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C 생 남성)은 1973. 12. 20.부터 2000. 12. 31.까지 D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생략)에서 용접 및 취부 작업에 종사하던 중 퇴직하였고, 이후 2001. 3. 21.부터 2001. 9. 6.까지 E, 2001. 11. 12.부터 2002. 2. 1.까지 F, 2011. 9. 1.부터 2011. 11. 1.까지 G, 2015. 2. 2.부터 2015. 9. 1.까지 H, 2016. 7.부터 2016. 12.까지 I에서 취부 작업에 각 종사하였던 근로자로서, D 퇴직 후 종사하였던 업체들은 D 협력업체이다.
B은 2021. 6. 7. J병원에서 '상엽, 기관지 또는 폐의 악성 신생물, 상세불명의 쪽'상병(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아 요양 중 2022. 4. 11. 사망하였다(이하 '고인'이라 한다).
원고는 고인의 배우자로, 2024. 6. 5. 피고에게 유족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 결정하면서 최종 작업장인 I을 적용 사업장으로 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고 유족연금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5. 5. 9. 피고에게 D을 적용사업장으로 하여 평균임금을 정정하고 보험급여 차액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5. 6. 13. 'D 퇴사 후 다수의 사업장에서 선박임가공 업무를 상당기간 수행한 사실이 확인되어 질병 발생의 주된 사업장이 명확히 판단된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상병 발병일 또는 중악시점에 근무하고 있던 사업장이 없었던 점을 종합하여 I을 최종 분진사업장으로 본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1, 13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고인은 1973년부터 2000년까지 D에서 27년 동안 근무하면서 용접흄 등 발암물질에 노출되었고 당시에는 보호장구 등 작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해물질 노출에 따른 폐암의 발병에는 평균 23.5년의 잠복기가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의 주된 원인이 된 사업장은 I이 아니라 D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가 I에 근무할 당시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유족급여를 지급한 것은 위법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구체적 판단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하여 지급하는 것이고, 휴업급여금은 평균임금의70%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산재보험법 제52조).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은 대체로 근로자가 장기간 근무하였던 곳이므로 그 임금수준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와 평균임금 산정 기준이 된 사업장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지만,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내용과 연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업병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결국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8, 10, 14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고인이 34년 1개월 동안 D 및 I을 포함한 D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면서 노출된 각종 유해물질과 용접흄 등을 흡입함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위 작업장은 모두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으로 판단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 중 마지막 사업장인 I에서의 임금을 기준으로 고인의 평균임금을 산정한 것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고인이 D에서 근무한 기간이 27년 정도으로 근무기간 동안 용접 흄을 비롯한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에 많이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특히 고인이 근무하였던 기간에는 보호장구나 환기 등 작업환경이 현재와 비교하여 열악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고인이 D에서 근무하는 동안 폐암 유발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고인이 D에서 2000. 12. 31. 퇴직한 후 I을 비롯한 D의 협력업체들에서 근무한 기간 역시 합계 7년 1개월에 이르는 기간으로 짧지 않고, 당시 고인이 수행한 업무 내용이나 노출된 유해물질이 D에서의 근무 당시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는 등, 원고가 I을 비롯한 사업장들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폐암 유발 유해물질에 상당 부분 노출되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직업성 암의 경우 유해물질에 노출된 다음 잠복기를 거쳐 발병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긴 기간이 소요되고, 발병이 확률로 나타나는 저농도 노출이며, 여러 종류의 원인이 존재하는 질병이라는 특성이 있다. 직업성 암 발병에서 잠복기란 병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에 접촉하고 난 뒤 발병하기까지의 기간으로 정의할 수 있고, 이는 암의 종류, 노출되는 물질의 종류, 노출 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직업성 암의 잠복기에 관한 연구 결과(갑 제14호증)에 의하면, 고인이 종사하였던취부 작업의 경우 직업성 폐암의 직업별 잠복기는 최소 18년에서 최대 27.7년으로, 평균값은 22.2년 정도였고, 노출물질 중 흄을 기준으로 보면 최소 9년에서 최대 23년으로 평균값은 17.3년에 해당한다. 한편, 고인은 2021년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고, 고인에 대한 재해조사서(을 제3호증)에 의하면 진단 당시 연령은 67세였으며, 흡연은 진단 당시 1일 0.5~1갑(흡연력 50년)이었다. 결국 고인이 D 퇴직 이후에도 계속하여 동일한 취부 작업에 종사하면서 용접 흄에 노출된 이상 D 외에 원고가 퇴직 후 근무한 I등 모두 이 사건 상병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