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피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거나 새로 주장하는 부분에 관한 판단을 아래 제2항과 같이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로 판단하는 부분
이 사건 각 노사합의가 이 사건 단체협약과 다른 별도의 단체협약으로서 선정자들에게 효력을 미치는지 여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이 사건 단체협약(2015. 10. 27.자)과 달리 피고가 파산을 신청한 상황에서 체결된 것으로 그 적용 범위가 전체 근로자임을 명시하고 있고 피고의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 근로자 반수 이상에 적용되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단체협약과는 다른 별도의 단체협약임을 전제로, 2급 이상의 직급을 가진 선정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을 배제하는 조합원 자격조항(이 사건 단체협약 제3조)을 적용하여 이 사건 각 노사합의의 효력을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정하고 있는 급여, 상여금 및 복리후생비 등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일부 포기, 지급시기 유예 등을 그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② 이 사건 각 노사합의 당시 선정자들과 같은 비조합원에게 임시적으로나마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였다거나 이 사건 각 노사합의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주장 취지와 같이 이 사건 각 노사합의에 한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제3조의 조합원 자격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의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각 노사합의가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 선정자들에게 효력을 미치는지 여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선정자들을 비롯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그 불이익한 변경에 대다수의 근로자가 동의하였으므로, 선정자들에게도 효력이 미친다고 주장한다.
판단
이 사건 각 노사합의로 취업규칙의 변경이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소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나(대법원 1992. 2. 28. 선고 91다30828 판결,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법에 의하면 단체협약은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협정으로서 서면으로 작성하여 노사 쌍방이 서명날인하여야 하고, 유효기간에 있어서 일정한 제약이 따르며,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원 이외의 자에 대하여는 그 규범적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고, 이에 비하여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누5421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노사합의만으로 피고의 취업규칙의 변경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으로서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지, 그 자체로 바로 비조합원들을 포함한 피고의 전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볼 수는 없다.
취업규칙은 사업장 내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을 집단적·획일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규범을 말하므로 피고의 취업규칙의 변경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신고)가 정하는 기재사항을 변경하였어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30516 판결 등 참조), 기록상 피고가 이 사건 각 노사합의의 내용대로 임금 등의 지급에 관한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을 개정하였다고 볼만 한 자료가 없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7. 1. 25.자 노사합의에서는 당해 연도의 상여금의 액수 및 그 지급시기를 조정하였다가, 2018. 3. 8.자 노사합의에서는 피고의 매출 발생 시 정해둔 순위에 따라 퇴직연금, 급여, 복리후생비, 상여금을 지급하되 회계결산 후 손익을 고려하여 반납한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를 우선순위에 따라 보전하기로 하였고, 2018. 4. 17. 이후의 노사합의부터는 정액임금인 '한계임금'을 정해 지급하기로 하면서 그 '한계임금'의 액수는 합의시마다 다르게 정하기도 하였다. 이에 비추어 이 사건 각 노사합의는 피고의 경영악화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경영이 정상화할 때까지의 한시적·임시적 조치로 이루어진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의 협약에 불과해 보일 뿐이다.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보더라도 유효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는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모으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18322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각 노사합의를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내용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는 선정자들과 같은 비조합원들에게 미치기 위해서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비조합원들에 대하여도 이 사건 각 노사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이 설명되어야 하고 사용자인 피고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사를 표시할 기회가 제공되었어야 한다고 보인다.
살피건대, 갑 제4, 7, 14, 15, 17호증, 을 제17, 18, 2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노사합의가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이 변경된 경우라고 보더라도 그 유효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각 노사합의의 협의 주체는 이 사건 노동조합이었으므로 2급 이상 관리직인 근로자들은 안건 상정이나 협의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표명할 기회가 없었다.
비조합원들 중 상당수가 2017년부터 피고에게 해당 노사합의의 취지에 따른 '임금반납 동의서'를 제출하여 왔다. 그러나 피고는 그 과정에서 노사합의의 결과를 공고한 후 업무시행서의 회람을 통해 비조합원들에게 임금반납동의서의 제출을 일방적으로 요구하였을 뿐, 그 동의서를 받기에 앞서 비조합원들에 대하여 노사합의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근로자들 사이에 의견을 교환하도록 할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피고는 2018. 3. 28. 임금반납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근로자들에게는 계속경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공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후 임금반납 동의서를 제출 여부를 점수화하여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으로 삼기도 하였다.
이에 선정자들을 비롯한 비조합원들 일부는 2019. 4. 3. 임금반납 비동의서를 제출하여 2019. 3. 8.자 노사합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기도 하였다.
소결
결국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각 노사합의가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 선정자들에게 효력을 미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신의칙 관련 추가 주장
피고의 주장
피고는, 선정자들이 피고에게 임금반납동의서를 제출함으로써 신의를 공여하였으므로, 이에 따라 피고의 선정자들에 대한 근로계약상 임금지급의무도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판단
신의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여기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4다27807 판결 등 참조).
을 제2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선정자 C, D, E이 2018. 3.경 2018. 3. 8.자 노사 합의에서 정한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 반납에 동의하는 임금반납동의서를 제출한 사실 등은 인정되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임금반납 동의서 제출을 강요하는 공지를 하거나 그 제출여부를 점수화하여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으로 삼은 바 있는 점, ② 이에 선정자들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임금반납 비동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선정자들이 피고에게 이 사건 소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피고가 그와 같은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의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형식(재판장) 나청 류희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