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7. 9. 선고 2025구단5351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1977. 6. 20.부터 2001. 8. 31.까지 C㈜, C㈜의 협력업체인 D, E㈜등에서 주조정비 작업, 제관 작업을 수행하였다.

나.

1) 원고는 2019. 12. 30.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을 진단받고, 2021. 1. 21.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2)

피고는 2023. 3. 28.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등에 따라 '우측 난청(46dB, 어음명료도88%)은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나, 좌측 난청(78dB, 어음명료도 12%)은 주파수와 무관한 청력저하를 보여 소음 노출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장해등급을 제14급 제1호로 결정하였다(이하 '선행 처분'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23. 9. 25. 피고에게 '좌측 귀의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으로 장해급여를 다시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12. 13. 원고에게 선행처분과 같은 취지에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

라.

원고는 2025. 3. 20.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으로 장해급여를 다시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5. 4. 9. 원고에게 선행 처분과 같은 취지에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0호증, 을 제1 내지 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1977년부터 22년 8개월 동안 주조정비 작업 등을 하면서 88.4dB 정도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고, 소음성 난청은 그 특성상 양측 귀에 동등한 영향을 미치므로 양측 귀의 청력역치가 비대칭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음과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주치의 소견(2019. 12. 30., F이비인후과의원)

-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

순음청력검사결과 우측 50dB, 좌측 80dB

-

원고는 10여년 전부터 발생 원인과 시기를 확인할 수 없는 일상생활에 장애를 줄 정도의 청력 이상과 이명을 호소해 왔고, 순음청력검사와 타각적 청력역치검사에서 양측 귀에 중고등도 이상의 심한 난청 소견을 보이며, 양측 귀에 현저한 어음명료도 저하를 보이고, 양측 고막과 외이도 및 고실도검사에서 특이 사항이 없다.

2)

특별진찰 검사결과(2021. 7. 26., G병원)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9호증, 을 제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규정 및 법리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5항은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은 소음성 난청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이하 '이 사건 인정 기준'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 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77년부터 22년 8개월 동안 주조정비 작업 등을 하면서 88.4dB 정도의 소음에 노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의 좌측 귀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인정 기준의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일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1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H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가)

난청은 그 원인에 따라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 위 두 난청이 혼재된 혼합성 난청으로 구별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 고막, 중이 등 소리를 전달해 주는 기관의 장애로 음파의 전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난청으로 주로 만성 중이염, 이소골손상, 고막 천공 등이 그 원인이 되고, 감각신경성 난청은 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의 소리감지 기능의 이상, 소리에 의한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중추신경계의 이상 등으로 발생하는 난청으로 주로 소음 노출, 측두골 골절, 노인성 난청 등이 그 원인이 된다.

이 사건 인정 기준은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인 감각신경성 난청을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하되 내이염, 약물중독,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을 제외하고, 난청의 장해정도 평가는 순음청력검사의 기도청력역치를 기준으로 6분법으로 판정하되 가장 좋은 역치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소음성 난청은 한쪽 귀에만 소음이 노출되었다거나 양쪽에 노출된 소음의 크기나 정도가 달랐다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으면 양측에 동일하게 진행되는 대칭형 난청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람에 따라 양측 귀의 감수성에 차이가 있고, 손상과 회복 기전이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특별진찰 검사결과 양측 귀의 청력역치가 30dB 이상의 매우 큰 차이를 보인 점, 원고는 주조정비 작업 등을 하면서 소음에 노출되었으므로 양측 귀가 비슷한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원고에게 양측 귀 청력역치의 차이가 30dB 이상의 비대칭 난청을 초래할 만한 소음 노출력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좌측 귀 난청은 소음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다)

소음성 난청은 저음역 주파수(500Hz, 1000Hz, 2000Hz)보다 고음역 주파수(3000Hz, 4000Hz, 6000Hz, 특히 4000Hz)에서 청력손실이 심하게 나타나다가 8000Hz 음역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며, 청력손실 수치 또한 저주파수에서 40dB, 고주파수에서 70dB을 초과하지 않는 형태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원고에 대한 특별진찰 검사결과에 따르면, 원고의 좌측 귀는 4000Hz에서 Notch 현상이 관찰되지 않고, 어음명료도가 12%로 매우 낮으며, 저음역대에서도 70dB을 초과하는 청력역치를 보이면서 소음성 난청의 특징에 부합하지 않는 수평형 청력도를 보이고 있다.

라)

특별진찰의는 원고의 좌측 귀 난청과 관련하여 소음의 내이 영향을 포함하더라도 상세불명의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의 좌측 귀 난청은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특징에 부합하지 않고, 전체 주파수 저하를 유발하지 않는 소음성 난청의 특징과 원고의 소음 노출 수준에 비추어 업무상 소음이 현재의 청력에 이르게 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원고의 경우 비대칭 난청으로 좌측 귀 난청은 소음 이외의 기타 기질적인 원인으로 발생하였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감정의의 견해가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신뢰성이나 객관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감정의가 원고의 좌측 귀 청력악화의 원인이 소음과 노화 외에는 없다고 하면서도 좌측 귀 청력악화는 소음의 영향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모순적인 의견을 제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감정의는 좌측 귀 난청의 청력도 형태, 양측 귀 청력역치의 비대칭 정도, 소음 노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좌측 귀 난청이 소음성 난청의 특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므로, 감정의의 견해는 '소음 외에 다른 원인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좌측 귀 난청의 양 상이 소음성 난청으로 보기 어렵다.'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마)

원고는, 피고의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소음 직업력이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다른 명백한 원인이 없을 경우 청력역치가 비대칭적이거나 수평형인 경우에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고,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되는 경우에도 연령 증가에 따른 자연경과적 청력손실을 더욱 빠르게 진행시켰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고가 2021. 12. 마련한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 개선'(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고 한다)은 '소음 직업력이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다른 원인에 의한 난청이 명백하지 않으면, 양측 청력역치가 비대칭인 경우이거나 심도난청이나 수평형 등 전형적인 소음성 난청이 아닌 경우라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고, 노화에 의한 난청임을 입증할 수 없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다.'라고 정하고 있으나, 이는 소음 노출력이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을 충족한다거나 난청이 노인성 난청 또는 혼합성 난청에 해당한다는 사실만으로 업무상 질병을 인정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발병 당시의 연령, 소음 노출 정도 및 기간, 소음 노출 후 발병까지의 기간, 재해자의 개인적 요인 등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종합적 검토를 거쳐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본 원고의 좌측 귀 난청의 청력도 형태, 원고의 양측귀 청력역치의 차이가 현저한 비대칭 난청인 점, 감정의의 견해가 특별진찰의의 소견과 일치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좌측 귀 난청과 관련하여 이 사건 지침을 그대로 적용하여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득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