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21. 8. 2.부터 광주 북구 E건물, F호 소재 D세무사사무소(이하 ‘이 사건 사무소’라 한다)에서 상시 9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세무회계업을 영위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2021. 8. 2. 이 사건 사무소에 입사하여 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2. 7. 1.부터 2022. 9. 28.까지 둘째 자녀(G생)의 출산을 위한 출산휴가를 사용하였고, 2022. 9. 29.부터 2023. 9. 28.까지 둘째 자녀에 대한 육아휴직을 사용하였다(이하 ‘1차 육아휴직’이라 한다). 원고는 위 육아휴직 기간 중에도 2023. 1. 31.까지 이 사건 사무소에 출근하여 근무하였고, 2023. 2. 1.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3. 9. 22.경 참가인에게 복직요청일자를 2023. 9. 29.로 기재한 복직신청서 및 첫째 자녀(H생)의 양육을 위한 육아휴직(2023. 10. 29.부터 2024. 2. 28.까지, 이하 ‘2차 육아휴직’이라 한다) 사용을 신청한다는 내용의 육아휴직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23. 10. 4. 참가인으로부터 해고 통지서를 받았는데(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위 통지서에 기재된 구체적인 해고 사유는 아래와 같다.
직무유기에 따른 사업상 중대한 위기를 초래 른 회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안내 없이 2022. 11. 8. 회사의 만류에도 본인의
원고는 2023. 12. 15.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2. 7.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I).
원고는 2024. 3.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5. 2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심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내지 10, 15, 16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참가인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참가인과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한 사실이 없으므로, 참가인의 이 사건 통지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참가인이 제시한 해고 사유 중 영업비밀 반출 사실은 존재하지 않고, 출산전후휴가급여 및 육아휴직급여 부정수급 등은 참가인의 지시 내지 동의하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위 사유만으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이고, 근로기준법 제26조의 해고 예고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절차적으로도 위법하다. 그럼에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에 따라 종료된 것이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원고는 1차 육아휴직 기간 중에도 이 사건 사무소에 출근하여 근무하다가 2022. 12. 27.경 참가인에게 ‘2023. 1.말까지만 출근하겠다.’라고 말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은 2022. 12. 27., 2022. 12. 28., 2023. 1. 3., 2023. 2. 3. 아래와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원고는 2023. 1. 11. 이 사건 사무소 직원인 K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원고는 2023. 1. 30. 이 사건 사무소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던 M세무사사무소 소속 직원 N에게 “세무사님한테 감사하다고 퇴사 전에 말씀드릴게요. (중략) 나 관둔다고 챙겨주는 사람은 우리 N 팀장님이랑 O쌤밖에 없네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23. 1. 31. 자신의 후임자인 P 팀장을 이 사건 사무소의 직원들이 함께 있는 업무용 단체카카오톡 채팅방에 초대한 후 “새로 오신 P 팀장님이예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위 채팅방에서 나갔다.
원고와 참가인은 2023. 9. 22. 전화통화를 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대화를 하였다.
참가인은 2023. 10. 4.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를 하고, 2023. 10. 5.자로 원고에 대하여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 신고를 하면서 상실사유를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징계해고․권고사직’이라고 기재하였으며, 원고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 2023. 10.분까지 불입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5, 6 내지 13호증, 을가 제5 내지 7, 10호증, 을나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해고의 존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그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관계의 사직 또는 합의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민법상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고, 민법상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불요식행위로 단독행위로서의 사직의 의사표시나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에 관한 청약의 의사표시인 사직의 의사표시 역시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는 아니하므로, 서면은 물론 구두에 의한 사직의 의사표시도 효력이 있다.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참가인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 아니라 원고가 참가인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1차 육아휴직 기간 중에도 이 사건 사무소에 출근하여 근무하다가, 2022. 12. 27. 참가인에게 ‘1월 말까지만 출근하겠다.‘라고 말하였고, 2023. 2. 1.부터 이 사건 사무소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참가인은 원고의 위 발언이 있었던 2022. 12. 27. 원고에게 ’하루 더 쉬고온 후에 또 웃으며 일하길 기대했는데 아침부터 청천벽력 같았다. 남은 기간이라도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원고는 그 다음날인 2022. 12. 28. 참가인에게 ’오랫동안 큰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갑자기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 남은 시간 동안 다른 직원들과 불편함 없이 웃으며 즐겁게 지내겠다.‘라는 취지로 회신하였으며, 이후 참가인은 원고에게 ’가실 때 가시더라도 계신 동안 좋았던 시간도 생각해 주시고, 예쁜 마무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거나 ’아쉽지만 있는 동안이라도 잘 챙겨달라.‘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위와 같은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메시지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과 원고는 원고가 사직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근로관계를 ’마무리‘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남은 시간‘ 동안 잘 지내자는 취지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이고, 이를 원고가 육아휴직 종료 후 복직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는 2023. 1. 11. 이 사건 사무소 직원인 K에게 ’앞으로 못 본다고 생각하니 우울해진다.‘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면서 본인을 ’떠날 사람‘이라고 지칭하고, ’나도 고생 그만 할래요.‘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등 원고가 이 사건 사무소에 복직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여 동료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2023. 1. 30.경 M세무사사무소 소속 직원 N에게도 “세무사님한테 감사하다고 퇴사 전에 말씀드릴게요. (중략) 나 관둔다고 챙겨주는 사람은 우리 N팀장님이랑 O쌤밖에 없네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등 원고 스스로 ’퇴사‘한다거나 ’관둔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참가인은 원고의 후임자로 P 팀장을 채용하였고, 원고는 마지막 출근일인 2023. 1. 31. 위 P 팀장을 이 사건 사무소의 직원들이 함께 있는 업무용 단체카카오톡 채팅방에 초대한 후 “새로 오신 P 팀장님이예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위 채팅방에서 나가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의 위와 같은 언동은 사직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1차 육아휴직에 이어 2차 육아휴직까지 사용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장기간의 휴직을 앞두고 인사를 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참가인이나 다른 동료들에게 한 언동(’앞으로 못 본다‘, ’퇴사‘, ’관둔다‘, ’그동안 감사했다‘ 등)의 객관적인 의미, 2022. 12. 27.경부터 2023. 1. 31.까지 여러 차례 위와 같은 언동이 있었던 점, 위 언동에 대한 사회 일반의 상식적 이해에 근거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와 참가인 및 다른 직원들과의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를 단순히 육아휴직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는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당시 원고의 2차 육아휴직 사용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한편 참가인이 2023. 10. 4. 원고에게 해고일자 및 해고사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이 사건 통지를 한 사실, 이후 참가인이 2023. 10. 5.자로 원고에 대하여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 신고를 하면서 상실사유를 ‘근로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징계해고․ 권고사직’이라고 기재하고, 원고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 2023. 10.분까지 불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가) 내지 라)항에서 본 사정들에다가 ① 원고는 2023. 9. 22. 무렵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무소에 2023. 9. 29.자로 복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에 참가인은 원고에게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었는데 이제 와서 말이 바뀌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하면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점, ② 참가인은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구두로 사직 의사를 표시한 직원이 갑작스럽게 사직 의사를 철회하고 복직한다고 해서 해고 말고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 알지 못하여 이 사건 통지를 보냈다. 관련법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여 자꾸 말이 바뀌는 원고에게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하기 위한 선언적 의미로 해고통지를 한 것일 뿐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이 사건 통지서에도 ‘원고는 육아휴직 후 자발적으로 퇴사하겠다고 하였으나 복직을 주장하는 등 회사와의 신뢰관계를 지속적으로 무너뜨리고 있다.’라는 기재가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참가인의 이 사건 통지 및 이에 따른 행정처리 등은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 번복 및 복직 신청에 대한 참가인의 거절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통지가 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황혜련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