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11. 23.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2022. 5. 18. '양측 감각신경성 청력소실'(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진단받고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3. 11. 23. 통합심사회의 심의결과 등에 따라 '소음성 난청 기준에 대한 업무력은 충족되고, 특별진찰 순음청력검사결과 우측 63dB, 좌측 63dB, 어음명료도 검사결과 우측 80%, 좌측 85%로 확인되며, 우측은 영상검사상 뚜렷한 중이염에 의한 난청, 좌측은 중이염에 의한 수술을 한 과거력이 있어 중이염에 의한 난청으로 보여, 양측은 소음성 난청과 관련성이 낮다.'라는 이유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4. 5. 7. 이 사건 처분과 같은 사유로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는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4. 12. 5. 원고가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점을 추가로 제시하며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1979. 9. 1.부터 2006. 12. 16.까지 약 26년 4개월 동안 프레스, 연마 작업 등소음 노출 작업을 수행하였고, 원고의 만성 중이염을 이유로 업무 관련성을 부인할 수 없다.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피고가 평가한 소음 노출 이력 등
주치의 소견
우측 외이도 정상, 좌측 외이도 유양동 삭개술 시행
우측 고막 정상, 좌측 고막 수술로 재건된 상태
순음청력검사결과 우측 94dB, 좌측 93dB로 양측 모두 난청
특별진찰 검사결과
피고의 의뢰에 의하여 시행된 1, 2차 특별진찰 검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표 삽입을 위한 여백]
[인정근거] 갑 제5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규정 및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5항은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은 소음성 난청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이하 '이 사건 인정 기준'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 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 내용, 치료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가 소음작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실제로 노출된 소음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으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9,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소음작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상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되므로(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소음성 난청과 관련하여 이 사건 인정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소음성 난청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피고가 2021. 12. 마련한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고 한다)에서도 소음 노출 정도가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소음성 난청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피고가 평가한 소음 노출 이력 등에 의하면, 원고는 2005. 12. 25.부터 2006. 12.16.까지 섬유염색 작업을 수행하면서 87dB의 소음에 노출되었고, 1983. 4. 13.부터 2005. 12. 20.까지 프레스, 연마 작업을 수행하면서 83.6dB의 소음에 노출되었다. 그런데 피고가 평가한 프레스, 연마 작업의 소음 노출 정도는 유사사업장인 C 주식회사 청주공장의 2002년도 상반기 작업환경측정 결과서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므로, 원고의 근무기간,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프레스, 연마 작업을 수행할 당시 실제로 노출된 소음은 유사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 결과보다 높았을 가능성이 크다.
2014년에 발표된 '금속재료품 제조공정에서의 작업환경소음'에 의하면, 금속재료품 제조공정은 절단, 타격, 압출, 프레스 등 매우 다양한 소음원이 있고, 프레스 작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작업공정에서 소음이 작업환경 권고치인 85dB을 초과하고 있다.
업무관련성 특별진찰의는 '원고가 80dB 이상의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것으로 확인되므로 소음 노출 수준과 기간은 소음성 난청 인정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소견을 제시하였고, 통합심사회의 심의결과에서도 '원고의 경우 업무력과 관련하여 소음성 난청 인정 기준을 충족한다.'라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8, 20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소음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거나 자연경과적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난청은 그 원인에 따라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 위 두 난청이 혼재된 혼합성 난청으로 구별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 고막, 중이 등 소리를 전달해 주는 기관의 장애로 음파의 전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난청으로 주로 만성 중이염, 이소골손상, 고막 천공 등이 그 원인이 되고, 감각신경성 난청은 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의 소리감지 기능의 이상, 소리에 의한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중추신경계의 이상 등으로 발생하는 난청으로 주로 소음 노출, 측두골 골절, 노인성 난청 등이 그 원인이 된다.
이 사건 인정 기준은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인 감각신경성 난청을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하되 내이염, 약물중독,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을 제외하고, 난청의 장해정도 평가는 순음청력검사의 기도청력역치를 기준으로 6분법으로 판정하되 가장 좋은 역치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음성 난청은 저음역 주파수(500Hz, 1000Hz, 2000Hz)보다 고음역 주파수(3000Hz, 4000Hz, 6000Hz, 특히 4000Hz)에서 청력손실이 심하게 나타나다가 8000Hz 음역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며, 청력손실 수치 또한 저주파수에서 40dB, 고주파수에서 70dB을 초과하지 않는 형태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1, 2차 특별진찰에서는 소음성 난청의 특징적 소견인 Notch 형태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으나, 2016. 4. 20. F이비인후과에서 시행한 청력검사에서는 Notch 형태가 일부 확인되었으므로, 과거 청력검사에 비추어 1, 2차 특별진찰 당시 Notch 형태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는 장기간에 걸친 소음 노출의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다.
원고는 1985년 ~ 1986년 좌측 귀의 중이염으로 유양동 삭개술과 고실 성형술을 받았고, 2차 특별진찰 당시 시행된 측두골 CT 소견에서 우측 귀의 중이강, 유양동, 유양돌기 공기세포에 연부조직이 확인되어 만성 중이염에 부합하는 소견을 보였다. 중이염이 심하게 진행될 경우 통상 고막, 중이 부위에 염증으로 인한 병변을 일으켜 전음성 난청을 초래하지만, 만성 중이염 또는 반복적 중이염의 경우 염증 과정에서 염증매개물질이 내이 부위에까지 확산되어 내이나 청신경의 기능을 저하시켜 감각신경성 난청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혼합성 난청의 특성을 보인다.
이 사건 지침은 혼합성 난청의 경우 골도청력역치로 업무상 질병 여부를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소음성 난청은 내이의 이상으로 발생하고, 골도청력역치는 전음성 난청에 의한 청력손실 정도를 제외한 감각신경성 난청에 의한 청력손실정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원고의 우측 귀와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만성 중이염의 발병 시점을 정확하게 특정하기 어렵고, 원고의 우측 귀 만성 중이염이 소음 노출 업무 수행 기간 이전 또는 그 기간 중에 발생하였다거나 만성화로 진행되었다고 볼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점, 원고가 2019. 5. 30. '급성 장액성 중이염, 한쪽 또는 상세불명(우측)' 진단을 받았으나, 이 법원 감정의는 '급성 중이염에서는 일시적인 전음성 청력 저하가 동반될 수 있으나, 염증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는 뚜렷한 청력 저하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한 점, 2차 특별진찰에서 시행된 측두골 CT 소견에서 중이 이소골과 내이 구조에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발병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만성 중이염이 원고의 우측 귀 청력손실에 전적으로 기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좌측 귀와 관련하여, 2차 특별진찰 검사결과에서 중이염 수술이 시행된 좌측 귀의 청력이 그렇지 않은 우측 귀의 청력보다 우수하여 중이염 수술로 청력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는 점, 2차 특별진찰에서 시행된 측두골 CT 소견에서 중이염 수술이 시행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던 점, 원고의 내이 구조가 변형되었거나 내이까지 염증이 확산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만성 중이염으로 저하될 수 있는 골도청력역치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과거에 수술받은 만성 중이염 병력이 원고의 좌측 귀 청력손실에 전적으로 기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의 양측 청력저하를 중이염 단독 원인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중이염이 양측 청력손실에 일정 부분 기여하였을 가능성은 있으나, 각 중 이염이 청력저하에 미친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특정하거나 전체 청력저하를 전적으로 중이염에 기인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원고는 소음 노출 업무를 중단한 이후 15년이 지난 2022. 5. 18.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는데, 당시 원고의 나이는 만 69세였다. 그러나 소음성 난청의 특성상 일상생활에서의 자각이나 진단이 상당히 늦을 수 있으므로 이를 이례적인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원고의 청력손실 정도가 동일 연령대에서 관찰되는 노인성 난청에 비하여 중하였던 점,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의 청력은 동일 연령대의 평균적인 청력수준에 비해 현저히 저하된 소견을 보이고, 이러한 청력저하는 노화, 중이염에 의한 청력저하, 과거소음 노출력이 복합적으로 관여한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 진단 당시의 원고의 나이 및 그에 따른 청력손실의 가능성도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또는 악화에 있어 소음의 영향을 배제할 만큼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득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