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3. 2. 3. 피고에게 우편으로 B교도소 보안과장 등의 갑질 행위를 제보하며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하였다(이하 '이 사건 민원'이라 한다).
피고는 2023. 2. 13. 원고에게 구체적인 사실관계 파악을 위하여 조사를 진행할예정이며, 향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규정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회신하였다(이하 '이 사건 회신'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가해자들에 대하여 어떠한 처분을 하였는지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하였는바, 그 부작위의 위법 확인을 구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처분의 신청을 한 자로서 부작위의 위법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만이 제기할 수 있는 것이고(행정소송법 제36조), 여기에서의 부작위란 행정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하므로(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당사자가 행정청에 대하여 어떤 행정행위를 하여 줄 것을 신청하지 아니하였거나 당사자가 그러한 행정행위를 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에는 원고적격이 없거나 항고소송의 대상인 위법한 부작위가 있다고 할 수 없어 그 부작위위법확인의 소는 부적법하다(대법원 2007. 10.26. 선고 2005두785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민원에 응답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존재하는지 여부
살피건대, 피고는 2023. 2. 13. 원고에게 이 사건 회신을 함으로써 이 사건 민원에 대하여 이미 응답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민원에 대한 피고의 부작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회신은 민원을 접수한다는 내용에 불과하고, 같은 법 제27조에서 정한 처리결과의 통지는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이하 '민원처리법'이라 한다) 제9조 제2항 본문에서 민원을 접수할 때 민원인에 접수증을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고, 민원처리법 제9조 제2항 단서에 의하면, 민원인이 직접 방문하지 않은 경우 접수증의 교부를 생략할 수 있는바, 우편으로 접수된 이 사건 민원에 대하여 접수증 교부가 생략된 것으로 보일 뿐 이 사건 회신이 단순히 접수증을 갈음하는 것은 아니다.
즉 피고는 이 사건 민원을 접수하여 내용을 파악한 후, '조사를 진행하여 사실관계 파악하고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후 원고에게 위 결론을 처리결과로 하여 민원처리법 제27조 제1항 본문에 따라 통지한 것이므로, 민원에 대한 응답을 이미 마친 것으로 보일 뿐이다.
가해자들에 대한 피고의 부작위위법확인 부분의 적법 여부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회신만을 발송하고 가해자들에게 징계 등의 인사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이 사실상 원고의 신청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부작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부작위의 위법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 본다.
국가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징계권자가 징계 의결을 요구하여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국가공무원에게 징계처분을 하는 것일 뿐이므로(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4항), 징계권자가 아닌 제3자에게 공무원의 징계를 요청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에게 원고의 신청에 따른 어떠한 작위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 행위를 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1항과 공공기관의 갑질근절 가이드라인, 공익신고자 보호법, 민원처리법령 등에 비추어 보면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 여부에 관하여도 피해자인 원고가 개별적, 직접적,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시하는 규정들은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 행위를 신고·제보할 수 있다거나 공익신고자를 보호하고 지원한다는 규정일 뿐, 나아가 인사권자에게 가해자에 대한 징계나 인사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신청권까지 부여한 것이 아니다. 형사소송법에서 피해자의 구체적인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민원처리법 제5조 제1항에서는 민원인에 대하여 응답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인바, 민원처리법령에서 곧바로 민원 내용에 따른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실체적인 신청권이 도출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현행 행정소송법상 행정청의 부작위에 대하여 작위의무의 이행이나 확인을 구하는 소송은 허용될 수 없는바(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1다15828 판결 등 참조), 피고가 가해자들에게 징계 등의 인사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하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은 결국 피고의 작위의무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 되어 허용되지 아니하는 소송형태로서 부적법하다고 보일 따름이다.
결론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영(재판장) 문지용 고철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