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8. 3. 3. 피고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이하 ‘참가인’ 또는 ‘참가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였고, 2020. 3. 31.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2020. 4. 2. 참가인 법인등기부등본에 사내이사로 등재되었다. 참가인은 일본 D 주식회사의 국내법인으로 위 회사가 참가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공용 공구 및 부속부품 연구개발, 제조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참가인은 2023. 11. 10. 임시주주총회에서 원고를 사내이사에서 해임하기로 결의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해임통보를 하였으며, 2023. 11. 17. 원고에 대한 해임등기를 마쳤다.
원고가 2023. 11. 27.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는 형식적으로만 참가인 법인 등기부등본에 사내이사로 등재된 것일 뿐 실질은 참가인에 고용된 근로자이고, 참가인에 대한 해임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2. 1.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원고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4. 2.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3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 11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3,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포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참가인의 법인등기부등본에 형식적으로만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참가인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한다. 한편 주식회사의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고 그 등기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선임된 이사는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회사 업무집행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상법에서 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또한 회사로부터 위임을 받아 일정한 사무를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이사가 상법상 정하여진 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회사의 경영을 위한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에, 그 담당하고 있는 전체 사무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이사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다215225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갑 제5 내지 7, 9, 10호증, 을가 제3 내지 9, 12 내지 14호증, 을나 제4 내지 6, 8 내지 15, 24 내지 3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참가인의 이사로서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서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참가인은 2020. 3. 31. 정기주주총회에서 원고를 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의하고 그 등기까지 모두 마쳤으므로, 원고는 참가인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상법과 참가인 정관에 규정된 이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원고는 이사가 된 이후 실제로 참가인의 이사회에 직접 참석하여 대표이사 선임과 같은 중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였고, 이사회에 단순히 참석만 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담당하는 장치제조 분야에 대하여는 사업현황과 계획 등에 관한 업무보고를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보유 권한과 업무 수행 형태는 참가인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질의 것으로 보이고, 일반적인 근로자의 업무 형태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원고가 대표이사나 본사 임원의 지휘·감독을 받았고 주어진 업무만을 처리하였을 뿐 업무에 자율성이 부여되어 있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일본의 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국내 법인이라는 참가인의 특성상 모기업의 경영 방침에 종속될 수밖에 없고, 모기업의 경영 방침은 본사의 직접적인 지시 또는 한국 법인의 대표이사를 통한 간접적인 지시 등의 방법으로 전달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대표이사나 본사 임원 등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참가인의 임원인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사내이사로 선임되기 전인 2020. 1. 16. 제조기술본부 담당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참가인과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위 계약의 계약기간은 2022. 12. 31.까지이고, 원고와 참가인은 2023. 4. 7. 위 계약과 내용이 거의 동일한 연봉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위 연봉계약 제4조 제1항은 근무시간을 1일 7.5시간, 1주 37.5시간으로 규정하되, 제4조 제2항에서 ‘원고는 임원으로써 근무시간에 대한 최고 관리자 및 허가권자임을 감안하여 개인 근무시간 및 휴일, 휴가는 자율적으로 수행하며, 따라서 별도의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등에 대한 관리는 실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여 원고에 대한 별도의 근태관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참가인이 운영하는 직원 출퇴근 관리 프로그램에는 원고의 근무시간이 ‘자동’으로 설정되어 원고의 실제 출퇴근 시간과는 무관하게 항상 일정한 시간(09:00~17:30)이 입력되었고, 원고가 휴가를 사용할 때도 별다른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는바, 참가인은 원고의 근태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자율적인 업무 수행을 보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사로 선임된 이후 참가인으로부터 업무수행용 신규 차량을 제공받았고, 기존 연봉보다 약 17% 상승한 고액의 보수를 지급받았으며, 퇴직 시에도 임원퇴직금 규정의 적용을 받아 1.8배 할증된 퇴직금을 지급받았고,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참가인이 임원에게 제공하는 우대조치의 혜택을 받았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를 이사로 선임한 후에도 원고에 대하여 4대 보험의 보험료를 납부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참가인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이사로 선임되었기 때문에 기존에 가입하였던 4대 보험을 해지하지 아니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이유로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를 이사에서 해임하는 결의를 하면서 해임사유로 ‘무단 결근, 지각, 조기 퇴근’을 들었는데, 이는 원고가 참가인의 근태관리를 받으면서 종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을 방증하는 징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사라 하더라도 회사의 규율과 운영의 통일성을 위하여 적정 수준의 근태가 요구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더욱이 이사의 해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충실의무(상법 제382조의3)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한 자료로서 근태가 활용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참가인이 원고의 해임사유 중 하나로 근태가 불량하다는 점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잦은 결근, 지각 등은 주주나 이사회의 신임을 상실하게 하는 사정으로서 해임사유가 될 수 있고, 따라서 이를 이유로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 종속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참가인 대표이사로부터 일정한 범위의 업무 지시를 받고 그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사라 하더라도 회사의 전체적인 경영방침에 따라야 하는 것인바 참가인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한 업무 지시의 정도가 이사로서의 독립성, 자율성을 형해화시킬 정도가 아니라면 이를 이유로 원고를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원고와 참가인 대표이사 사이에 주고 받은 이메일을 보더라도, 원고가 자신이 총괄하는 업무의 전반적인 내용을 보고하면 참가인 대표이사가 추가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사항,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사항 등에 관한 의견을 대략적으로 제시하고 있을 뿐, 일방적으로 지시사항을 하달하거나 원고의 업무영역에서 독립성이 상실되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구체적이고 자세한 업무지시를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원고가 이사로 선임된 이후에도 기초면담, 중간면담, 기말면담을 통하여 참가인으로부터 목표달성도 평가를 받으면서 참가인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재계약 여부, 승진 여부 등의 결정을 위하여 인사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원고가 목표달성도 평가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원고에 대한 목표달성도 평가는 원고가 이사로 선임된 당해연도인 2020년까지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2021년 이후에도 원고가 참가인의 인사평가를 받았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