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D 주식회사에 일용직 근로자로 고용되어 2023. 8. 16. 09:50경 여수시 E 소재 'F' 사업현장에서 조경작업을 하던 중 불상의 원인으로 쓰러져 코와 입에서 피를 흘렸고, 인근에 있는 정자로 이동하여 누워 있다가 같은 날 10:25경 심정지 상태가 되어 의식을 잃었다. 망인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받고서 여수전남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11:25경 사망하였다.
망인의 사망진단서에는 망인의 사망원인이 '미상', 사망 종류가 '기타 및 불상'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망인에 대한 부검은 실시되지 않았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4. 3. 21.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2024. 8. 21. '외적 요인(넘어진 재해)에 의한 부정맥(사망원인 추정)의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으로 판단되고, 원인불명의 내적요인에 의한 내인사로 추정되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1, 12,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조경작업을 하다가 넘어져 가슴을 부딪혔고 이로 인하여 호흡곤란 및 심정지가 발생하여 사망에 이른 점, 경찰의 변사자조사 결과 망인의 사망 경위가 이와 동일하였고, 사인미상 상병확인 자문회의에서도 '망인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가슴을 부딪혀 발생한 심장 타박에 따른 부정맥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점, 이 법원의 감정의가 망인의 흉부에 외상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외상성 부정맥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지나치게 자의적인 소견인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은 업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당해 사망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므로 근로자의 사인이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업무에 기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1. 26. 선고 2004두957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에 대한 부검이 실시되지 않아 망인의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망인의 사망진단서에도 망인의 사인이 '미상'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망인의사인이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 다만 원고는 망인이 조경작업을 하던 중 넘어져 흉부를 강하게 압박당함으로 인해 호흡곤란 및 심정지가 발생하여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는바, 이를 망인의 사망 원인으로 일응 가정하여 살펴본다.
갑 제6, 7,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망인의 사망 당시'F' 사업현장에서 있었던 G, H, I, J는 '망인이 넘어진 이후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망인에게 물어보니 "물호스에 걸려 넘어졌다. 넘어져서 호흡이 안 된다."고 말하였다.'는 내용의 사실관계확인서를 작성·제출하였고, 망인의 동생 G은 경찰에서 '망인이 넘어지면서 흉부를 강하게 압박당하였고, 그로 인해 호흡곤란과 심정지가 와서 사망한 것 같다.'라고 진술한 사실, 경찰 수사관은 변사사건 수사 결과 '변사자는 방초매트가 깔린 곳에서 앞으로 넘어지면서 흉부 쪽에 강한 압박을 받아 이로 인해 호흡곤란이 왔고, 결국 심정지가 와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입건 전 조사종결(혐의없음) 처리한 사실, 사인미상 상병확인 자문회의에서 '망인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가슴을 부딪혀 발생한 심장 타박에 따른 부정맥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변사자조사결과보고서(갑 제9호증의 1)에는 '가슴 및 배 부위 특이손상 미식별. 기타 전신에 걸쳐 외력이 작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손상 등은 미식별. 변사자는 가슴에 통증을 느끼고 쓰러져 얼굴에 손상을 입었다 언동하였으며 ··· 피하출혈(쓰러지면서 생긴 손상 추정) 외 특이손상 미식별되는 점. 가슴부위 및 양측 팔 병원 의료처치흔 외 신체 전신에 특이손상은 미식별되는 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망인을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하여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은 구급활동일지에 '공공근로작업 중 호스에 걸려 앞으로 넘어진 것 같다하며 ··· 안면부 멍자국 비출혈 찰과상 보이며 ··· 신고자 말에 의하면 사고상황은 보지 못했고, 멀리서 눕는 모습을 보고 현장 와보니 이런 상태였다 함.'이라고 기재한 사실(갑 제4호증의 2), K단체의 위원은 '외상으로 인한 외부상처가 저명하지 않고, 외상 혹은 넘어지는 사고로 인해서 발생한 심한 흉부 충격이라면 변사자가 움직여서 정자로 이동하는 행동을 하기가 어려움. 외상의 흔적이 검시 결과에 없었던 점. 환자의 검시 중 사진에서 흉부의 직접적 외상이 보이지 않음.'을 근거로 망인의 사망이 외상이 아닌 내적 요인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힌 사실(을 제2호증)이 인정된다.
게다가 G, H, I, J 등은 망인으로부터 '넘어져서 호흡이 안 된다.'라는 말을 들었을 뿐, 망인이 넘어지면서 가슴을 충격당했는지 보지 못했고, G 등은 전문적인 의학적 식견 없이 망인의 사망 원인을 추측하여 진술한 것에 불과하며, 경찰 수사관 역시 그러한 진술을 그대로 취신하여 불입건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법원의 감정의는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대하여 '흉부에 심한 외상 때문에 발생할 만한 흔적이나 검시 소견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검사 중 사진 상으로도 흉부의 직접적 외상이 보이지 않는다. 망인의 경우 사망에 이를 정도의 심장 타박, 즉 심장 둔상의 소견으로 흉부의 강한 압박을 추정할 수 있는 검시 소견을 보이고 있지 않다. 구조 당시 망인의 신체 상태는 넘어지면서 다친 코/입 출혈과 안면부 찰과상을 보였으나 심정지는 넘어져서 발병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원인 미상 내인성 심정지라 판단된다. 객관적으로 추정되는 사망 원인은 육안상의 검시 소견이 아니라 부검이 시행되어야만 ··· 파악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라는 소견을 밝혔는데, 이러한 소견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자의적이라고 보아 배척할 만한 별다른 이유가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위 3)항 기재 사실만으로는 망인이 작업 중 넘어져 흉부를 강하게 압박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 원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백송이 김종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