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4. 30. 선고 2025구단52828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5. 1. 15.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1970. 12. 17.부터 1972. 4. 27.까지 약 1년 4개월간 C광업소에서 채탄 업무를, 1989년경 약 9개월간 D에서 한옥목공 업무를, 2004년 6월경부터 2012년 3월경까지 약 8개월간 석축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는 2023. 3. 30. '양쪽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진단받고, 2023. 4. 25.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2024. 9. 20. 원고에게 '원고는 석축 작업, 한옥목공 작업, 채탄 작업을 수행하며 85dB 이상의 소음에 총 2년 9개월간 노출된 것으로 평가되어 소음 노출 강도및 기간에 대한 인정기준을 미충족하므로 업무관련성이 낮다고 판단된다.'라는 이유로부지급 처분을 하였다.

라.

원고는 2025. 1. 10. 이 사건 상병으로 다시 장해급여를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5. 1. 15. 앞선 부지급 처분 이후 변화된 사정이 없다는 이유로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82.8dB 이상의 소음에 총 2년 9개월 동안 노출되었고, 95dB 이상의 고소음에는 약 2년간 노출되었으며, 2023년 11월 시행된 특별진찰 결과 청력손실이 40dB 이상으로 측정되었다. 비록 원고의 소음 노출 기간이 3년 미만이라 하더라도, 원고가 노출된 소음의 정도는 소음성 난청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을 정하고 있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은 소음성 난청에 대하여 본문에서 '85데시벨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 손실이 40데시벨 이상[500헤르츠(Hz)(a) · 1,000헤르츠(b) · 2,000헤르츠(c) 및 4,000헤르츠(d)의 주파수음에 대한 기도청력역치를 측정하여 6분법{(a+2b+2c+d)/6}으로 판정]인 감각신경성 난청'으로서 ①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②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을 것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의 차이가 각 주파수마다 10데시벨 이내일 것), ③ 청력 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 것 등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함을 규정하고, 단서에서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소음성 난청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제5항,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규정 내용 · 형식 · 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산재보험법 시행령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 인정 기준'은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는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참조). 산재보험법 시행령 [별표 3] 제13호도 같은 취지에서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에서 규정된 발병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거나,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에서 규정된 질병이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질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나아가 산재보험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재해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에 의거하여 경험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에 의하여 업무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0. 1. 28. 선고 99두1043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로 내세운 소음노출 인정기준은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소음노출 인정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는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소음성 난청을 모두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서 배제하고자 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소음노출 인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업무수행 중에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것이거나 적어도 그것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을 촉진시킨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다면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업무수행 중에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것이거나 적어도 그것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을 촉진시킨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질병으로 평가됨이 타당하다.

가)

피고가 조사한 바에 따른 원고의 소음노출 기간은 약 2년 9개월로 소음노출 인정기준에서 정한 기간보다 불과 3개월 정도 짧을 뿐이다. 그 반면에 원고가 노출된 소음 수준은 C광업소에서 약 1년 4개월간 100.4dB, 석축 업무를 수행한 건설현장에서 약 8개월간 95.2dB로 소음노출 인정기준에서 정한 85dB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청력의 악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하루에 95dB 이상의 소음에 1시간보다 적게 노출된 것과85dB의 소음에 여러 시간 동안 노출된 것 사이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나)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원고의 과거 소음노출이력과 이 사건 상병 사이의 관련성을 배제하지 않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밝혔는데, 여기에는 원고가 하루에 수시간 이상 연속적으로 100.4dB의 소음에 1년 4개월, 95.2dB의 소음에 8개월 노출되었다면 85dB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된 소음노출력과 같은 가치로 환산할 수 있고, 원고의 청력의 경우 노인성 난청의 자연경과적인 진행속도보다 악화되어 있다는 구체적 근거가 제시되어 있다.

다)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을 당시 원고는 노화에 의한 청력손실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연령(만 80세)이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상병의 발병과 관련하여 경험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은 소음노출에 의한 영향이라고 보이고, 원고가 노출된 소음의 수준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노화라는 추상적인 사유에만 기초하여 업무상 노출된 소음과 난청 사이의 인과관계를 일률적으로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라)

원고에게 청력손실을 초래할 만한 다른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

소결론

결국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