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0. 30. 선고 2024구합92005 판결

부당직권정지 및 대기발령구제 재심 판정 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지의 지위

원고는 D법에 따라 설립된 E조합이고, 참가인은 상무 직급으로서 원고 F의 지점장(간이지소장 겸임)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나.

원고의 임직원 징계절차

원고의 징계 관련 규정에 의하면, 원고는 소속 임직원에 관한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 G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산하 지역검사국에 사고발생 보고를 해야 하고(징계변상규정 제4조 제2항), 조합감사위원장은 지역검사국을 통해 원고에 관한 감사를 실시한 후 그 징계사유가 확인되면 원고에게 징계요구를 하게 되며(지도감사규정 제41조 제1호, 제44조), 원고는 조합감사위원장의 징계요구가 있기 전까지 임의로 같은 사유를 들어 임직원에 관한 징계를 해서는 안 된다(징계변상 업무처리준칙 제8조 제1항).

다.

원고에 대한 감사와 참가인에 대한 직권정지 · 대기발령의 경과

1)

참가인은 2023. 11. 9. 명예퇴직 신청을 하며 그 무렵부터 명예퇴직휴가를 사용하였고, 2023. 12. 1.부터 공로연수를 받았다. 그러던 중 2023. 11. 21. 지역신문에 '원고 조합장의 공직선거법위반 형사재판에 관한 변호사 보수를 원고가 대납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에 원고는 2023. 12. 5. 내부감사를 실시하여 참가인이 위 보도와 관련된 자료를 무단으로 조회 · 유출하였고, 경비 등도 부당하게 집행하였다고 판단하였다.

2)

원고는 참가인에 관한 징계를 위해 2023. 12. 7. 전남검사국에 참가인과 관련된 사고발생 보고를 하였고, 2023. 12. 19. 참가인의 명예퇴직 신청을 기각하며 업무복귀명령을 하였다. 이후 참가인이 2023. 12. 28.자로 복직하자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직권정지 · 대기발령 3개월(2023. 12. 28. ~ 2024. 3. 27.) 처분을 하였다(통틀어 이하 '제1차 대기발령'이라 한다).

3)

전남검사국은 2024. 1. 22.부터 2024. 1. 26.까지 원고에 관한 부분감사를 실시하였고, 2024. 2. 22. 조합감사위원장에게 '참가인이 ① 2023. 6.경부터 2023. 11.경까지 원고 소속 다른 사업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을 전산조회 한 후 그 정보 중 일부를 유출하였고, ② 2차례에 걸쳐 136,000원 상당의 경유를 사적으로 사용하며 그 비용을 원고가 부담하도록 하였으므로 정직 1개월의 징계가 적정하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4)

그러나 조합감사위원장은 제1차 대기발령 기간이 종료될 무렵까지 원고에게 징계요구를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24. 3. 26. 참가인을 복직시킨 후 공과금 수납보조 업무를 부여하였으나, 2024. 3. 28. 참가인에게 또다시 직권정지 · 대기발령 3개월(2024. 3. 29. ~ 2024. 6. 28.) 처분을 하였다(통틀어 이하 '제2차 대기발령'이라 한다).

5)

조합감사위원장은 부분감사에서 지적한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관하여 2024. 6. 26. 원고에게 참가인에 대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요구하였고, 원고는 징계요구보다 양정을 대폭 상향하여 2024. 7. 2. 참가인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를 하였다.

라.

노동위원회 구제절차

참가인은 2024. 4. 4. 제2차 대기발령 등에 관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27. '제2차 대기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나 생활상 불이익이 더 크므로 부당한 대기발령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제2차 대기발령에 관한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H). 원고가 제2차 대기발령에 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0. 21. '제2차 대기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생활상 불이익도 크므로 부당한 대기발령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3, 7, 9~ 13, 18, 19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대기발령이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이고,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휴직,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대기발령 근거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대기발령 사유의 발생에 따라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한 것이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대기발령 규정의 설정 목적과 그 실제 기능, 대기발령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 · 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만일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대기발령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조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다3991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6, 17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2차 대기발령은 참가인이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부당하게 장기간 대기발령 조치를 유지하는 인사명령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같은 이유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1)

인사규정에 의하면, 원고는 ① 중대한 부정, 불상사고가 발생하여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하여 행위자 또는 관련자의 직권을 정지할 필요가 있거나, ② 행위자 또는 관련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을 때 직권정지 처분을 할 수 있고(제90조 제1호, 제2호), 직권정지 처분을 할 때에는 대기발령을 함께 할 수 있다(제62조 제1항 제3호). 최초의 직권정지 · 대기발령 당시에는 위와 같은 사유가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향후 그 필요성이 소멸하는 경우에는 직권정지 · 대기발령의 정당한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

2)

제1차 대기발령의 경우 아직 전남검사국의 부분감사가 시작되기 이전이었고, 참가인이 감사가 시작되기 전 그대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크므로, 제1차 대기발령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제2차 대기발령이 이루어진 2024. 3. 28. 무렵에는 이미 전남검사국의 부분감사가 2024. 1. 26. 종료되어 참가인의 비위 행위가 밝혀진 상태였다. 또한 지도감사규정 제36조 제2항에 의하면 감사반원은 감사종료 후 2주 이내에 감사명령권자에게 감사보고서를 작성 · 보고해야 하고, 이에 따라 조합감사위원장은 2024. 2. 22. 이미 감사반원으로부터 원고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보고받았다(원고로서도 지도감사규정상 2024. 2.경 이미 감사보고서가 작성 · 보고되었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이처럼 부분감사가 종료되고 그에 관한 감사보고 서까지 작성 · 보고된 상황에서 참가인의 비위행위와 관련된 사건이 확대되거나, 참가인이 지위를 이용하여 증거를 인멸할 우려는 적으므로, 제2차 대기발령 당시에는 직권정지 · 대기발령의 필요성이 소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또한 원고는 제2차 대기발령 직전 참가인을 본점 공과금 수납보조 업무로 인사이동시켜 기존의 지점장 직위를 박탈하고, 본점 상급자의 지휘 · 감독을 받게 하였다. 이러한 인사이동으로 인해 참가인이 지점장의 직위나 권한 등을 이용하여 유사한 비위 행위를 저지르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측면에서도 제2차 대기발령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4)

설령 참가인의 비위행위가 중대하여 징계해고에 이를 사안이라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 신뢰관계가 파괴된 이상 원고가 조합감사위원장의 징계요구 전까지 직권정지 · 대기발령을 하였더라도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전남검사국의 감사를 통해 밝혀진 비위행위는 다른 사업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을 일부 유출했다는 것과 13만원 상당의 유류비를 부정하게 집행하였다는 것인데, 이러한 비위행위로 인해 원고가 더 이상 참가인에게 업무를 부여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파괴되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5)

제2차 대기발령으로 인해 참가인은 그 기간 동안 기본급의 90%에 해당하는 금액밖에 받을 수 없었고(직원급여규정 제7조 제4항 제1호), 매월 지급받던 200만원~300만원에 달하는 자격급이나 직책급, 후생복지비도 지급받지 못하였다. 참가인이 제1차 대기발령 이전인 2023. 12.에는 697만원을 급여로 지급받았으나(다만 12월 급여에는 정기성과급이 포함되어 있다), 제2차 대기발령 기간에는 월 157만원~172만원 정도만 지급받은 점을 고려하면, 제2차 대기발령은 참가인에게 큰 경제적 불이익에 해당하고 이는 참가인이 2024년부터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에 해당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6)

대기발령이 일시적 · 잠정적 조치임을 고려하면, 전남검사국과 조합감사위원장이 정직 1개월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비위행위를 원인으로 대기발령을 6개월이나 하는 것은 도저히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관하여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이는 정직처분의 기간을 제1, 2차 대기발령 기간의 합계와 동일하게 정함으로써 사후적으로 제2차 대기발령이 필요 · 타당했던 것처럼 보이기 위해 취해진 조치로 보일 뿐이다(정직 6개월 징계처분에 대해서는 참가인이 노동위원회에 별도의 구제신청을 하여, 전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모두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정직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고, 원고가 2025. 5. 13.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4035호로 별도의 재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소송계속 중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