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10. 11. 원고에게 한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종류 변경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베어링, 케이블, 에너지 체인 및 에너지 파이프의 제작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2001. 1.경 설립 이후 2006. 8.경 인천 남동구 B로트, 2013. 1.경 인천 남동구 C로트로 본점 사업장을 각 이전하였고, 2020. 1.경 현 소재지인 인천 연수구 D로 이전하였다(이하 원고의 본점 사무소를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이 인천 남동구 C로트에 소재할 당시인 2013. 2. 5. 공장의 업종을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으로 '기타 기계 · 장비 조립용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분류번호 22249)' 및 '운송장비 조립용 플라스틱제품 제조업(등록번호 E)'로 하여 공장 등록을 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이 인천 연수구 D로 이전함에 따라 원고는 2020. 2. 10. 공장의 업종을 종전과 동일하게 하고 공장소재지를 위 D 소재지로 하여 공장 등록을 하였다.
원고는 2001. 2. 5.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성립되어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14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에 따라 「2024년도 사업종류별 산재보험료율」 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24-1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의 사업종류 예시표(이하 '사업종류 예시표'라 한다) 중 '910 도소매 · 음식 · 숙박업(사업세목: 91001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수리업)'으로 분류되어 위 사업종류에 해당하는 산재보험료율(8/1,000)을 적용받았다.
2023년 감사원 정기감사에서 '공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재보험 사업종류가 비제조업인 사업장'의 사업종류 적정 여부에 대한 검토 요구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24. 6.경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실태조사 및 현지실사를 한 다음, 2024. 10.11. '원고가 2020. 2. 10. D 소재지에 공장 등록을 한 이후 레디체인 등 조립 및 케이블 가공을 수반한 사업을 영위하였음이 확인되고, 최종적으로 판매 또는 제공되는 재화, 서비스를 산출하기 위한 보조활동(인사, 회계, 경리 등 행정업무, 구매, 판매 등)을 수행하는 근로자는 사업종류별 근로자 수 산정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종류를 2020. 2. 10. 자로 소급하여 '209. 화학 및 고무제품 제조업(사업세목: 20910 플라스틱가공제품제조업, 산재보험료율(13/1,000)'로 변경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9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가 제시한 처분 이유는 '공장등록 이후, 레디체인 등 조립 및 케이블 가공을 수반한 사업을 영위하였음이 확인되었다'는 형식적이고 추상적인 내용만 기재되어있을 뿐 구체적으로 원고가 어떠한 가공 절차를 거쳐 어떠한 제품을 제조하였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절차법상 이유제시 의무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
원고는 독일 본사로부터 완성품 형태의 베어링 등 판매 부품들을 납품받아 이를 그대로 포장하여 국내 고객에게 판매하거나, 고객 요구 수량이나 길이에 맞추어 절단 또는 연결하여 판매하는 사업방식 및 영업형태를 유지해오고 있다. 원고는 원고 본사로부터 납품받은 베어링 등 부품들을 가공하여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제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고시에서 열거하고 있는 '20910 플라스틱가공제품제조업' 사업 부분 중 어느 하나에도 유사한 사업방식 및 영업형태를 취하고 있지 않다. 또한 원고는 2001. 1. 26. 회사 설립 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실이 없는바 사업장의 재해발생에 관한 위험성도 극히 낮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가 본점 사무소를 D로 이전한 후 공장등록절차를 진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사업장의 주된 사업을 플라스틱가공제품제조업으로 보고 사업종류를 변경하였는바, 이 사건 사업장의 실제 사업종류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피고가 원고의 공장등록을 이유로 사업종류를 변경하는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 원고는 2013년경 현재와 같은 사업 및 영업 형태로 이 사건 사업장을 B에서 운영할 당시에도 공장등록을 하였다. 피고는 당시 B 소재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하여 산재보험 사업종류를 '도 · 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으로 판단 공표한 바 있다.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기존의 공적 견해 표명을 신뢰하고 2020년경 공장 소재지를 D로 이전하면서 공장등록을 한 것일 뿐임에도, 원고가 공장등록을 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종류를 변경하는 처분을 하는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
이유 제시 의무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와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기에 앞서 2024 5. 28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장과 관련하여 고용 ·산재보험 사업종류 확인을 위한 자료 제출 요청을 한 사실, 피고는 2024. 8. 7.경 이 사건 사업장을 방문하여 현장 조사를 하였고, 2024. 9. 24.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하여 사업종류를 '20910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직원간 회의체 심의에서 결정하게 된 사유와 변경 시점 등에 대하여 안내하는 처분 사전 통지를 한 사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4. 10. 8. 사업장 의견서를 제출하였던 사실, 피고는 2024. 10. 11.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앞서 처분의 경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업종류를 변경하게 된 사유를 밝히는 한편 원고의 의견서에 대하여서도 답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처분의 경위를 고려하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를 확인하고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고가 처분의 이유제시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사업종류에 관한 판단
관련 규정 및 법리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의하면,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산재보험료는 그 사업주가 경영하는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개인별 보수총액에 산재보험료율을 곱한 금액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제13조 제5항). 산재보험료율은 매년 6월 30일 현재 과거 3년 동안의 보수총액에 대한 산재보험급여총액의 비율을 기초로 하여, 재해 발생의 위험성과 경제활동의 동질성 등을 기초로 분류한 사업 종류별로 구분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되, 사업 종류별 보험료율의 구성과 산정 방법은 시행규칙 [별표 1]로 정하고 있다(제14조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
고용노동부장관은 매년 '사업종류별 산재보험료율'을 고시하면서, 한국표준산업분류(통계청 고시)를 기초로 재해 발생의 위험성, 경제활동의 동질성, 사업장의 주된 제품·서비스의 내용, 작업공정과 내용을 고려하여 사업종류를 세분한 '사업종류예시표'를 함께 고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사업세목별 업종코드와 해설이 포함되어 있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의하면, 사업주는 보험관계가 성립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보험관계 성립신고를 하여야 하고(제11조 제1항), 사업의 종류가 변경되면 그 변경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여야 한다(제12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제3호).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가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그 신고가 사실과 다른 때에는 사업주에게 미리 알리고 그 사실을 조사하여 사업종류를 변경하고 그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여야 한다(제16조의9 제2항, 제3항, 제16조의6 제1항, 제19조의2).
근로복지공단이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령 등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할 목적으로 제정한 「적용 및 부과업무 처리 규정」 에 의하면, 사업주의 사업종류 변경신고가 있거나 사업종류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근로복지공단의 지사장이 그 사실을 조사하여 사업종류를 변경할 수 있다(제21조). 이때에는 원칙적으로 사업주에게 조사사유, 조사자료, 조사자 등 조사에 필요한 사항을 미리 문서로 알려야 하고(제22조 제1항), 우선 '직원간 회의체'의 심의를 거친 다음 사업주에게 심의결과를 문서로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여야 한다(제22조 제2항 제1호, 제3항). 그 후 '사업종류 변경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사업종류 변경을 결정하여야 한다(제22조 제2항 제2호). 사업종류 변경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6조의9 제2항에 따른 보험료 산정을 마치면 사업주에게 처리결과를 문서로 알려야 한다(제22조 제7항).
고용노동부장관의 고시에 의하면,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 결정은 그 사업장의 재해 발생의 위험성, 경제활동의 동질성, 주된 제품·서비스의 내용, 작업공정과내용,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사업내용 분류, 동종 또는 유사한 다른 사업장에 적용되는 사업종류 등을 확인한 후,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사업종류예시표'를 참고하여 사업세목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1차적으로 사업주의 보험관계 성립신고나 변경신고를 참고하지만, 사업주가 신고를 게을리하거나 그 신고 내용에 의문이 있는 경우에는 산재보험료를 산정하는 행정청인 근로복지공단이 직접 사실을 조사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업종류 결정의 주체, 내용과 결정기준을 고려하면, 개별사업장의 사업종류 결정은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공권력을 행사하는 '확인적 행정행위'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두61137 판결 참조).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4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에 의하면, 산업재해보상보험료율은 재해발생의 위험성과 경제활동의 동질성 등을 기초로 분류한 사업종류별로 구분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사업종류 예시표 총칙 제2조 제1항은 재해발생의 위험성, 경제활동의 동질성 및 보수총액에 대한 보험급여 총액비율(제1호), 적용사업단위의 주된 최종제품, 완성품, 제공되는 서비스의 내용(제2호), 작업공정 및 내용(제3호)이라는 사업종류 및 사업종류별 사업세목의 분류원칙을 규정하고 있고, 제2조 제2항은 위 각 호의 사항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각 사업종류의 사업세목별로 해당사업의 대표적인 사업을 예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3조 제1항은 산재보험 보험가입자의 개별 사업장에 적용하는 사업종류는 사업종류 예시표에 따르되, 다만 그 내용이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2조 제1항의 분류기준(제1호),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의 사업내용(제2호), 동종 또는 유사한 다른 사업장에 적용되고 있는 사업종류(제3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사업종류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가입자의 사업종류가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료율표의 사업종류예시표 중 어느 사업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그 가입자의 사업 목적과 사업장의 등록 업종뿐만 아니라 실제 사업 내용과 근로자의 작업형태를 두루 참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2두10582 판결,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두2133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5 내지 27, 32 내지 37호증, 을 제1, 2, 6 내지 8, 10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제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사업장이 영위하는 사업이 화학 및 고무제품 제조업(사업세목: 플라스틱가공제품제조업)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사업장의 주된 사업은 산업용 기계장비 및 관련용품의 도매업 및 이에 부수되는 작업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는 사업종류 예시표상으로 '910. 도소매 · 음식 · 숙박업'의 사업세목 중 '91001 도소매업및 소비자용품 수리업'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14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의 모든 사업에 대하여 사업종류는 '910. 도소매 · 음식 · 숙박업'의 사업세목 중 '91001 도소매업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종류가 화학 및 고무제품 제조업(사업세목: 플라스틱가공제품제조업)이라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므로, 신뢰보호 원칙 위반에 관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영위하는 사업 내용의 경우,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서 적용한 '20910 플라스틱가공제품제조업'이 예시하고 있는 사업 내용(구체적인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만으로는 사업종류예시표상 그 내용예시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앞서 본 사업종류예시표 총칙 제3조에 따라 제2조 제1항의 분류기준과 아울러 한국표준산업분류상의 사업내용에서 정하는 제조업의 내용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업종류 예시표에서는 제조업을 '유기 또는 무기물질에 물리적 · 화학적 변화를 가하여 신제품을 제조하는 사업'으로 설명하고 있다.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한국표준산업분류표에서도 제조업을 '원재료(물질 또는 구성요소)에 물리적, 화학적 작용을 가하여 투입된 원재료를 성질이 다른 새로운 제품으로 전환시키는 산업활동'이라고 정의하면서, '단순히 상품을 선별, 정리, 분할, 포장, 재포장하는 경우 등과 같이 그 상품의 본질적 성질을 변화시키지 않는 처리활동은 제조활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의 사업 내용이 제조업 중에서도 '플라스틱제만의 부분품 제조업'에 해당한다고 보고, '218. 기계기구 · 금속 · 비금속광물제품 제조업'의 예시에 따라 '20910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 사업세목을 적용하였다.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이 사업세목으로 포함되어 있는 '209. 화학 및 고무제품 제조업'은 내용 예시로서 '구입한 고무물질을 사출, 압출, 성형, 기타 가공하여 각종 형태의 가정용, 공업용, 기타용의 1차 제품, 반제품, 완제품을 제조하는 산업활동'을 들고 있다. 여기서 플라스틱가공제품제조 방식으로서의 사출(射出)이란 열로 녹인 플라스틱 원료를 쏘아(射) 금형(틀)에 주입하여 냉각시킨 후 원하는 모양의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제조 공법을 의미하고, 압출(壓出)이란 열로 녹인 플라스틱 원료를 금형(틀)을 통해 연속적으로 밀어내는 제조 공법을 가리킨다.
위와 같이 사업종류 예시표와 한국표준산업분류표상 제조업의 정의,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을 사업세목으로 포함하고 있는 '209. 화학 및 고무제품 제조업'의 내용 예시에서 들고 있는 제조 방식의 특성, 고용산재보험징수법령이 사업종류에 따라 산재보험료를 다르게 산정하는 근본적 이유는 재해발생의 위험성의 차이 때문이므로 그러한 취지가 제조 방식에도 반영되어야 하는 점 등에다가, 플라스틱가공제품제조업(20910)에서 예시로 들고 있는 사업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어떤 사업이 제조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원재료를 가지고 성질이 다른 새로운 제품으로 전환시키는지가 본질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있고, 상품의 본질적 성질을 변화시키지 않는 처리활동까지 제조업에서 의미하는 제조활동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중에서도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에 해당하는지는 구입한 플라스틱 물질을 사출이나 압출 등의 성형이나 그 밖의 가공을 통해 다른 새로운 제품으로 전환시키는지가 기준이 되고, 마찬가지로 본질적 성질을 변화시키지 않는 범위의 가공이라면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이 예정하는 제조활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사업은 독일에 본사를 둔 가동형 고성능 플리머 제조업체인 F로부터 베어링, 케이블, 에너지 체인, 에너지 파이프 등을 납품 받아 국내 고객에게 공급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원고가 취급하는 제품별 사업부분은 매출 규모 순으로 에너지체인(Energy Chain), 체인플렉스(Chainflex), 기타 베어링 등 제품(iglidur, igubal, stock bar, xiros, robolink), 드라이린(Drylin), 레디체인(Readychain)으로 나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현지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사업장의 주된 사업이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을 제10호증 참조).
위 사업부분 중 ① Robolink, Energychain, Readychain은 독일 본사에서 자재를 발주하여 고객의 요구 상태로 조립하고, ② Stock Bar, Chainflex 등은 고객의 요구 길이로 컷팅하여 출고하는 플라스틱 제품이다.
현지조사 결과 이 사건 사업장은 층별로 제조 제품을 구분하고 있고, 1층의 작업 공간에는 레디체인을 조립하는 작업대 및 케이블의 절단을 위한 절삭기를 구비하고 있었다. 해당 작업 공간에서 작업자가 우레탄 망치 및 드라이버를 사용하여 레디체인을 조립하는 현장을 확인하였고, 절삭기는 고객이 요구하는 길이에 따라 케이블을 컷팅할 때 사용한다는 작업자의 진술을 통해 케이블 가공 여부를 확인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 2층은 케이블의 피복을 칼로 벗겨내고 플라스틱 부품을 끼워 조립하는 형태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원고는 레디체인과 드라이린만을 제품매출로 분류하여 제조원가명세서를 신고하였으나, 원고가 상품으로 분류한 제품 중 에너지체인에 대한 작업공정도 및 공식 홈페이지 상세정보 등 자료를 보면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조립함이 확인되므로 완성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고객의 주문수량에 따라 단순 출고하는 일부 베어링 상품만 상품매출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은 독일 본사에서 부품을 발주한 후 원고의 공장에서 조립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플라스틱 제품제조업과 관련한 매출로 봄이 타당하다. 결국 원고의 매출 중 에너지체인, 체인플렉스, 레디체인, 드라이린, 스탁바, 로보링크 관련 매출액은 플라스틱 제품제조업과 관련된 매출에 해당하고, 이는 2021~2023년 연도별 총 매출액 대비 78~81%에 해당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원고의 사업은 취급 제품 중 대부분이 독일 본사에서 공급받은 완제품을 그대로 포장하여 국내 고객에게 판매하거나 벌크 단위로 공급받은 상품을 분할하여 재포장 후 국내 고객에게 판매하는 경우 또는 고객의 요청하는 길이에 맞춰 부가적으로 단순 조립 · 연결하여 판매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에너지체인은 2023년 기준 원고 매출 중 약 36.53%를 차지하는 부품으로서, 에너지 공급 장치의 보호장비로 플라스틱 체인만을 원료로 한다. 독일 본사에서 완제품 또는 조립 가능한 부품으로 수입되어, 고객이 요구하는 길이로 연결 · 조립하거나 완제품 그대로 포장하여 국내 고객에게 판매되는 상품이다. 연결 과정은 고객이 요구하는 길이대로 플라스틱 체인을 도구 없이 단순 조립하거나 드라이버와 우레탄 망치를 사용하여 연결하는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수입된 완제품 그대로 포장하여 판매하는 것이 제조에 해당하지 않음은 명백하고, 위와 같은 에너지체인의 연결 · 조립 과정이 상품의 본질적 성질을 변화시키는 가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달리 피고는 조사복명서에 에너지체인이 '에너지 공급 보조장치'라고 보고 원재료가 '플라스틱 체인과 케이블'이라고 기재하였고, '고객의 요구에 따라 체인의 크기, 길이, 체인 내부 충진 구성 케이블의 종류 등을 달리하여 주문할 수 있으며, 이에 맞추어 조립하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이유에서 원고의 에너지체인 관련 사업 부분은 '완성된 상품의 판매'가 아닌 '물리적 가공 및 조립이 수반된 제품의 판매'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에너지체인의 연결 · 조립에는 케이블을 재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에너지체인과 관련하여 처분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오인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체인플렉스는 2023년 기준 원고 매출 중 약 21.05%를 차지하는 케이블로서, 독일 본사로부터 벌크로 입고되어 원포장 상태 그대로 국내 고객에게 판매하거나, 고객이 요청한 길이로 잘라서 재포장 후 국내 고객에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요청한 길이로 자르는 것은 권선기로 길이를 측정한 다음 작업자가 쪽가위로 단순 절단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는 벌크 상태의 케이블 상품을 분할 후 재포장하는 경우로서 그 상품의 본질적 성질을 변화시키지 않는 처리활동에 불과하고, 제조 활동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와 달리 피고는 조사복명서에 이 사건 사업장이 케이블 절삭 용도로 절삭기를 2대 보유하고 있다고 기재하였고, '절삭기는 고객이 요구하는 길이에 따라 케이블을 컷팅할 때 사용한다는 작업자의 진술을 통해 케이블 가공 여부를 확인하였다'는 이유에서 원고의 체인플렉스 관련 사업 부문 또한 '완성된 상품의 판매'가 아닌 '물리적 가공 및 조립이 수반된 제품의 판매'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이 케이블의 길이 측정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권선기(捲線機)를 케이블 절단용 절삭기로 오인한 것으로 보이고(피고는 조사 과정에서 실제 작업을 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게 작업과정에 대해 질의하고 작업공정에 대해 확인하였다거나 작업현장에 있던 G 부장 및 작업 근로자들의 설명을 통해 제조 작업의 공정에 대해 안내받았다고 주장하는데, 그러한 작업자의 진술 · 안내 등을 뒷받침할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절삭기를 이용하여 케이블을 절단하는 공정이 '제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체인플렉스와 관련하여서도 처분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오인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Iglidur, Igubal, Stock bar, Xiros, Robolink는 2023년 기준 원고 매출 중 합계 약 20.38%를 차지하는 베어링 부품으로서, 해당 부품들은 모두 독일 본사에서 공급받은 완제품을 그대로 포장하여 국내 고객에게 판매하는 상품으로 보이고, 달리 가공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 또한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는 일부 베어링 제품의 경우 고객 주문수량에 따라 단순 출고하는 상품 매출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고 밝혔으나, 이 사건 처분 전 피고의 직원간 회의체 회의록 기재에 따르면 '이 사건 사업장이 베어링 등을 조립 · 가공하여 판매한 사실이 확인되었으므로 주된 사업종류를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으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여럿 제시되었다. 그러나 원고의 베어링 관련 부품들은 별도의 가공 공정 없이 그대로 판매되는 것으로 보이고, 달리 제조 활동이 수반된다는 점을 확인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 사건 처분에는 베어링 등 부품(Iglidur, Igubal, Stock bar, Xiros, Robolink)과 관련하여 처분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오인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드라이린은 2023년 기준 원고 매출 중 약 15.39%를 차지하는 부품으로서, 독일 본사에서 공급받은 완제품을 그대로 국내 고객에게 판매하거나 국내 외주 가공 업체를 통해 가공하여 판매하는 상품이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 직접 가공하는 공정을 거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레디체인은 2023년 기준 원고 매출 중 약 3.9%를 차지하는 부품으로서, 케이블과 커넥터를 연결하는 가공 공정이 수반되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 약 35%의 가공 공정을 직접 수행하고 나머지 약 63%는 외주 가공을 맡기는 것으로 보인다. 레디체인 생산 공정은 앞서 본 다른 상품들과 달리 요구 사양에 맞춰 케이블의 피복을 벗기고 압착한 다음 커넥터를 삽입하고, 커넥터 바디를 조립한 다음, 볼팅과 바디 조립을 거치는 과정이 수반되어 있어, 원재료를 가지고 성질이 다른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 또한 레디체인 조립 생산 공정을 실사하고 이 사건 사업장이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을 수행한다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사업 활동 중 레디체인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의 경우는 완제품을 그대로 포장하여 판매하는 것 내지는 분할 후 재포장하여 판매하는 것이거나, 상품의 본질적 성질을 변화시키지 않는 범위의 단순 가공 · 조립 후 판매하는 것에 불과하여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동일한 사업주가 하나의 장소에서 사업의 종류가 다른 사업을 둘 이상 하는 경우에는 주된 사업에 적용되는 산재보험료율을 그 장소의 모든 사업에 적용하는바, 이에 따른 주된 사업의 결정은 근로자 수, 보수총액, 제품별 매출액 순서로 판단한다(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14조 제1항 및 제2항).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에 종사하는 인원이 다수라고 보고 이 사건 사업장의 주된 사업이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이라고 보았다.그러나 이 사건 처분 당시 기준으로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자 약 104명 중 제품 출고를 담당하는 팩토리 부서의 근로자는 약 17명이었고, 그중 플라스틱가공제품 제조업이라고 볼 수 있는 레디체인 관련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는 3명에 불과하였던 반면, 판매및 거래처 관리를 하는 세일즈 부서 인력이 50% 이상을 차지하였고 팩토리 부서 근로자 17명 중 나머지 인력 역시 산업용 기계장비 도매업에 종사하는 인력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장의 주된 사업은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사업세목상 '91001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김찬미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5구합50190
판결선고
2026. 1. 15.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