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전자결제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① 주소지(이하 '본사'라 한다)에서 근로자 151명을 고용하여 전자결제와 관련한 영업 · 가맹계약 · 서비스개발 및 지원 ·IT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고, ② 서울 금천구 B(이하 '쟁점사업장'이라 한다)에서 근로자 10명을 고용하여 전자결제대행 서비스 중 발생한 미납채권을 추심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원고는 당초 본사에 관하여만 사업종류를 '정보처리 및 기타컴퓨터운용관련사업'(산재보험료율 6/1,000)으로 하여 산재보험관계 성립신고를 하였고, 그에 따라 산재보험료를 납부하여 왔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5. 4.경 쟁점사업장에서도 근로자들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여, '본사 및 쟁점사업장이 장소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각 사업장에서의 재해발생 위험도가 상이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25. 5. 23. 직권으로 쟁점사업장의 사업종류를 '사업서비스업'(산재보험료율 8/1,000)으로 분류한 후 본사와 분리하여 산재보험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처리하고, 쟁점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10명을 본사에서 쟁점사업장으로 전근처리하였다.
쟁점사업장 소속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산재보험료율이 6/1,000에서 8/1,000으로 높아지게 됨에 따라 참가인은 2022. 1.~2025. 5.의 산재보험료를 다시 산정하여 원고에게 산재보험료 부족액을 부과하기로 결정하였고, 피고는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약칭: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6조의9 제3항, 제4항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2025. 6. 20. 산재보험료 8,737,760원 징수처분을, 2025. 7.21. 산재보험료 6,658,190원 징수처분을 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을나 제1, 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본사 및 쟁점사업장이 장소적으로 분리되어 있긴 하나 모두 원고가 운영하는 사업장으로서 원고의 전자결제대행업을 위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재해발생의 위험도도 공유한다. 따라서 본사 및 쟁점사업장은 단일한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쟁점사업장을 본사와 분리하여 별도의 사업종류를 적용시키고 높은 산재보험료율을 적용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련 규정 및 법리(관련 규정 원문은 별지와 같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3조 제5항 제1호에 의하면,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산재보험료는 그 사업주가 경영하는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개인별 보수총액'에 '같은 종류의 사업에 적용되는 산재보험료율'을 곱한 금액을 합한 금액으로 한다. 고용 산재보험료징수법 제14조 제3항, 그 시행규칙 제12조에 의하면, 산재보험료율은 재해발생의 위험성과 경제활동의 동질성 등을 기초로 분류한 사업 종류별로 구분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이러한 위임에 따른 「2025년도 사업종류별 산재보험료율」(고용노동부 고시)은 개별 사업장에 적용될 사업종류 · 사업세목을 예시하고 있는데, '정보처리 및 기타컴퓨터운용관련사업'(산재보험료율 6/1,000)에는 소프트웨어 자문개발및 공급 업무, 데이터베이스 업무 등이 포함되고, '사업서비스업'(산재보험료율 8/1,000)에는 콜센터 업무 등이 포함된다.
산재보험관계의 적용단위가 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란 일정한 장소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단일하게 조직되어 계속적으로 행하는 경제적 활동단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장소적 분리 여부는 산재보험관계 적용단위로서의 독립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우선적인 기준이다. 다만 사업에 수반되는 업무상 재해의 위험 정도에 따라 사업주 간 보험료 부담이 공평하여야 하는 산재보험제도 고유의 특수성과 법의 취지를 고려하면, 비록 장소적으로 분리된 복수의 경제적 활동단위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동일한 사업주가 운영하는 경우에는 각 조직의 규모, 업무의 내용 및 처리방식 등을 종합하여 각 단위별 경제활동의 내용이 보험가입자의 최종적 사업목적을 위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지, 장소적 분리가 독립된 별개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두어야 할 업무상 필요성에서 기인한 것인지, 각 경제적 활동단위가 전체적으로 재해발생의 위험도를 공유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하여 독립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두5176 판결 참조).
판단
쟁점사업장이 본사와 장소적으로 완전히 떨어져있다는 점과 함께 갑 제3~5, 9호증, 을나 제5, 6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본사 및 쟁점사업장은 서로 독립한 사업장에 해당하고 산재보험료율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업종류도 다르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쟁점사업장을 본사와 분리한 후 쟁점사업장에 관하여 높은 산재보험료율을 적용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본사의 근로자들은 원고의 주된 사업인 전자결제대행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데, 구체적으로 가맹점 확보 및 가맹계약 체결, 원활한 서비스 제공, 관련 소프트웨어의 개발 · 지원 등 사업에 필수적인 영업활동이나 기술적 운영업무를 담당한다. 본사의 업무는 전자결제대행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단일한 목적을 위하여 상호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어, 그중 일부라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않을 경우 원고의 사업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반면 쟁점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전자결제대행 과정에서 발생한 미납채권을 회수하는 업무를 수행하는데, 이는 전자결제대행 서비스의 영업이나 기술적 운영과는 그 내용과 성격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단순한 채권추심업무에 불과하다. 채권추심 업무가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않는다고 해도 원고의 전자결제대행 서비스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되는 것도 아니다[원고의 연간 매출액(2,250억원~2,395억원)에 비하여 채권추심액은 매년 3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쟁점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채권추심업무는 대부분 전화를 이용하여 납부를 독촉하는 일종의 '콜센터'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므로, 본사의 영업활동이나 기술적 운영업무의 처리방식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쟁점사업장의 채권추심업무가 원고의 전자결제대행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채권추심업무는 전화 등을 이용하여 사무실에서 수행할 수 있으므로 기본적인 공간과 설비만 갖추면 충분하고 별도의 특수한 시설을 요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원고는 콜센터 아웃소싱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 ㈜C과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C이 마련한 별도의 장소(쟁점사업장)와 설비를 이용하여 채권추심업무를 하였다. 이러한 장소적 분리는 업무상 필요 또는 공간 · 시설의 제약 때문이라기보다는 채권추심업무를 본사와 분리하여 운영하려는 원고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조직도에 의하면, 대표이사 산하에 3본부(경영기획, IT, 신사업), 6실(사업1, 사업2, 경영지원, RM, 결제개발, 서비스개발)이 있고, 본부 · 실 산하의 각종 팀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전자결제대행 서비스 업무 등을 수행하며, 이들은 모두 본사에 근무한다. 반면 쟁점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출산 · 육아로 인한 비가동 근로자, 기사 · 미화 · 총무지원 담당 기간제근로자와 함께 대표이사 산하가 아닌 별개의 조직(기타)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는 원고 스스로도 쟁점사업장을 본사와 구분되는 별개의 사업장으로 관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쟁점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채권추심업무는 전화를 통하여 전자결제대금 미납자에게 납부를 독촉하는 업무로서, 그 성격상 상대방과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으므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수반되는 이른바 '감정노동'의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일반적인 영업 또는 사무직 업무에 비하여 정신적 · 심리적 부담으로 인한 재해발생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본사 및 쟁점사업장의 근로자가 재해발생의 위험도를 공유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방민우 박소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