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5. 28. 선고 2025구단5402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는 여러 건설현장에서 철근공으로 일하면서 철근 가공 및 조립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는 2023. 5. 3. '양측 감각신경성 청력소실'(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진단받고, 2023. 7. 13.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2024. 3. 26. 원고에게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결과 등에 따라 '우측 귀는순음청력검사 6분법 평균 청력역치가 90dB을 초과하는 심도 난청으로 만성 중이염이 확인되고, 좌측 귀는 순음청력검사 6분법 평균 청력역치가 70dB을 초과하는 고도 난청이며, 원고의 소음 노출 수준이 85dB 미만으로 고도 및 심도 난청을 유발할 정도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호증, 을 제1, 2,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1993년부터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였고 2004. 2.경부터 2023. 5.경까지 건설현장에서 철근공으로 일하면서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었으며, 직업력과 소음 노출 수준에 관한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16년 1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82.3dB의 소음에 노출되었으므로 소음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원고의 우측 귀 만성중이염은 소음과 함께 원고의 난청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의 좌측 귀는 만성 중이염을 이유로 업무관련성을 부인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난청에 노화나 다른 질병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더라도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그럼에도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피고가 평가한 소음 노출 이력 등

2)

주치의 소견 등

원고는 양측 청력 저하로 내원하여 이 사건 상병 진단으로 진료를 받았고, 청각 재활을 위해 보청기를 사용 중이다. 원고는 순음청력검사에서 우측 96dB, 좌측 92dB의 감각신경성 난청 소견이다.

3)

1차 특별진찰의 검사결과(2023. 12. 27.,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표 삽입을 위한 여백]

4)

2차 특별진찰의 검사결과(2024. 2. 20.,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표 삽입을 위한 여백]

5)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소견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의사는 2024. 2. 27. 1, 2차 특별진찰과 관련하여 '신뢰도가 확보된 순음청력검사상 우측은 6분법 평균 청력역치가 90dB을 초과하는 심도 난청으로 만성 중이염이 확인되고, 좌측은 6분법 평균 청력역치가 70dB을 초과하는 고도 난청이며, 조사결과 확인된 소음 노출 수준이 85dB 미만으로 고도 및 심도 난청을 유발할 정도에 미치지 못하여 양측 모두 업무관련성이 낮다.'라는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소견을 제시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2, 6호증, 을 제2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규정 및 법리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5항은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은 소음성 난청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이하 '이 사건 인정 기준'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 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이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인정 기준에서 규정한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될 것'을 충족하였다는 점이나 원고가 난청이 발생할 정도의 소음에 노출되는 업무 환경에서 상당 기간 근무하였다거나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또는 악화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가)

원고의 고용보험 일용근로내역, 건설근로자 경력증명서 등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여 산정된 원고의 근무기간은 16년 1개월이고, 피고는 원고의 작업 내용 및 최종 소음작업 중단시기의 철근공 소음 노출 수준을 기준으로 원고가 82.3dB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보았다. 이에 따르면 원고의 소음 노출 수준은 이 사건 인정 기준에서 소음성 난청의 인정 요건으로 규정한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될 것'을 충족하지 못한다.

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1993년경부터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또는 철근공으로 일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원고가 건설현장에서 실제 노출되었던 소음의 크기, 지속 시간이나 노출 빈도 등 소음 노출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원고가 제출한 E연구원 발간 '건설업 직종별 노출 유해인자, 노출량, 노출분율에 관한 연구'는 문헌조사와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건설업 근로자가 직종에 따라 노출되는 소음, 진동, 폭염 등 유해인자를 분석한 자료이고, '건설 공사에서 소음 발생원 및 소음 수준 조사'는 1991년부터 1992년까지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진행된 건설 공사의 유형별 소음원 및 소음 노출 수준을 조사한 자료이다). 그리고 고용보험 일용근로내역 등에서 확인되는 원고의 월별 근로일수, 통상적으로 건설현장에서는 공사가 시간차를 두고 공종별로 진행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철근공으로 일하면서 어느 정도 소음에 노출된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소음 노출은 연속적인 것이 아니라 단속적 또는 간헐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

난청은 그 원인에 따라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 위 두 난청이 혼재된 혼합성 난청으로 구별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 고막, 중이 등 소리를 전달해 주는 기관의 장애로 음파의 전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난청으로 주로 만성 중이염, 이소골손상, 고막 천공 등이 그 원인이 되고, 감각신경성 난청은 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의 소리감지 기능의 이상, 소리에 의한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중추신경계의 이상 등으로 발생하는 난청으로 주로 소음 노출, 측두골 골절, 노인성 난청 등이 그 원인이 된다.

이 사건 인정 기준은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인 감각신경성 난청을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하되 내이염, 약물중독,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을 제외하고, 난청의 장해정도 평가는 순음청력검사의 기도청력역치를 기준으로 6분법으로 판정하되 가장 좋은 역치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라)

소음성 난청은 저음역 주파수(500Hz, 1000Hz, 2000Hz)보다 고음역 주파수(3000Hz, 4000Hz, 6000Hz)에서 청력손실이 심하게 나타나고, 청력손실 수치 또한 저주파수에서 40dB, 고주파수에서 70dB을 초과하지 않는 형태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1, 2차 특별진찰 검사결과에 따르면 원고의 청력손실은 저주파수에서 40dB, 고주파수에서 70dB을 초과하는 난청 소견을 보이고 있으므로, 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청력손실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저주파 영역까지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고의 난청이 소음 노출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 법원 감정의도 '원고의 청력은 1000Hz 이상 전음역대에 걸쳐 농에 가까운 청력감소를 보여 소음성 난청의 특징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마)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의 우측 귀 난청과 관련하여,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특징인 4000Hz에서 Notch 현상이 관찰되지 않고 고주파수로 갈수록 역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보여 전형적인 노인성 난청의 형태이며,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어 만성 중이염에 의한 전음성 난청이 포함된 혼합성 난청의 가능성을 보인다. 원고의 좌측 귀 난청과 관련하여, 만성 중이염 소견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노화와 과거에 않았던 중이 계통의 장애가 난청에 기여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우측 귀와 마찬가지로 고주파수로 갈수록 역치가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을 보이며, 청력역치는 소음성 난청의 고음 한계치로 알려진 70dB을 초과하고 있으므로 소음노출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감정의의 위 견해가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신뢰성이나 객관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고, 감정의의 위 견해는 1, 2차 특별진찰의의 의학적 소견 및 업무관련성 특별진찰 소견과 주요 부분에서 사실상 일치한다.

바)

원고는 작업 환경의 분진이 중이염의 악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전제로 원고의 우측 귀에 만성 중이염이 있더라도 원고의 직업력이 그 발생을 촉진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만성 중이염을 이유로 원고의 우측 귀 난청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인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철근공으로 일한 건설현장의 작업 환경, 분진 노출 정도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원고의 위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의학적 근거도 부족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사)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요인이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579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 상병 진단 당시 원고의 나이가 63세인 점, 원고의 양측 귀의 난청 상태와 우측 귀의 만성 중 이염의 정도, 감정의의 견해 등을 고려하면, 노화나 우측 귀의 만성 중이염 외에도 원고가 건설현장에서 철근공 업무를 수행하면서 노출된 소음이 난청의 발생 또는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정도로 그 기여도가 크거나 유력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득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