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C 주식회사에 재직 중이던 2021. 6. 23. 위 회사의 거래처인 주류 도매업체 유한회사 D의 대표자 E으로부터 뺨을 손바닥으로 1회 맞고이어 얼굴 부분을 세게 맞는 등 폭행을 당하여 쓰러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게 되었고, 이에 인근의 F병원으로 후송되어 응급수술을 받은 후 치료를 받았으나 2021. 7.5. 위 병원에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하였다.
원고와 망인의 딸인 G는 E 등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비롯한 사해행위취소 등의 소를 제기하였고(2021가합106757), 위 법원은 2023. 5. 11. E으로 하여금 망인의 E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상속한 원고에게 399,664,459원, G에게 262,350,021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23. 5. 27.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관련 민사판결에서 인정한 망인의 소극적 손해액은 757,434,864원(= 일실수입 655,562,427원 + 일실퇴직금 101,872,437원)이었고, 그 외 망인의 전체 손해액 및 E의 일부 변제로 인한 변제충당 후 인용금액의 구체적인 산정 내역 등은 별지1 기재와 같다.].
E은 2023. 5. 15. 원고와 G를 피공탁자로 하여 광주지방법원 2023년 금 제3311호로 관련 민사판결에 기한 손해배상금 720,199,203원[원고를 위한 공탁금434,719,132원(= 원금 399,664,459원 + 지연손해금 35,126,673원) + G를 위한 공탁금285,408,071원(= 원금 262,350,021원 + 지연손해금 23,058,050원)]을 공탁하였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3. 8. 22. 피고에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3. 12. 15. 원고에 대하여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지급하기로 하면서도 관련 민사판결이 인정한 망인의 E에 대한 소극적 손해배상금채권 중 원고의 상속분 454,460,918원(= 망인의 소극적 손해액 757,434,864원 × 원고의 상속지분 1.5/2.5, 이하 '이 사건 채권액'이라 한다)을 미지급보험급여인 휴업급여(1,900,000원)와 매월 지급될 유족연금에서 공제한 후에 유족연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및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유족보상 연금액 중 이 사건 채권액 454,460,918원을 공제하고 남은 유족연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원고가 E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지급받기 이전에 피고에게 유족급여를 청구하였더라면, 피고는 원고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한 후, 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4다210783 판결의 취지에 따라 E에 대하여 294,048,300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었으므로, 실질적으로 294,048,300원 상당의 손실만을 보전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위와 같이 원고가 E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지급받기 전에 먼저 피고에게 유족급여를 청구하였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할 때 피고가 원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지급하면서 공제할 수 있는 금액은 이 사건 채권액 454,460,918원이 아니라294,048,300원으로 한정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처분 중에서 원고에 대한 유족급여액이 454,460,918원에 달할 때까지 이를 공제하고 지급하기로 결정한 부분은, 공제액294,048,300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87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81조, 제76조를 종합하면, 유족급여의 수급권자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에 기하여 산재보험법의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손해배상을 받으면, 피고는 수급권자가 위와 같이 지급받은 배상액에 상응하는 보험급여를 수급권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다. 위 산재보험법 제87조 제2항은 제3자의 불법행위에 의한 재해로 인하여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 지급의무가 발생한 경우, 보험급여의 수급권자가 보험급여와 제3자에 의한 손해배상에 의하여 중복전보를 받는 것과 유책의 제3자가 그 책임을 면탈하는 것을 방지하고 보험재정의 확보를 꾀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되었다(대법원 2000. 8. 18. 선고 2000두91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E의 불법행위로 인한 망인의 소극적 손해액은 757,434,864원이었는데, E의 일부 변제로 인하여 손해배상채권 일부가 소멸되었고, 이에 E이 원고에 대하여 잔여 소극적 손해배상금 등 원금 399,645,45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관련 민사판결이 선고 및 확정되었으며, E은 이후 원고를 위하여 위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합한 금액을 변제공탁하였다. 이에 의하면, 원고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채권액 454,460,918원을 전부 지급받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2항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은 이 사건 채권액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유족급여에서 공제되어야 하고, 피고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81조, 제76조가 정한 바와 달리 원고가 제3자로부터 지급받은 손해배상액의 전액이 아닌 일부만을 공제한 후 유족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볼만한 법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원고가 E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지급받기 이전에 피고에게 유족급여를 청구하여 피고로부터 유족연금을 지급받았다면, 피고는 E에 대하여 원고를 대위하여 이 사건 채권액 중 유족보상일시금 294,048,300원 상당의 채권을 대위행사하게 되고(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4다210783 판결), 원고는 이 사건 채권액 중 피고가 위와 같이 대위행사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E으로부터 지급받게 된다. 결국 원고가 망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지급받게 되는 소극적 손해배상금은 이 사건 채권액을 넘지 못하고, 피고는 원고가 E으로부터 지급받은 금액을 산재보험법 제87조 제2항에 따라 공제한 후 유족연금을 지급하게 된다.
한편 이 사건 처분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유족연금에서 E으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채권액 454,460,918원 전액을 공제한 후 유족연금을 지급받게 되는데, 이 경우 원고가 망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지급받게 되는 소극적 손해배상금과 유족연금의 총액은, 원고가 피고에게 유족연금을 먼저 청구한 후 나중에 E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지급받는 경우와 동일하다. 따라서 원고가 먼저 피고에게 유족급여를 청구할 경우와 비교할 때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입게 된다거나 이 사건 처분이 형평에 심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원고가 E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지급받기 이전에 먼저 피고에게 유족급여를 청구하였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지급한 후 원고를 대위하여 E에 대하여 이 사건 채권액 중 유족보상일시금 294,048,300원 상당의 채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어 E이 원고에게 이 사건 채권액 454,460,918원 중 피고가 대위행사하였던 위 294,048,300원을 공제한 나머지 160,412,618원을 지급하면, 피고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2항에 따라 위 160,412,618원을 유족연금에서 추가로 공제할 수 있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유족연금 중 454,460,918원 전액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와 원고가 먼저 E으로부터 이 사건 채권액 454,460,918원을 지급받은 이후 피고가 원고에게 산재보험법 제87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채권액 전액을 공제하고 유족연금을 지급하는 경우 간에는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