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1992. 12. 9.부터 2024. 1. 1.까지 별지 표 기재와 같이 아파트, 호텔, 상가건물 등에서 보일러, 전기시설 관리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3. 7. 21. 폐암(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진단받고, 2023. 9. 13.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4. 11. 18. 원고에게 '과거부터 동종업계에 종사하며 건물 지하에서 상병 발생의 원인이 되는 디젤 연소 물질 등에 장기간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각종 설비의 수리 및 교체 작업 수행시 작은 공사의 경우 석면 철거 또는 전기공사를 직접 진행하여 상병의 업무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한 소수위원의 의견이 있으나, 업무 내용상 주로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한 것이 확인되어 건물 해체 작업, 용접 작업 등을 직접 수행한 경우는 적었던 것으로 판단되며, 업무수행 중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노출 농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상병과 업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라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에 기초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처분사유와 달리 원고가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이력은 2년 8개월에 불과하였고, 형식적으로만 관리소장의 직함을 부여받은 시기를 포함하여 약 23년 4개월의 근무기간 동안 대부분 보일러 및 전기시설 관리, 소방안전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C 아파트에서 근무한 4년 10개월을 제외하면 모든 사업장에서 소음과 분진, 차량의 매연과 디젤엔진 연소물, 라돈 등 여러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환기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지하에 위치한 공간에 머무르면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1992. 12. 9.부터 2012. 4. 18.까지 격일제 교대근무를 하였다.
원고가 근무했던 건물들은 D 빌딩 외에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의 사용이 금지된 2008년 이전에 건축되었고, 원고는 석면안전관리법이 시행된 2012년도에 대구 소재 E빌딩 내 석면해체 작업에 방진복 등의 보호구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채 투입되어 석면가루를 흡입하는 등 석면에 노출되었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직업환경의학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할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1992년 12월경부터 아파트, 호텔, 다중이용시설의 지하공간에서 근무하면서 분진, 석면, 디젤연소물, 라돈 등 폐암의 발병요인이 되는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기는 하나, 원고가 노출되었을 유해물질의 농도나 수준, 석면해체작업의 빈도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의학적 근거가 발견되지 않는다. 이 법원의 감정의는 원고가 담당한 직종의 평균적인 유해물질 노출수준과 원고의 흡연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흡연은 전체 폐암 원인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폐암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고,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20배 이상 높으며, 흡연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병의 위험도 커진다. 그런데 원고는 약 20년의 흡연력이 있고(원고는 2020년도 건강검진에서 15년째 하루 15개비를 피우고 있다고 답하였고,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을 무렵인 2023년도 건강검진에서도 20년째 하루 20개비를 피우고 있다고 답하였다), 이 법원의 감정의는 이 사건 상병이 원고의 흡연력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던 중 노출된 유해인자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러한 일반적 · 추상적인 가능성이 흡연이라는 중대한 의심을 배제시킬 정도로 큰 가치를 갖는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