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4. 30. 선고 2024구합67856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2. 22.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기재와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1961. 3. 1.부터 1969. 5. 31.까지 D광업소에서 광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망인은 2017. 8. 29.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았고,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장해등급 제3급 제4호 결정을 받았다. 망인은 2021. 10. 29. 09:59 자택에서 요양 중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어 E병원으로 응급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13:57경 '상세불명의 심장정지'를 직접사인으로 사망하였다.

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3. 10. 27.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며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23. 11. 24. '과거 약물 중독력이 있어 약물에 의한 호흡의지 저하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처분을 하였다.

라.

이후 원고는 2024. 1. 16. '이의제기를 속개하기 위하여 재처분을 요청한다.'며 피고에게 다시 유족급여 및 장례비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4. 2. 22. 재차 유족급여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이 사건 상병과 그로 인한 합병증에 인해 자연경과 이상으로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진폐 및 합병증 등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이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하였을 때 진폐 및 합병증 등과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나중에 사망의 주된 발생 원인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발병한 질병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기존의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하게 되었거나, 업무상 발병한 질병으로 인하여 기존 질병이 자연적인 경과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어 사망한 경우에도 모두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7두68097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6 내지 11, 13, 14, 1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 E병원, G병원, H내과의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이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의 사망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망인은 2017. 8. 29. 이 사건 상병을 진단 받은 후 사망 시까지 FEV1(1초간 노력성 호기량)이 50% 이하로 낮게 지속되었고<1>, 2018년경 '좌측 폐의 기관지 일부가 막혀 폐조직이나 폐포가 기능하지 못하는 무기폐' 진단을 받았으며, 2019년부터는 '횡경막 마비'까지 생기는 등 사망 전까지 그 증세가 꾸준히 악화되었다.

나)

이 법원의 감정의는 '사망 전까지 망인의 폐기능 혹은 폐실질이 지속해서 악화하였으며, 폐실질 파괴와 이로 인한 호흡곤란은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다.', '망인의 지속적이고 심각한 폐기능 저하 상태는 이 사건 상병 및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망인의 이 사건 상병은 그 자체로 예후가 불량하였고, 이 사건 상병이 없거나 경증인 환자에 비하여 사망 위험이 더 컸다.'는 감정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망인의 E병원 주치의도 '마지막 폐기능 검사에서 1초간 노력성 호기량이 불과 880㎖(정상예측치의 44%)이었고, 노력성 환기량은 1.56ℓ(정상 예측치의 59%)인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이다. 2020. 3.까지 지속해서 호흡곤란이 악화하여 집안에서의 일상생활에서도 호흡곤란이 심했던 환자로 지속해서 악화한 것은 맞다.'는 소견을밝혔다. G병원도 사실조회회신을 통해 '이 사건 상병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사망률 및 심인성 쇼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하고 강력한 요인 중의 하나였다.'는 연구결과를 기재하였다. 이러한 의학적 소견들에 의하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이 사건 상병이 악화되어 망인이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다)

E병원 주치의는 '이 사건 상병인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게서 발생 가능한 합병증 중 하나가 폐색전증인데, 망인에게 합병증인 폐색전증이 발생하여 주의가 필요한 환자였다.'고 하였다. 또한 이 법원의 감정의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의 합병증으로 폐색전증의 발생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는 소견을 밝히며, 망인에 대하여 '혈증 d-dimer가 매우 높게 나타난 점, 대사성 산증 증가 등을 고려하면, 폐렴, 폐색선증 등의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가능성도 고려해 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저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로서 이들 질환들과 사망과의 연관성을 부정할 근거는 없습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감정의 등은 이 사건 상병 및 합병증이 망인의 사망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라)

망인에게 기저질환인 협심증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망인은 1995. 5.경 E병원에서 '심각한 협착 소견 없는 협심증'으로 진단받은 이래 약처방을 받아 관리를 해왔다. 더구나 G병원 주치의는 '이 사건 상병이 점진적 폐기능 저하와 더불어 협심증의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라고 하였고, 이 법원의 감정의 역시 '망인의 협심증은 이 사건 상병과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망인과 같이 협심증과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및 그 합병증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들은 급성 심정지 및 호흡정지의 위험이 더 크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점을 비춰볼 때, 망인이 이 사건 상병과 전혀 무관하게 기저질환인 협심증만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마)

피고는 '망인이 과거 약물중독력이 있어 약물에 의한 호흡의지 저하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약물농도 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았고, 망인이 사망 당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였다거나 약물 중독력이 있었다고 인정할만한 객관적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망인이 과거 약물중독으로 입원한 전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F병원의 주치의는 '수면제 과다복용은 호흡 마비등 중증 증상이 없으면 경과 지나면 호전됨. 중증의 폐질환으로 섬망 또는 인지기능 저하되는 경우 수면제 복용은 위험성이 높을 가능성이 있음'이라고 밝혔고, 이 법원의 감정의 역시 '망인이 중증의 이 사건 상병, 폐색전증, 폐렴으로 인하여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수면장애 약물을 정량 이상으로 복용하였을 가능성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는바, 그 약물중독이 업무상 재해인 이 사건 상병과 무관하다고 볼 수도 없다.

바)

위와 같은 망인의 이 사건 상병의 악화 경위와 정도, 망인의 사망 원인에 관한 주치의 및 감정의의 소견 등을 종합하면, 망인이 수면장애로 약물을 처방받은 사정, 망인에게 기저질환인 협심증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 보더라도, 망인이 장기간 앓아온 이 사건 상병과 그 합병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자연경과 이상으로 망인의 병세를 악화시켜 망인으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단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신옥영 이주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