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12. 19.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 중 좌측·우측 무릎 퇴행성관절염, 좌측 무릎 내측반달연골 찢김 또는 손상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내지 5호증,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철근공으로 근무하면서 무릎을 쪼그려 앉거나 장시간 서 있는 등 부적절한 자세에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철근을 땅바닥에서 작업대에 올리는 과정에서 하루 2,609kg 정도의 중량물을 취급하였는바 이는 무릎에 상당한 부담을 가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이러한 업무로 인하여 양쪽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비롯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게 되었는바, 이 사건 상병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고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8두3212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병원장,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철근공으로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악화하였다고 인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원고는 하루에 약 2톤 정도의 철근 가공 작업을 수행하였는바, 이러한 가공작업을 위하여 바닥에 있는 철근을 작업대에 올리고 작업이 마쳐진 철근을 사용용도에 맞게 분류하여 적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해당 철근의 무게는 주철근(길이 8m)은 두께에 따라 4.4kg 내지 31kg, 가공철근(길이 4m)은 두께에 따라 2.2kg 내지 9kg에 해당하고, 원고는 업무과정에서 반복적으로 10kg이 넘는 철근을 바닥에서 작업대로 들어올리는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이는 무릎 등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는 업무에 해당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및 별표3, 근골격계부담작업의 범위 및 유해요인조사 방법에 관한 고시(고용노동부고시제2020-12호) 제3조 참조}. 아울러 원고는 위와 같은 작업 과정에서 장시간(하루 약 6.5시간)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하였는바, 이 법원의 감정의(정형외과)는 "서 있는 동안 무릎관절은 체중을 지속적으로 지탱해야 하며, 오래 서 있을 경우 무릎 관절의 내측 관절에 지속적인 압력이 집중되어 연골의 미세손상 및 마모를 유발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될 수 있다. 제조업, 유통업, 조리업, 교사 등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직업군에서 무릎 관절염 유병률이 높음이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었다. 아울러 오래 서 있을 경우 반월상 연골에도 반복적인 압박을 가하게 되고 퇴행성 변화가 시작된 중년 이후에는 미세한 반복 스트레스도 연골판의 섬유화나 파열 가능성을 높일수 있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의견만으로는 이러한 의견을 배척하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원고가 바닥에 놓여 있는 철근을 작업대에 올리는 형태로 상당한 중량물을 취급한 것, 그리고 오래 선 채로 작업한 것은 그 자체로 무릎의 내측 관절과 반월상 연골에 지속적인 압력요인이 되고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원고는 2015년경부터 무릎의 관절염 또는 반달연골 장애 등으로 진료를 받아 왔던 사실이 확인되고, 원고의 2024. 2.경 무릎 부위 영상에 따르면 원고의 양쪽 무릎 내측 관절염은 진행단계 KL Grade 3단계로서 특히 내측 관절염 소견이 저명하고 좌측 무릎 내측 반달연골 파열 역시 확인된다. 아울러 원고에게는 양쪽 무릎에서 약 4.5도 정도의 내반변형이 확인되는바, 이 법원의 감정의(정형외과)는 '관절간격 감소로 인한 각도변형이 약 5도이고 하지 기계축의 내반변형이 약 4.5도 정도로 확인되는바, 원고의 내반변형은 무릎에 발생한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나타난 현상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내반병형은 그 자체로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과 반월상 연골 손상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내반변형으로 인하여 신체의 체중부하가 관절 내측에 집중되어 내측 부분에 퇴행성 관절염이 가속화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반월상 연골에도 만성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원고에게 발생한 내반변형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고(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내반변형이 다시 퇴행성 관절염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음), 달리 위 내반변형이 원고의 선천적 원인이나 외상 등 원고의 업무수행과 무관한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가 키 158cm, 체중 68kg이고 BMI가 27.26으로 1단계 비만에 해당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것이 이 사건 상병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체중이 증가할수록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여 퇴행성 관절염이나 반달연골 손상의 위험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 원고의 경우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바닥에 놓여 있는 중량물을 반복적으로 들어올리고 오래 선 채로 작업함으로써 체중이 무릎 관절과 반달연골에 가하는 압력이 한층 강화되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욱이 원고의 체중과 비만 정도, 나이에 비춰볼 때 원고의 위 체중만으로도 원고의 업무수행과 무관하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위험성이 실질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여기에 원고의 체중이라는 인자가 함께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법원의 감정의(정형외과)는 '원고의 관절염은 관절 간격의 명확한 축소, 골극 형성, 연골 손실로 인한 변형의 시작이 있는 중등도 이상의 KL Grade 3단계의 퇴행성 관절염에 해당하는바, 65세 여성에서는 KL Grade 2단계의 관절염이 흔하고 KL Grade 3단계의 유병율은 약 15~20%인 것을 보면 원고의 상태는 동일 연령대 평균보다 악화된 상태로 평가할 수 있다. 원고에게 확인되는 노화, 1단계 비만, 여성 등의위험요인이 이 사건 상병과 관련성이 있을 수 있지만, 원고가 장시간 서 있는 자세로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는 업무가 일정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감정의의 위 의견은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고, 달리 그 신뢰성과 객관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 법원의 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는 '원고에게는 무릎꿇기, 쪼그려 앉기 등의 신체부담 자세가 거의 없어 보이고 중량물 들기도 관찰되지 않아 무릎부담작업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원고가 위와 같이 상당한 중량의 철근을 바닥에서 들어올리는 업무를 반복하였고 장시간 서 있는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오래 서 있는 자세는 그 자체로 무릎 관절과 반달연골에 부담을 주는 자세로 평가할 수 있는 점을 종합하면, 위 감정의의 의견은 유지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호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