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1. 22. 선고 2025구합53723 판결

2021년도분 장애인고용부담금 추가징수 처분 등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전국에 총 17개의 본·지사를 두고 있는 감정평가법인으로 2001. 6. 29. 합명회사에서 주식회사로 변경되었다. 원고 소속 감정평가사들은 원고 주식을 소유한 주주 감정평가사와 그렇지 않은 감정평가사(책임평가사, 소속평가사, 수습평가사)로 구분되고, 주주 감정평가사 중 일부는 법인등기부에 대표이사, 이사, 감사 등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다(이하 등기임원인 주주 감정평가사는 '등기 주주평가사'라 하고, 그 외의 주주 감정평가사를 '미등기 주주평가사'라 한다).

나.

원고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2021년도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신고·납부하였으나, 피고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부담금을 재산정하여 2025. 2. 3. 원고에게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33조 제7항 제1호, 제35조 제1항에 따라 2021년도 장애인고용부담금 65,968,200원과 가산금 6,596,820원을 추가로 징수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8, 25, 3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상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제2조 제5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다가 갑 제9, 14 내지 19, 22 내지 27, 32 내지 37, 39, 44 내지 47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소속 미등기 주주평가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원고는 소속 감정평가사 전부에게 적용되는 인사규정, 복무규정, 상벌규정을 두고 있다. 즉 미등기 주주평가사 또한 원고 소속 감정평가사로서 위 각 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근무시간과 휴가·휴직 등에 관한 기본적인 인사복무기준을 준수하여야 한다. 전보, 파견, 징계 등 인사조치의 대상이 될 수도 있으며, 대표이사의 승인 없이는 자기 명의로 다른 사업을 영위하거나 겸직할 수도 없다(복무규정 제11조).

2)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은 다른 원고 소속 감정평가사와 마찬가지로 상사의 정당한 직무상 명령과 지시에 복종할 의무가 있고(복무규정 제4조), 원고 명의로 체결된 용역계약에서 정한 감정평가업무를 분배받아 수행하였다. 또한 원고는 심사운영규정에 따라 설치된 감정평가심사위원회를 통하여 감정평가의 방법이나 평가가격의 적정성 등 전반적인 사항을 검토하고, 해당 감정평가서를 반려하거나 담당 감정평가사에게 시정을 권고할 수 있다(심사운영규정 제6조, 제8조). 원고는 이것이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이하 '감정평가사법'이라 한다) 제7조에 따른 감정평가서 심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위 심사운영규정에서는 감정평가액 등 일정한 기준에 따라 본사 심사대상과 부의대상을 구분하는 등 감정평가사법령에서 정한 심사사항보다 더욱 세부적으로 평가대상을 분류하여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3)

원고는 인사규정 등의 내부 규정이 주주가 아닌 감정평가사에게만 적용되고, 미등기 주주평가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사규정을 비롯한 원고의 내부 규정은, 주주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전체 소속 감정평가사 전체를 적용대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미등기 주주평가사에 대하여 근태관리, 휴가 사용, 출장 등과 관련된 부분의 적용이 다소 느슨하게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기본적인 지휘·감독 하에서 일정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개별 업무를 처리하는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의 업무수행에 관한 자율성과 편의를 보장하여 주기 위한 것일 뿐으로 보이고, 인사관리나 복무에 관하여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위 각 규정의 적용을 근거로 평정,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할 여지가 남아있는 이상 2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인사규정, 복무규정, 상벌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된 것으로서 적용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4)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이 감정평가업무를 직접 수주하여 이를 수행하면서 원고 소속 감정평가사에게 임무를 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미등기 주주평가사에게 폭넓은 중간 관리자 권한을 부여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주하도록 함으로써 이익 증진을 도모한 원고의 사업형태에 기인하였을 뿐이지, 그 과정에서 원고의 지휘·감독이 아예 배제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원고가 미등기 주주평가사들이 수행하는 개개 사건의 업무수행 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해서까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전문적인 지식·기술 등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감정평가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일 뿐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지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5)

또한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직접 감정평가업무를 수주하여 이를 수행한 경우에도 직접 감정평가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종국적으로 해당 감정평가업무에서 발생한 이윤 또는 손실을 부담하는 것은 원고이고, 미등기 주주평가사에게는 업무수당이 지급되었을 뿐이다. 원고의 보수규정 제6조의2에서는 감정평가 유치 및 관리자에게 비용을 포함한 전체 평가수수료의 20% 범위 내에서 업무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되 10% 범위 내에서 이를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미등기 주주평가사에게 지급되는 업무수당은 근로의 일부인 회사 영업활동과 그에 따른 수주실적에 대한 대가로서 원고가 구체적으로 액수를 결정하여 지급되는 임금의 일종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독립적인 사업자 지위에서 이익을 분배받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6)

실제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3,900만 원 규모의 감정평가 용역계약을 수주하고 해당 업무를 수행한 사안에서, 원고 명의로 일용근로자를 채용하고 임금과 각종 조사비용 14,685,030원을 부담하였고, 용역비(수수료)도 원고에게 지급되었으며, 해당 미등기 주주평가사에게는 업무수당 명목으로 851만 원이 지급되었다. 원고는 위 업무수당을 산출함에 있어 공제되는 각종 비용은 미등기 주주주평가사가 부담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수수료에서 비용을 공제한 이익 24,314,970원 중 미등기 주주평가사에게 지급된 업무수당 851만 원보다 원고에게 귀속된 나머지 15,804,970원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 위에서 본 보수규정 제6조의2에서는 비용을 공제하지 않은 전체 수수료를 기준으로 업무수당을 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851만 원 또한 위 규정에 부합하는 금액인 점, 감정평가업무 수행 과정에서 비용이 수수료를 초과하는 경우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초과하는 비용을 직접 부담한다는 내용의 규정이나 관행은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갑 제24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자신이 수주한 감정평가업무에서 발생하는 이윤 창출 또는 손실 초대 등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7)

원고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손해배상등에 관한 서약서"(갑 제9호증)에 따라 재직 중 구성원이 행한 감정평가업무에 관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의무를 연대하여 부담하므로, 손실을 부담하는 주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서약서 작성 주체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아니라 소속 감정평가사 전원이고, 그 내용을 보더라도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는 정도의 취지일 뿐 원고 명의로 수행되는 감정평가업무의 경영상 손실까지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

8)

미등기 주주평가사는 보수규정에 따라 원고로부터 매월 급여로 450만 원의 기본급과 50만 원 이내의 감정평가사수당, 그 외 직무수당, 업무수당, 상여금 등을 지급받았는데, 그 금액의 고정성 등에 비추어 근로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강하다고 보이고, 이에 대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도 이루어졌다. 원고는 기본급이 상여금의 선급금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의 경영 사정에 따라 미등기 주주평가사에게 지급되는 업무수당이나 상여금이 조정된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업무수당과 상여금은 근로자에게도 지급될 수 있는 금원이고, 경영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지급된 기본급이나 감정평가사수당 등이 회수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제공받은 기본급 등이 독립사업자의 소득에 해당한다거나, 확정성·고정성 자체가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9)

감정평가법인의 업무집행은 기본적으로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감정평가사법 제29조 제13항, 상법 제393조 제1항). 원고의 이사회규정에서도 경영, 재무 등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을 이사회에 부의하여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경영을 위한 주요 의사결정은 등기 주주평가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이루어졌다고 보인다. 이 사 등 임원으로 등기되지 않은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이에 관여할 수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10)

원고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원고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며 경영에 참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주로서의 지위와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분리될 수 있는 것으로서 상호 양립 불가능한 지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근로자 지위와 구별되는 주주 지위에서 주주총회 의결사항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 지위를 부정할 수는 없다. 또한 원고는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참여하는 월례회의에서 이사회 결의내용에 관한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고 주장하나,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아닌 책임평가사가 월례회에 참석하여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규정만이 존재할 뿐(수습, 소속 및 책임평가사의 근무평가와 영입에 관한 규정 제19조 제1항), 정관을 비롯한 원고의 내부규정 어디에도 미등기 주주평가사가 참여하는 월례회의에서 이사회 결의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이사회나 월례회의만 개최된 날도 존재하고, 이사회와 월례회의가 같은 날 개최되었더라도 시각을 달리하여 별개 회의로 진행된 것으로 보이며, 월례회의에서 앞선 이사회 결의를 추인 내지 승인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월례회의에서 이사회 의결사항에 관하여 일부 논의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사회가 월례회의 의견에 구속된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는 이상 이사들은 월례회의 의견을 단순히 참고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최종적으로는 위와 같이 월례회의 의견을 참고한 이사들이 고유의 권한과 책임 하에 이사회에서 의결한 바에 따라 원고의 주요 업무집행 사항이 결정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영(재판장) 문지용 고철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