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 회사'라 한다)는 음식점업 등을 목적으로 한 회사이고, 원고 B은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된 사람이다.
피고는 원고 회사와 각 근로계약을 체결(각 계약서에는 원고 회사의 대표로 원고 B이 기재되어 있었다)하고 조리사, 주방보조, 홀서빙 업무를 수행하다 퇴직한 C, D, E(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의 미지급 임금 간이대지급금 지급청구(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제5호의 '체불 임금 등 ·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받아 청구하는 임금채권보장법 시행규칙 제5조 제2항에 따른 미지급 임금의 간이대지급금 지급 청구)가 있자, 2025. 4. 18. 각 근로자에게 7,000,000원씩 총 21,000,000원을 간이대지급금으로 지급하였다. 이후 피고는 2025. 7. 7. 원고 회사에게 위와 같은 간이대지급금 지급 사실을 통지하였다.
피고는 2025. 6. 13. 원고 B에게,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8조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21,000,000원의 체불 임금 간이대지금금을 2025. 6. 27.까지 피고에게 납부할 것을 고지하였는데, 그 납입고지서에는 사업장명이 원고 회사로, 사업주가 원고 B으로 기재되어 있었다(이하 '이 사건 납입고지'라 한다). 이 사건 납입고지는 그 무렵 원고들에게 송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피고의 본안전 항변 요지
이 사건 납입고지는 피고가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을 대위취득한 채권자의 지위에서 민사상 채권을 행사한 것으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행정처분이라 함은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청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등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두15863 판결 등 참조).
행정청의 어떤 행위를 행정처분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는 추상적, 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의 내용 및 취지와 그 행위가 주체·내용·형식·절차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로 행정처분으로서의 성립 내지 효력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439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납입고지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을 대위 행사한다는 민사상 최고 또는 통지에 해당할 뿐,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대상적격을 흠결하여 부적법하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다.
이 사건에 적용되는 임금채권보장법은 제8조에서 '고용노동부장관(같은 법 제27조에 따라 권한을 위탁받은 피고)은 사용자에 대한 체불 임금 청구권을 가진 근로자들에게 이 법에 따른 대지급금을 지급하였을 경우 그 지급액의 한도에서 그 근로자가 해당 사업주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등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대위한다'라고 정하고 있을 뿐, 위 조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또는 피고)이 사업주를 상대로 체불 임금 채권을 대위하여 행사하였음에도 이에 사업주가 응하지 않을 경우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이를 징수할 수 있는 강제 징수 절차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 않다[오히려같은 법 제16조는 부담금이나 징수금의 납부 및 징수에 관하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징수법'이라 한다)의 일부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한 것과 다르게, 제8조와 같은 대위변제금의 회수에 관하여는 이러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납입고지는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위 법에 따른 권한을 위탁받은 피고가 대위채권자로서 원고에게 자신의 사법적(私法的) 권리를 행사하는 수단에 불과할 뿐, 이를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법상의 행위라거나 그 고지로 인해 당사자 사이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이처럼 현행 임금채권보장법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사용자에게 체불 임금대지급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강제적 절차가 없어, 개정 임금채권보장법(2025. 11. 11. 법률 제21137호로 일부 개정되어 2026. 5. 12. 시행 예정인 것, 이하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이라 한다)은 제8조의2를 신설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체불사업주를 대신하여 근로자에게 체불 임금 등을 지급한 후 체불사업주로부터 대지급금 변제금 회수 시 해당 사업주에게 그 변제금을 납부할 것을 통지하도록 하고(제1항), 그 변제금의 '징수'에 관하여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상의 연체금의 징수 · 징수금의 통지 및 독촉 · 국세체납처분절차 등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고(제2항), 개정 임금채권보장법 부칙 제3조는 위 준용규정은 개정 법 시행 전 지급된 대지급금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고 정하고 있다.<1>그러나 이러한 법 개정 전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대지급금을 지급하였고 원고에게 이 사건 납입고지를 하였던 점, 변론종결일 현재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이 시행되지 않은 점, 이 사건 납입고지서가 관계 법령의 개정 또는 이에 따른 강제 징수 절차를 예정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오히려 이 사건 납입고지서에서는 아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민사상의 절차만을 예정하고 있었다]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납입고지를 미래의 행정청의 강제 징수 등 처분절차의 일환으로 볼 수는 없고(피고가 이 사건 납입고지 및 납입고지에서 정한 변제일 이후 원고에게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징수 처분을 전제로 한 별도의 통지를 한 사실도 없다), 이 사건 납입고지가 개정 법에 따른 피고 등의 강제 징수 권한을 예정한 공법상 행위에 해당하여 처분성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납입고지서에는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8조가 근거 법령으로 기재되어 있고, 대위변제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그 회수를 위한 법적 절차로 임금 등 대위 청구권 행사와 같은 민사상의 절차만을 예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들로서도 이 사건 납입고지의 의미가 '피고가 임금채권보장법이 정한 대위 규정에 따라 채권자로서 그 채무의 이행을 최고하는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박창현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