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판결

수원고등법원 2021. 6. 23. 선고 2020노896 판결

2020

주문

제1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에 관한 부분과 제2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년 6개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7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원심은 피고사건 부분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항소하였으므로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에 대하여는 상소의 이익이 없다. 따라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8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제1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과 제2원심판결에 한정되고, 제1원심판결 중 부착명령청구사건 부분은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제1원심판결

피고인이 손녀인 피해자 B(가명)를 껴안고 뽀뽀하고 피해자를 안아주다가 피해자가 평소와 달리 몸이 뜨겁게 느껴져 성기 부분을 만져본 사실은 있으나 추행의 고의는 없었고, 제1원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키스를 하거나 피해자의 항문을 만지거나 피해자의 음부를 핥는 등으로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제1원심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피해자의 진술 등을 근거로 피고인이 친족관계인 13세 미만의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제1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나)

제2원심판결

제2원심판결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 근로자들 중 S, U, V은 R 주식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위 3명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도 유죄로 인정한 제2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제1, 2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각 형(제1원심: 징역 6년 등, 제2원심: 징역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제2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직권판단

피고인은 제1, 2원심판결 모두에 대하여, 검사는 제2원심판결에 대하여 각 항소하였고, 이 법원은 위 각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에 대한 제1, 2원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제1, 2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존재하더라도 제1, 2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4.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제1원심판결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도1335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등 참조).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제1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피해자의 진술을 비롯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제1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강제로 추행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제1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①

피해자는 사건 당일인 2020. 8. 17. AT센터에서 자신이 경험한 피해사실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였다. 피해자의 진술 내용은 전체적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진술하기 어렵다고 보일 정도로 대단히 구체적인 데다가, 달리 피해자에게서 허위 진술의 동기를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그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게다가 피해자는 당시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만 8세의 아동으로, 구체적인 성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으므로, 직접적인 경험 없이 위와 같은 내용을 꾸며 거짓의 진술을 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아동진술분석전문가 AU도 피해자의 진술을 분석한 뒤 그 진술이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②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직후 곧바로 자신의 어머니에게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엄마 언제 와?”, “빨리 와”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어머니가 집에 도착한 다음 피고인이 집을 나가자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며, 피해자의 어머니가 이를 피해자의 아버지에게 알려 112신고를 하게 되었는바, 피해자가 이 사건을 신고하게 된 경위에 특별히 부자연스럽거나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③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손녀가 품 안에 오기에 자연스럽게 안아서 무릎에 앉혔다, 그러고 있는데 손녀가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고는 저도 모르게 성욕이 좀 생겼다, 그러면서 손녀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서 음부를 만졌다”고 하고 있고, 사건 당시 피해자가 입고 있던 옷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의뢰회신결과에 의하면 피해자의 팬티 앞쪽 부위 겉면 및 안쪽 면을 닦아 실험한 결과 피고인과 동일한 남성 Y-STR 디엔에이형이 검출되었다.

④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당시 손녀인 피해자에게 단순히 애정표현을 하려는 의도였다거나 또는 피고인이 주관적으로 막연하게 자신의 행위가 추행에 이르는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하더라도,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하는바(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참조), 그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를 한 이상 피고인의 주관적인 행위에 대한 인식이나 의도와 무관하게 피고인의 행위는 추행행위에 해당한다.

신빙성 있는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의 행위 태양,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이 만진 피해자의 신체 부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조손간에 보일 수 있는 단순한 애정표현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으로 객관적으로 보아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고, 이는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피해자의 나이, 추행행위의 태양과 정도, 당시 피해자의 반응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은 피해자를 상대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할 경우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여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에게는 강제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

나.

제2원심판결에 관한 판단

제2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S은 2019. 2. 11.부터, U, V은 같은 달 10.부터 피고인이 운영하는 R 주식회사에서 근무하였고, 그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이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제2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①

당초 S, U, V은 각 피고인이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AL의 근로자로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S은 2019. 1. 2., V은 2018. 12. 17., U은 2018. 11. 1. 각 주식회사 AL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9. 1. 28.경 주식회사 AL 소속 근로자들에게 주식회사 AL를 같은 달 31.자로 폐업할 예정이며 같은 달 29.부터 휴업할 것이므로 전 임직원의 회사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이에 따라 S, U, V은 2019. 1. 28.경까지만 인천 남동구 AV AW동에 소재한 주식회사 AL로 출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S, U, V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면, 위 3인은 주식회사 AL에서 근무하던 중 피고인이 다른 곳에 회사를 새로 설립할 테니 그쪽으로 옮겨서 일을 하자고 제의하여 2019. 1. 말까지만 주식회사 AL로 출근하고 구정 이후인 2019. 2. 10. 내지 같은 달 11.경부터는 군포시 P에 있는 새로운 사무실로 출근하여 설비 주문 및 집기 정리 등의 기초작업을 하였다고 한다. R 주식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 및 사업자등록증에 의하면, 위 회사는 군포시 P건물 Q호를 소재지로 2019. 2. 11. 개업하였고, 같은 날 법인설립등기를 신청하여 위 S, U, V의 진술에 부합한다.

5.

결론

원심판결들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제1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 제2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들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