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11. 29.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1996. 6. 4. C 곡성공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2011. 3. 3.까지 약 14년 9개월 동안 사이드 권취원<1> 업무를, 2011. 3. 4.부터 약 13년 7개월 동안 지게차 운전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4. 9. 13. 광주 D병원에서 '양측 무릎관절 관절연골장애, 양측 무릎관절 윤활막염 및 힘줄윤활막염'을 진단받고, 2024. 10. 8. '우측 무릎 관절경하 연골성형술 및 미세절골술, 추벽절제 및 윤활막절제술'을 받았다.
원고는 2024. 10. 11. 피고에게 '양측 무릎관절 관절연골장애, 양측 무릎관절 윤활막염 및 힘줄윤활막염, 양측 상세불명의 무릎관절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요양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4. 11. 29. '원고의 업무 내용 및 작업 강도, 작업 자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강도 높고 지속적인 중량물 취급 및 부적절한 자세 등 신청상병 부위의 신체부담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상병도 확인되지 않아 업무와 신청 상병간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라는<2> 이유로 원고에게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무릎관절 부위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사이드 권취원 업무와 지게차 운전 업무를 장기간 수행하였고, 광주 D병원에서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후 수술치료까지 받았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은 실제로 발생한 상병이고 원고의 업무와 인과관계도 인정되는 상병으로 보아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
분은 위법하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정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근로자 측에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적 ·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사회 평균인이 아니라 질병이 생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 6, 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E병원장[정형외과 (무릎관절)]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실제로 발생한 상병으로서 원고의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자연경과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된 상병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상병이 실제 발생한 상병인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는 광주 D병원에서 정형외과 전문의로부터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고, 이와 관련된 수술도 받았다.
이 법원의 감정의는 이 사건 상병이 확인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는데, 그 소견이 경험칙에 반한다거나 비합리적이라고 평가할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는 사이드 권취원 업무와 지게차 운전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업무에는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작업들이 포함되어 있었고,<3> 이 법원의 감정의는 이러한 작업들을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는 작업으로 평가하였다. 그리고 그 부담은 원고가 업무를 수행한 기간만큼 오랫동안 누적되었다.
사이드 권취원 업무(약 14년 9개월)
원고는 양측 무릎을 조금 구부린 상태에서 양손과 양다리에 온 힘을 주어 권취작업이 완료된 높이 70cm~80cm, 무게 약 1톤의 CLT를<4> 밀어 20m~30m 정도의 거리를 이동시켰다. 이러한 작업은 하루에 약 100회 반복되었다.
원고는 권취 작업이 완료된 후 바닥에 남겨져 있는 길이 20m~30m, 무게10kg~30kg의 고무를 쪼그려 앉은 상태로 들고 일어난 다음 1m 옆에 위치한 유로폼 다이 위에 쌓아두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고무가 원고의 가슴 높이 이상으로 쌓이게 되면, 원고는 한쪽 무릎에 고무를 댄 상태에서 무릎의 반동과 손의 힘을 이용하여 고무를 힘껏 들어 올려야만 했다. 이러한 작업은 하루에 약 100회 반복되었다.
지게차 운전 업무(약 13년 7개월)
원고는 하루 8시간 동안 지게차 운전석에 무릎을 굽힌 자세로 앉아 일반차량에 비하여 페달이 빽빽하게 설치되어 있는 지게차를 운전하면서 적재물을 운반하고 랙으로<5> 이동시켜 정리 · 정돈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운반작업은 하루 250~300회 반복되었다.
원고는 지체차를 운전하다가 노면 상태가 불량한 곳에서는 충격을 받아야 했고, 비어 있는 랙에 적재물을 제대로 끼워 넣으려면 철제 기둥과 충돌할 수밖에 없어 그 과정에서도 충격을 받았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 작성된 2022년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 조사보고서에는 '지게차 운전시 충돌로 인한 부하 발생'이 무릎 부위의 유해요인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 위험성도 상당히 큰 것으로 평가되어 있다.
이 법원의 감정의는 이 사건 상병이 동일 연령대의 사람과 비교할 때 자연경과적인 진행 속도보다 더욱 악화되어 있다는 점과 원고의 작업 내용 및 업무 기간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의학적 소견이 경험칙에 반한다거나 비합리적이라고 평가할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소결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각주1) 권취(捲取)란 '실, 극판, 코일 따위를 두루마리 형태로 둥글게 말거나 감는 일'을 의미한다.
각주2) 문맥이 자연스럽지 않으나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을 그대로 오려 붙였다.
각주3) 피고는 원고가 수행한 작업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소장 부본을 송달받고도 이에 관해서는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가 한 작업 내용에 관한 사실주장은 이를 진실한 것이라고 판단함이 합리적이다.
각주4) Captive Light Truck의 약자로, 생산된 반제품 타이어를 감은 후 운반이 가능하도록 만든 운반구를 의미한다.
각주5) 제품을 보관하기 위해 철골이나 선반으로 만들어 놓은 구조물을 의미힌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