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5. 2. 29. 설립되어 상시 약 5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생활용품 및 주방용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중국의 상해, 북경, 소주, 심천과 베트남 등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원고는 국내에 제품의 판매·영업 및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서울사업장과 제품의 국내 생산·물류를 담당하는 안성사업장을 두고 있었고, 참가인들은 원고에 입사하여 안성사업장에서 생산·물류 업무를 담당해 왔다.
원고는 2023. 11. 6. 국내의 생산·물류 업무를 모두 외주화한다는 결정 하에 안성사업장의 운영 중단 및 폐쇄를 결정하고, 2024. 1. 31. 참가인들을 정리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하였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R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26.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며, 원고로 하여금 참가인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Q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8. 20. ‘이 사건 해고는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하였다거나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에 의하여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볼 수 없고, 해고 회피 노력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협의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 을가 제1, 2,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해고는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갖추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해고는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 S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이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단체협약’이라고만 한다) 제36조 제4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인정사실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진 경위
원고의 안성사업장에는 물류센터와 생산센터 등의 조직이 있고, 물류센터에는 60명, 생산센터에는 77명, 그 밖에 사무관리 담당 9명이 근무해왔다. 한편, 원고 소속 근로자 약 300명은 2021. 4. 7.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한 후 안성사업장에 이 사건 노동조합 수도권지부 T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과 구분하지 않고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만 한다)를 설립하였다.
원고의 대표이사는 2023. 11. 6 안성사업장 운영 중단을 발표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노동조합에 고용안정위원회 개최를 요청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같은 날 원고에게 ‘단체협약 제36조 고용안정 조항에 따른 고용안정위원회 관련의 件‘이라는 제목으로, ’원고의 안성사업장 사업중단결정에 동의할 수 없으므로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원고가 요구한 일정에 고용안정위원회 진행은 불가하며 일정에 대해서는 상호 논의 후 수립하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23. 11. 13. 안성사업장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1차 희망퇴직 실시를 공고하였고, 안성사업장 소속 근로자 146명 중 75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3. 11. 14.부터 2024. 1. 4.까지 총 6차례의 고용안정위원회를 개최하여 안성사업장 폐쇄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원고는 2023. 12. 6. 안성사업장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2차 희망퇴직 실시 공고를 하였고, 안성사업장 소속 근로자 8명이 추가로 희망퇴직을 신청하였다.
원고는 2023. 12. 26. 안성사업장 소속 근로자 중 1·2차 희망퇴직자 83명(= 1차 75명 + 2차 8명), 전환 배치자 4명, 정년퇴직자 2명, 잔류자 25명을 제외한 32명에 대하여 2024. 1. 31.자로 해고할 예정임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2024. 1. 17. 안성사업장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3차 희망퇴직 실시를 공고하였고, 안성사업장 소속 근로자 1명이 추가로 희망퇴직을 신청하였다.
원고는 2024. 1. 31.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원고의 매출, 손익 및 현금흐름 등
원고의 이 사건 해고 직전 3년 간 포괄손익계산서의 내역은 아래와 같다(별도재무제표 기준).<각주1> 원고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2021년 이래로 3년 간 감소 추세에 있으나, 금융수익이 영업손실을 보완하며 당기순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각주2>
원고의 이 사건 해고 직전 3년 간 현금흐름은 아래와 같다. 원고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년간 순유입(+)상태이나, 2023년 말 기준 전년도에 비해 기말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감소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가 제3 내지 5, 7호증, 을나 제11, 16,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해고가 단체협약 제36조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단체협약 제36조 제3항 제4호는 ‘원고는 아웃소싱, 외주, 하도급 등의 사유 발생 시 60일 전에 이 사건 노동조합에 통보하고 고용 및 단체협약 승계에 대하여는 노조와 논의하여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은 ‘제3항의 경우 발생 시 고용안정을 원칙으로 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단체협약 제37조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 및 체계에 비추어 단체협약 제36조 제4항은 ‘아웃소싱, 외주, 하도급’ 등의 사유 발생 시 고용안정을 최대한 보장하고 불합리한 구조조정을 지양해야 한다는 원칙에 관한 선언적 규정으로 이해되고, 위 각 사유와 관련된 경영상 해고 자체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 자체를 제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이 있는 경우 그 문언과 맥락을 살펴 합리적인 해석을 하여야 하고, 특정 문구에 주목하여 쉽게 경영주체의 고유 권한을 박탈하여서는 안 된다.
단체협약 제36조 제4항이 언급하는 사유들(‘제3항의 경우’)에는 ‘매각, 분할, 합병, 분사, 경영권 이전을 수반하는 주식양도(제1호), ’정리해산, 이전, 업종전환(제2호)‘, ’해외공장 신설 및 증설(제3호)‘, ’아웃소싱, 외주, 하도급(제4호)‘이 포함된다. 위 각 사유들은 일반적으로 구조조정의 사유가 되는 것이거나,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위 각 사유들 전부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사실상 원고의 구조조정에 관한 결정 권한을 박탈하는 결과가 되어 불합리하다. 단체협약 제36조 제4항이 ’제3항의 경우 발생 시 고용안정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한 것도 같은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단체협약 제36조 제3항은 ’위 각 사유 발생 시 고용 및 단체협약 승계에 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과 논의하여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이는 원칙적으로 원고에게 고용에 관한 결정권을 부여하되, 다만 이 사건 노동조합과 논의할 의무를 지우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또한 제37조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가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그 제한과 관련된 규정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체계적 해석상 제36조 제4항은 원고에게 경영상 해고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되, 고용안정을 원칙으로 하고 합리적 이유 없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게 한 것이라고 이해된다.
참가인들은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구조조정이 금지되고, 예외적으로 이를 강요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결과에 이르는 경우에 한하여 경영상 해고에 관한 규정(제37조)이 적용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나, 제37조에는 예외적으로만 위 조항이 적용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고,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협약 당사자들의 의사에 부합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라는 이유만으로 단체협약 제36조 제4항에 위반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참가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가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경영상 해고의 요건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하여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며,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한편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하여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41089 판결 등 참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 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또한 기업의 전체 경영실적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더라도 일부 사업부문이 경영악화를 겪고 있으며, 그러한 경영악화가 구조적인 문제 등에 기인한 것으로 쉽게 개선될 가능성이 없고 해당 사업부문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결국 기업 전체의 경영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등 장래 위기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면, 해당 사업부문을 축소 또는 폐지하고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잉여인력을 감축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 불합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0다3735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갑 제6호증, 을나 제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에게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안성사업장을 폐지하고 그에 따른 인력을 감축하여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였고, 이 사건 해고가 있기 직전인 2023년은 영업손실의 폭이 더욱 커졌다. 이와 같은 영업손실은 상당한 수준의 매출원가 비율(약 67.3%)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고, 특히 2018년부터 매출원가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악화된 경영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는 이를 절감할 합리적인 필요성이 있었다고 인정된다.
일반적으로 매출원가<각주3>는 원재료비, 노무비, 제조경비(감가상각비 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안성사업장의 근로자 임금수준은 동종 업계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고, 설비의 가동 역시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없어 그 원가를 절감하는데는 한계가 있는데 반해 생활용품 시장에는 경쟁업체가 다수 등장하고, 유통시장 환경이 온라인 위주로 변화하며 가격경쟁이 가속화하는 등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원고의 경영상황이 쉽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웠다.
한편 원고의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순유입(+) 상태였던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의 당기순이익은 대부분 금융수익(특히 해외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수익)으로 인한 것이었는데, 원고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일부는 청산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일 당시에는 배당금 수취 여력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다고 보인다. 또한 원고의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배당금 수취를 포함한 금융수익이 반영된 것이므로(을나 제11호증, 제120, 121면 참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입(+) 상태였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경영악화를 겪고 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원고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3년 말 기준 전기에 비하여 130억 원 가량 감소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는 경영위기를 피하기 위해 국내 생산·물류 부문의 외주화를 검토하였고, 그 결과 영업손실을 상당폭 개선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생활용품 산업에서 국내 직접 생산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점이나, 생산·물류를 외주화할 경우 노무비나 감가상각비, 재고 관련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 원고가 제출한 예상수치 등의 산정방식에 어느정도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고, 동종·유사 업계에서도 생산·물류 등을 외주화하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거나, 경영 개선에 실패할 경우 폐업에 이르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안성사업장(국내 생산·물류 부문)을 폐지하고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잉여인력을 감축한다고 결정한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 불합리한 것이라 할 수 없다.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하였는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과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해당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2다4810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2 내지 19호증, 을가 제8호증, 을나 제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조치들을 취함으로써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용자는 정리해고를 필요로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따라 해고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원고는 2023. 1.경부터 OT(고정시간외수당)를 축소·중단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2023년 초 대비 임원 규모를 감축하였으며, 2023년 임원 급여를 동결하였다. 또한 2023. 11. 13.부터 2024. 1. 17.까지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법정퇴직급여 외에 특별퇴직위로금을 지급하였고, 1·2차 희망퇴직 이후에 특별퇴직위로금을 상향 조정하여 3차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25명의 근로자들을 잔류하게 하였고, 추가로 4명의 근로자를 전환배치 하였다. 특히 안성사업장과 서울사업장은 그 담당 업무가 상이하고, 임·직원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나 경험이 다르며, 더 이상 생산·물류를 담당하는 사업장이 남아 있지 않게 되었으므로, 원고로서는 안성사업장 소속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근로자들을 잔류하게 한 것은 해고회피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후 신규 직원의 채용 공고를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신규 채용의 대상이 된 직무는 대부분 생산·물류와 무관한 직무이고, 원고의 직원 수 역시 2020. 1.부터 2023. 11.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왔는바(갑 제19호증 참조), 신규 채용 공고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원고의 경영상황 악화는 근본적·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고, 그와 같은 배경 하에 안성사업장 폐쇄가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행한 해고 회피 노력 외의 다른 방안(휴직이나 전근 등)들은 해고 범위의 최소화에 특별히 의미 있다거나 효과적이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4조 제2항에 따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는바, 이때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11310 판결).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해져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따라야 하고, 만약 그러한 기준이 사전에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근로자의 건강 상태, 부양의무의 유무, 재취업 가능성 등 근로자 각자의 주관적 사정과 업무능력, 근무성적, 징계 전력, 임금 수준 등 사용자의 이익 측면을 적절히 조화시키되,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해고임을 감안하여 사회적·경제적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근로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함에 있어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해고대상자 선정기준과 관련하여, ‘이 사건 해고 전에 이 사건 노동조합에 아래와 같은 항목을 통해 해고대상자 선정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안내하였으나, 이 사건 노동조합이 협의에 불응하여 가장 우선적으로 업무의 필요성을 고려하였고 그 외 다른 조건들을 보완하여 감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업무상 필요성 외에 고려하였다는 다른 요소들은 어떻게 보완적으로 고려된 것인지 불분명하고, 구체적으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이 적용된 결과도 제출되지 않아 원고가 마련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인지, 나아가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원고는 해고대상자 선정기준과 관련하여 잔류인원의 기존 담당업무와 재배치 후 담당업무 등에 관한 자료(갑 제11호증)만을 제출하고 있을 뿐인데, 위 자료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사정은 원고가 ‘업무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잔류 근로자들을 선정하였다는 점 뿐이고, 근로자 측면의 항목들은 어떻게 고려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오히려 3차 고용안정위원회 녹취록(을나 제16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품질 관리, 가격 협상, SCM 관리 등을 할 수 있는 근로자들을 미리 잔류 인원으로 선정했고 해당 근로자들에게는 별도로 희망퇴직 신청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는 위 해고대상자 선정기준과 무관하게 이미 잔류인원과 해고인원을 선정하였다고 판단된다. 안성사업장 폐쇄를 그 소속 근로자들의 귀책으로 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원고가 사전에 설정한 임의의 고려요소들만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 해고대상자와 잔류근로자를 선정한 것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는 경영상 해고의 정당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별지]
각주1) 을나 제11호증 119면 참조.
각주2) 법인세비용(수익) 또는 당기순이익(손실)의 기재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사업보고서의 내용을 그대로 기재한다. 이하 같다.
각주3) 제조원가로 기재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으나, 제조원가가 매출원가에도 영향을 주게 되므로 위와 같이 기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