 다양한 가능성 중 어느 하나로 망인이 급사하게 된 주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다른 기저질환과 연관되어 망인을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였다고 섣불리 추단할 수도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망인의 사망에 다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넘어 망인의 사망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인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른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2)

결국 이 사건 처분에는 원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