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12. 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4. 9. 22.부터 D노인요양시설(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이라는 상호로 상시 2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노인복지법에 따른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21. 3. 15. 참가인과 1년(2021. 3. 15.부터 2022. 3. 14.까지)동안 이 사건 요양시설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였고, 2024. 1. 1.경 참가인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요양보호사로 계속 근무하였다. 이 사건 시설의 취업규칙 및 이 사건 근로계약 중 퇴직 또는 사직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4. 5. 23. 다음 각 시각에 이 사건 시설의 근태 관리자인 E에게 다음과 같이 3회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이하 연번에 따라 '제○메시지'라 한다).
E은 2024. 5. 29. 원고에게 "원고가 5. 31.자로 퇴사할 의사를 밝혔고 구인광고를 통해 요양보호사를 신규 채용하였으므로 6. 1.자로 원고는 이 사건 시설의 근로자가 아님을 전달드립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사용자에게 근로자의 퇴사 의사 표시가 전달된 이상 근로자는 동의 없이 사직 의사를 철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 요지를 담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하다며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8. 1. '원고가 2024. 5. 23. 문자메시지를 통해 참가인에게 보낸 사직의 의사표시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적법하게 철회되었음에도,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은 해고에 해당하며, 이는 정당한 사유가 없고, 해고 사유와 시기가 서면으로 통지되지 않아 부당하다'라는 취지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F).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2. 3. '원고가 사직하겠다는 뜻이 객관적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그 의사표시가 참가인에게 도달하여 사직의 효력이 발생하였고, 그 후에 이루어진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는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참가인의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가 제1, 2, 4, 6, 8,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사직이 아니라 해고에 해당하고, 정당한 이유와 절차를 갖추지 못하여 부당해고이다.
제1메시지는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제1메시지는 근로계약의 해약 고지가 아니라 근로계약 해지의 청약에 해당한다. 원고는 참가인이 사직을 승낙하기 전에 제3메시지를 통해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
설령 제3메시지를 통해 원고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기 전에 사직서가 수리되었다 하더라도, 참가인이 원고와 G을 화해시키고자 긴급 화해중재단 회의를 개최한 사실에 비추어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에 대한 참가인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
원고의 제1메시지가 비진의 의사표시인지 여부
관련 법리
사직원을 제출한 근로자의 '진의'라 함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근로자가 사직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사직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3, 11, 12, 1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2024. 5. 22. 0시경 근무 도중 동료 근로자인 G과 말다툼을 하다가, 생활관 거실 내 가림막(파티션)을 G에게 밀쳤다. 이 사건 시설 부원장 H은 2024. 5.23. 오전 9시경 원고를 사무실로 불러 면담을 하면서 G에게 사과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고 이 사건 시설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며 사무실을 이탈하였다.
원고는 위 면담 직후 E에게 제1메시지를 보냈고, 여기에는 사표 처리를 해달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위와 같은 제1메시지 전송 전의 상황과 제1메시지의 내용을 고려하면, 원고는 근로관계를 종료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E에게 제1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원고가 참가인 등의 압박이나 강요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원고의 제1메시지의 성격
관련 법리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가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인지 아니면 사용자에 대한 근로계약관계 합의해지의 청약인지 여부는 그 의사표시가 기재된 사직서의 구체적인 내용, 사직서 작성 · 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서 제출 이후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두26029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제1메시지를 보낸 것은 근로계약에 대한 해약 고지가 아니라 합의해지 청약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11조 제2항과 이 사건 시설의 취업규칙 제55조 제2항 제1호는,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수리하여 사직절차를 진행하도록 정하고 있고, 근로자의 일방적인 근로관계 해지로 인해 사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근로자가 위 손해배상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사직원의 수리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
제1메시지에 포함된 '사표 처리해주세요'라는 표현은 사표의 수리를 요청하는 의사표시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원고는 제1메시지를 보낸 후 불과 28분 후에 제2메시지를 보냈는데, 제2메시지는 근로계약 종료의 의사표시를 보류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가 사직을 신중히 결정하였으니 붙잡지 말아달라'는 의미로 이해하였다고 주장하나, 제2메시지의 문언, 제1메시지와 제2메시지의 선후관계 등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근로계약에 대한 합의해지 청약의 철회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 의사직하는 경우가 아니라,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위 사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3138 판결,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3138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5호증, 을가 제5, 7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근로계약 합의해지 청약을 승낙하기 전에 원고가 청약을 철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2024. 5. 23. 오후 6시 37분경 E에게 제1메시지를 철회하는 내용의 제3메시지를 전송하였다.
원고의 제3메시지가 참가인에게 도달하기 전에,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근로계약 합의해지 승낙의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2024. 5. 23. 오후 1시 36분경 워크넷에 요양보호사 추가 모집 구인광고를 게시하였고, 그 무렵 원고의 사직서가 수리되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위 구인광고는 원고가 사직의사를 유보한 상황에서 원고의 사직으로 인한 인력 부족에 대비하기 위하여 한 것으로 보이고, 설령 그것이 사직서의 수리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의사표시가 원고에게 도달하지 않은 이상 근로계약 합의해지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참가인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로서 해고에 해당하는바, 해고의 정당한 사유를 갖추지 못하였고,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도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및 제27조를 위반하여 위법하다.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