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전국에 총 16개의 본 · 지사를 두고 있는 감정평가법인으로 2000. 5. 19. 합명회사에서 주식회사로 변경되었다. 원고 소속 감정평가사들은 원고 주식을 보유한 감정평가사(이하 '주주 감정평가사'라 한다)와 그렇지 않은 감정평가사로 구분되고, 주주 감정평가사 중 일부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이사, 감사로 선임되어 법인등기부에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다(이하 등기임원인 주주 감정평가사는 '등기 주주평가사'라 하고, 그렇지 않은 주주 감정평가사를 '미등기 주주평가사'라 한다).
피고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하 '장애인고용법'이라 한다) 제43조 제1항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고용노동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원고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2021년도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신고 · 납부하였으나, 피고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부담금을 재산정하여 2025. 2. 3. 원고에게 장애인고용법 제33조 제7항 제1호, 제35조 제1항에 따라 2021년도 장애인고용부담금 81,174,800원과 가산금 8,117,480원을 추가로 징수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 소속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부존재하여 위법하다(이하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이라 한다).
피고는 원고 소속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2019. 12. 4. 원고에게 '2016년도분 장애인 고용부담금 조사 결과 및 추가 징수 안내'공문을 보낸 적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이하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주장'이라 한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장애인고용법상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제2조 제5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4, 12, 14, 38, 41 내지 4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소속 미등기 주주평가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러한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2000. 12. 31. 기준으로 원고 소속 감정평가사 총 28명 중 등기 주주평가사는 8명, 미등기 주주평가사는 19명이었던 반면, 2021. 12. 31. 기준으로 원고 소속 감정평가사 총 202명 중 등기 주주평가사는 11명, 미등기 주주평가사는 154명이었다. 즉, 2021. 12. 31. 기준으로 원고 소속 감정평가사 중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6%에 이르렀고,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2021년 이전까지 미등기 주주평가사와 '근로계약서'만을 작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이하 '감정평가법'이라 한다) 등이 감정평가법인의 소속 감정평가사가 반드시 주주일 것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주주로서의 지위와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지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주주 지위에서 주주총회 의결사항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근로자 지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미등기 주주평가사는 2023년 이전까지 일반 직원과 함께 '직원'으로 불리며 인사규정(갑 제41호증), 복무규정(갑 제42호증), 보수규정(갑 제43호증)의 적용을 받았으며, '임원'으로 불리며 복무규정, 임원보수 규정(갑 제44호증)의 적용을 받았던 등기주주평가사와 구별되었다. 미등기 주주평가사는 인사규정에 따라 근무성적 평정 및 징계의 대상이 되었고(제28조 제1항, 제39조), 보수규정에 따라 고정된 본봉, 직책수당, 업무수당 등을 지급받고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었다(제12조, 제13조, 제22조).
원고의 정관 제39조 제1항은 업무의 중요사항이 (등기된) 이사로 구성된 이 사회의 결의사항이라고 정하고 있다. 원고가 제출한 주주간담회 참여자 명단(갑 제34호증의 1 내지 4, 35, 36호증)은 모두 2024. 2. 23. 이후에 작성된 것일 뿐만 아니라, 이사회가 주주간담회의 결과에 구속된다고 볼 만한 뚜렷한 근거가 없는 이상, 미등기주주평가사들이 원고의 주요 경영사항의 결정에 관여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④ 감정평가법인은 감정평가법 제25조에 따라 감정평가의 주체로서 부담하는 성실의무로서 소속 감정평가사에 대한 관리 · 감독의무를 부담하고(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0두41689 판결 참조), 이를 소홀히 하여 성실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감정평가법 제32조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제재조치를 받을 수 있으므로, 원고가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적어도 일정한 수준의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있음은 분명하다.
설령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의 업무 대부분이 직접 수주한 감정평가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미등기 주주평가사에게 보다 폭넓은 권한을 부여하여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주하도록 함으로써 이익 증진을 도모한 원고의 사업형태에 기인하였을 뿐이지, 그 과정에서 원고의 일정한 지휘 · 감독조차 받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원고가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이 수행하는 개개 사건의 업무수행 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해서까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 · 감독을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전문적인 지식 · 기술 등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감정평가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일 뿐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지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의 출 · 퇴근시간을 기록하였고,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은 복무규정 제4조 제3호, 제7호에 따라 근무시간을 준수하고 상급자의 정당한 직무상 지시에 따를 의무가 있었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에 대하여 근태관리 등이 다소 느슨하게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기본적인 지휘 · 감독 하에서 일정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개별 업무를 처리하는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의 업무수행에 관한 자율성과 편의를 보장하여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인사관리나 복무에 관하여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인사규정에 따라 평정, 징계 등의 조치가 이루어질 여지는 언제나 있었다.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0두8684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원용하는 피고의 '2016년도분 장애인 고용부담금 조사 결과 및 추가 징수 안내' 공문(갑 제39호증)에는 원고의 장애인 고용의무인원과 장애인 근로자 수 및 그에 따른 부담금과 가산금의 추가 징수액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므로,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순주(재판장) 송연정 김영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