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배우자인 망 B(C생, 이하 '고인'이라 한다)은 석재가공업무 등을 수행한 사람으로 2023. 4. 26.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2023. 10. 10.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4. 12. 19. 고인에게 '특별진찰 결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되나,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석공 및 석재가공업무 종사기간이 비교적 짧고 주장하는 이력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한 점, 장기간의 흡연력에 의한 개인적 소인이 작용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 등을 토대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고인은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5. 5. 15. 고인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고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재심사를 청구하였고, 고인이 2025. 6. 28. 사망하자 고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고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다.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5. 12. 12. 원고의 재심사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고인이 2007년부터 2023년까지 기간 중 약 6년 5개월 동안 석재가공업무에 종사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고인은 1985년부터 1994년까지 'D'에서, 1995년에서 2002년까지 'E'에서 석재가공업무를 수행하였음이 각 사업주의 사실확인서로 확인되고, 고인이 2005년 문화재 수리기능자 자격을 취득하였으므로그 이전부터 석공으로 일하면서 상당 기간 경력을 쌓아 왔음을 추단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고인은 적어도 20년 이상 석공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고인이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을 제1, 2,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과 고인의 업무 수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고인의 고용보험 일용근로내역, 국세청 소득자료 등을 토대로고인이 2007년부터 2023년까지 기간 중 약 6년 5개월 동안 석재가공업무를 수행하였음을 확인하였는바, 고인의 분진 등 노출 가능성 자체는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6년 5개월의 근무기간만으로는 고인이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정도로 다량의 분진에 노출되었다고 추정하기 어렵고, 피고가 확인한 위 기간을 초과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고인의 근무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원고는 고인이 피고가 인정한 기간 이전에도 석재가공업무를 수행하였다는 내용의 경력증명서(갑 제5호증의 1, 2)를 제출하였으나,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경력증명서의 기재내용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D의 사업주였다는 F 명의의 경력증명서는 '고인이 1985년부터 1994년까지 D에서 석재가공업무에 종사하였다'는 내용이나, D이 위 기간 중에 실제 운영되던 업체였는지, F이 D의 실제 사업주였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원고가 제출한 F의 배우자 G 작성의 사실확인서 등만으로는 위 경력증명서를 F이 작성하였는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고인이 1995년부터 2002년까지 E에서 석재가공업무에 종사하였다'는 내용의 경력증명서의 경우, E의 사업주인 H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E의 사업자등록일은 1999. 10. 17.로서 위 경력증명서상 고인의 근무기간과 일치하지 않는다.
고인은 2017. 11. 24.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을 진단받고 2018. 1. 4.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는데, 당시 고인이 피고에게 제출한 재해발생경위서에는 '2009년경부터 석재가공업무를 시작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피고의 소음성 난청 관련 직업력 조사과정에서 고인은 석공 또는 석재가공업무 근무력과 관련하여 D을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당시 피고의 직업력 조사과정에서 작성된 고인의 2018. 2. 28.자 사실확인서에는 'E에서 약 2년 동안 근무하였다. 사업주 H과 통화하였더니 약 10년 전에 근무했던 것 같다고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피고는 당시 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고인이E에서 2007. 3.경부터 2008. 7.경까지 기간 중 약 5개월 동안 석재가공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조사하였다).
고인이 2005년경 취득한 문화재수리기능자 자격은 별도의 경력조건 없이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보이는바, 위 자격 취득만으로 고인이 위 자격 취득 전부터 장기간 석공으로 일하였으리라고 추단하기에 부족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흡연, 직업적 노출, 연령, 대기오염, 호흡기 감염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고,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는 흡연인데, 고인은 건강검진문진표상 30년 동안 하루 20개비의 장기간 흡연력이 확인된다. 또한 고인은 이 사건 상병 진단 당시 만 74세로 이 사건 상병이 호발할 수 있는 연령이었다. 고인의 흡연력, 발병 당시 연령 등을 고려하면, 고인에게 약 6년 5개월의 업무상 분진노출이력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상병이 고인의 업무와 관련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상병과 고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