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3. 26. 선고 2025구단52710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2년 9월경부터 2022년 4월경까지 B조합 축산사업단(이하 '축산사업단'이라고만 한다)에 소속된 운송원으로서 TMR사료<1> 제품의 상 · 하차 및 운반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는 2022. 4. 6.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발현되어 119 구급대원에 의해 C병원으로 후송되었고, '급성기 뇌경색'을 진단받았다(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24. 10. 21.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아2025. 2. 25.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그 처분서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에 곡물가루, 곡물 또는 사료를 운송하는 화물차주를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개정된 산재보험법 시행령이<2> 2022. 7. 1. 시행되었는데, 이 사건 상병은 그 이전인 2022. 4. 6. 발생한 것이어서 원고는 산재보험법이 적용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3>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 을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2. 9. 17. 축산사업단과 사이에 TMR사료 운송 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때부터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할 때까지 계속해서 축산사업단에 종속되어 TMR사료 제품의 배송 업무뿐만 아니라 상차(적재) 업무도 수행하면서 매월 근로의 대가를 지급받아 왔다. 원고는 사업주가 정한 출 · 퇴근시간을 준수하여 근무하였고, 사업주의 지시와 관리 · 감독을 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축산 사업단으로부터만 급여를 지급받았고, 다른 업체를 위한 업무는 수행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산재보험법을 적용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4>

나.

인정사실

갑 제5, 6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와 축산사업단은 2012. 9. 17. TMR사료 운송 계약이라는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 그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는 같은 날 사업장명을 'D'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그때로부터 원고 소유의 화물차량을 이용하여 축산사업단이 정한 배차표에 따라 사료 배송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축산 사업단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 근거는 아래와 같고, 이는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8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축산사업단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증인 E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뒷받침된다.

가)

이 사건 계약에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고, 원고를 비롯한 운송기사들은 운송물량의 실적에 비례한 수송비(1kg당 무포장제품은 20원, 포장제품은 16.5원)를 지급받았을 뿐이다. 즉, 원고와 같은 운송기사들이 제품 운송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축산사업단에 대하여 행사할 수 있는 어떠한 금전청구권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 수송비가 근무내용이나 근무시간이라는 기준보다 운송물량의 실적 이라는 기준에 따라 산정된 이상 원고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가 아닌 용역 수행에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다.

나)

원고는 자신이 소유한 화물차량을 이용하여 운송업무를 수행하였고, 주유비 등의 차량유지비용과 통행료를 자신의 계산으로 부담하였으며, 화물차량에 대한 유가보조금도 원고 자신이 지급받았다. 원고는 운송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출하게 되는 비용을 축산사업단으로부터 지급받는 수송비를 통해 스스로 충당하였을 뿐, 축산사업단으로부터 별도로 변상받지 않았다.

다)

원고에 대하여 근로소득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않았고, 원고는 축산사업단을 사업주로 하는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라)

원고가 축산사업단이 마련한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이 사건 계약 역시 원고의 출 · 퇴근시간이나 근무시간과 휴식시간, 휴일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 · 확정적으로 규율하고 있지 않다. 원고가 제출한 사실관계확인서(갑 제7호증)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원고의 주당 근무일수, 휴무일수, 근무시간 등은 일정하지 않고 주마다 크게 달라졌던 것으로 보인다.

마)

원고가 운송업무를 수행하지 않을 경우 축산사업단이 원고의 노무제공을 강제할 수 있는 사업주로서의 수단은 이 사건 계약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축산사업단은 지체상금을 청구하거나 더 이상 운송업무를 맡기지 않는 방법으로 원고의 노무제공을 강제할 수 있을 뿐인데, 이러한 수단은 근로관계가 아닌 도급, 위임 등 다른 계약관계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바)

이 사건 계약은 지체상금 및 계약이행보증금에 관한 조항 등 근로계약보다 도급계약에 어울리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사)

원고가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로 드는 축산사업단이 2022. 4. 6. 이후 운송원들을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시켰다는 사정은 운송원들의 근로형태를 반영하여 실시된 조치라기보다 2022. 7. 1.부터는 축산사업단과 운송계약을 체결한 운송원들이 산재보험법의 적용대상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게 된 제도의 변경을 고려하여 실시된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

아)

원고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125조 제13호가 2022. 3. 15. 개정되어 '「자동차관리법」 제3조제1항제3호의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로 밀가루 등 곡물 가루, 곡물 또는 사료를 운송하는 사람'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에 포함되었으므로, 그 취지를 고려할 때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여 산재보험법을 적용해야 한다고도 주장하나, 그러한 사정에 근거하여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지급 등을 위한 결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권자가 보험급여 지급청구권을 취득할 당시, 즉 그 지급 사유 발생 당시의 법령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고(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4두12957 판결 등 참조), 입법자는 위 개정 시행령 규정을 소급적으로 적용하도록 하는 명문의 규정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았으며, 위 개정 시행령 규정의 모법인 구 산재보험법 제125조는 그 표제와 같이 원칙에 대한 예외를 정한 특례규정이므로 엄격하게 적용 · 해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라.

소결론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