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9. 17.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PD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3. 6. 5. 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 여러 부서를 폐지하거나 통폐합하고 PD의 수를 감축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참가인의 소속 부서인 교양제작팀이 폐지되었고, 이에 원고는 참가인을 경영지원실 산하의 'D부서'에 배치하였다가 2023. 7. 1. 정책협력실 산하의 시청자파트로 재배치하면서 참가인에게 옴부즈맨 프로그램인 'E'의 제작을 담당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2023. 11. 20. 'E' 프로그램을 외주제작하기로 결정하고 2023. 11. 21. 위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참가인을 경영지원실 산하의 'F부서'로 배치한 후, 2023. 11. 23. 참가인에게 인력 수요 현황을 송부하며 희망직무가 무엇인지 회신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은 2023. 11. 27. 자신에게 적합한 직무가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3. 12. 27. 참가인에게 대기발령을 명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참가인이 2024. 3. 15. 위 대기발령이 부당한 인사명령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22.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G).
원고는 2024. 4. 15. 참가인의 대기발령을 해제하고 2024. 5. 14.까지 약 4주간 경력 및 역량 향상 교육연수(이하 '이 사건 교육' 또는 '이 사건 교육연수'라 한다)를 받을 것을 명하는 인사명령을 하였고, 참가인은 2024. 5. 14. 이 사건 교육을 수료하였는데, 평가결과 F등급을 받았다.
원고는 2024. 6. 13. 참가인이 출석한 가운데 고용관계 유지 여부에 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원고 인사위원회는 2024. 6. 17. 아래와 같은 사유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해고일자 2024. 6. 18.)를 의결한 후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이 2024. 6. 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24. 4. 15.자 인사명령과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8. 23. '원고의 2024. 4. 15.자 인사명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정당하나, 이 사건 해고는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24. 4. 15.자 인사명령에 관한 구제신청은 기각하고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인용하였다(H).
원고와 참가인이 모두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원고가 2024. 9. 11., 참가인이 2024. 9. 13. 중앙노동위원회에 각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2. 12.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C, 이하 위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9 내지 13, 15 내지 19, 21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5두1014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해고사유의 인정 여부
이 사건 해고의 경위, 징계해고에 관한 원고 취업규칙의 규정, 이 사건 해고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이른바 '통상해고'로서, 원고 내부적으로 해고사유를 정한 인사규정이나 취업규칙이 없고, 참가인과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도 그에 관한 내용이 없는 이상,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인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그 사유는 내용상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제한을 받는다.
앞서 든 증거, 갑 제7, 20, 22 내지 24, 27 내지 29호증, 을가 제11호증, 을나 제3,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 당시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사유는 정당한 해고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제1 해고사유는 '원고의 경영위기로 고용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참가인의 원소속 부서가 폐지되고 담당 프로그램이 외주화되어 참가인을 배치할 부서가 없다'는것인데, 이러한 사유는 그 자체로 원고의 경영상 어려움, 인력 감축 및 부서 폐지 등 원고가 지배하는 영역에서 발생한 사유로 봄이 타당하고,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라고 볼 수 없다. 원고가 2023. 6. 5. 조직개편을 통하여 PD인력을 감축하고 참가인이 소속되어 있던 교양부서 일부를 폐지한 사실은 인정되나, 참가인이 원고 회사에 입사한 후 약 6년간 PD직무를 수행하여 왔음에도 원고가 일방적으로 부서를 폐지하고 PD외의 다른 직무를 수행할 것을 종용한 것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일부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하거나 프리랜서 PD를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을 PD로 배치할 부서가 전혀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외에 원고가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경영상 위기를 겪고 있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증거도 제출되어 있지 않다(원고는 이 사건 해고는 통상해고이고 경영상이유에 의한 해고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제1 해고사유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제2 해고사유에 관하여 보면, 참가인이 2022년 인사평가에서 B-등급을 받고(원고의 2022년 인사평가에서는 B-등급이 최저 등급에 해당한다), 2023년 하반기 인사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으며, 이 사건 교육연수에서는 F등급을 받는 등 저조한 평가를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제2 해고사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서 정당한 해고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은 2021년에는 A등급으로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2020년과 2019년에도 각 B등급으로[2020년 연말 인사평가 이전까지는 평가등급이 AA, A, B, C4단계로 세분화되어 있었고, 2020년 연말 인사평가부터 평가등급이 AA, A, B, B-, C(C등급은 절대평가) 5단계로 세분화되었다] 평균적인 수준의 평가를 받았는바, 2022년 이전에는 참가인의 인사평가에 있어 특별히 문제되는 부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2022년에 인사평가 B-등급을 받은 이유에 관하여 참가인이 속해있던 I본부의 본부장을 역임한 J는 '참가인이 2022년에 B-를 받은 것은 직전년도에 A를 받았기 때문에 고통분담 차원에서 교양팀 내의 B-를 배정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사권자로서 매년 팀별로 최하위 등급을 배정하는데 애로를 겪었고, 해당 팀장들과 상의 끝에 직전 연도 A고과를 받은 팀원에게 B-를 종종 주었다. 참가인은 징계 차원에서 B-를 받아야 할 만큼 눈에 띄는 저성과자는 아니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이 법원에 제출하였다. J의 위 진술에 의하면 참가인이 2022년에 받은 B-등급 인사평가는 참가인의 귀책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참가인이 속해 있던 교양팀 내부의 인 사고과 관행에 따른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참가인에 대한 2023년 하반기의 C등급 인사평가는 참가인의 원소속 부서가 폐지되고 참가인이 'E' 프로그램 제작을 담당하다가 위 프로그램의 외주제작이 결정되어 참가인이 대기발령 상태에 들어간 이후에 이루어졌다. 위 인사평가에 관여한 1차평가자가 고과평가자료에서 참가인이 다른 동료가 제작했던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지나치게 엉망이라고 평가한 것을 들어 '참가인이 동료 직원을 깍아 내리고 소통하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평가한 후 이를 주된 감점 요소로 삼았으나, 세부적인 인사평가 기준및 지표 등 구체적인 평가자료가 제시되어 있지 아니하여 위 평가가 정당하게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위 평가에 대하여 참가인 소속 부서의 파트장은 '참가인이 팀내 선임급으로 화합하려는 노력 등이 부족하나, 프로그램 제작 업무에 대하여는 방송사고 등의 문제는 없었다'는 의견을 제출하였고, 'E' 프로그램의 프리랜서 PD는 '회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편으로 별다른 의견이 없으나, 조직을 와해시키거나 사고를 일으킨 것은 아니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는바, 위 의견들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이 2023년 하반기 인사평가에서 최저등급을 받을 정도로 업무능력이나 언행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이 이 사건 교육연수를 받으면서 지각을 하거나 과제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참여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교육 과정은 참가인을 PD 외의 다른 직무로 배치할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하여 리더십, 자아진단, 재무설계, 전략기획, 공정거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 일반적인 능력 함양에 치중되어 있던 것으로 보이는바, 참가인이 PD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원고는 참가인이 교양PD여서 다른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이 교양 외의 다른 프로그램 제작을 담당하는 PD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일반적인 교육 평가에서 1회 낮은 등급을 받았다고 하여 근로관계의 단절까지 고려할 사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3 해고사유는 '참가인에 대한 조직 내 부정적 평가로 인해 참가인을 원하는 부서가 전혀 없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나, 원고가 참가인의 재배치를 위하여 참가인을 PD로 원하는 부서가 있는지에 관한 수요 조사를 하였다거나 참가인에 대한 조직 내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점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가 전혀 없는바, 제3 해고사유는 정당한 해고사유로 인정될 수 없다.
제4 내지 7 해고사유는 '참가인에 대한 대기발령 및 이 사건 교육연수 조치 이후에도 참가인의 업무역량이 개선되지 아니하여 참가인을 활용한 업무수행 가능성이 없다'는 것으로 사실상 동일한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4 내지 7 해고사유도 정당한 해고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참가인이 대기발령 상태에 들어간 것은 원고의 조직개편으로 원소속 부서가 폐지됨으로 인한 것이지 참가인의 업무역량이 저조하였기 때문이 아니고, 대기발령 전 이루어진 인사평가에서 참가인이 특별히 낮은 등급을 지속적으로 받은 사실도 없으며, 참가인의 업무역량이 다른 PD에 비하여 낮았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이 사건 교육은 참가인을 PD가 아닌 다른 직무로 활용하기 위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기존 직무인 PD 업무 수행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이 이 사건 교육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참가인의 PD로서의 업무역량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은 교양PD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프로그램 제작에는 투입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참가인을 배치할 부서가 없고 참가인을 원고의 업무수행에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PD 직무는 기획·섭외·촬영·편집 등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직무기능을 공유하고 있어 장르에 따라 세부 제작 방식이나 프로그램 성격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전혀 다른 직무로 분리될 정도의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참가인을 교양 외에 다른 분야의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참가인이 교양 분야가 아닌 다른 장르의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기초적 역량을 갖추지 못하였다거나, 직무 특성상 배치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교양PD의 기획력, 사실관계 검증능력, 인터뷰·취재 기반 제작 경험 등은 시사·다큐·정보 프로그램 등 다른 장르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역량인데, 원고가 참가인의 이러한 능력을 활용하여 직무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원고는 2023. 6. 5. 조직개편 이후 참가인에게 PD가 아닌 다른 직무를 선택하도록 안내한 후 참가인이 PD 직무를 원하자 대기발령을 명하거나 PD 외의 직무수행을 위한 이 사건 교육연수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참가인을 PD로서 활용한다는 계획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사유는 모두 정당한 해고사유로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와 결론이 같은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