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선택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은 2017. 4. 24.자로 피고 산하 E해양수산청에 청원경찰로 임용된 사람들이다.
원고들이 임용될 당시에는 E해양수산청의 취업규칙에 청원경찰의 채용 전 경력의 근무기간 산입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으나, 이후 2023. 11. 8. E해양수산청의 취업규칙인 '청원경찰 관리 예규(이하 '이 사건 예규'라고 한다)'가 제정되었고, 이 사건 예규 제39조는 '청원경찰의 보수 산정 시의 경력 인정기준은 청원경찰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르며, 국가 · 지자체가 아닌 곳에서 경비 · 수위 등 청원경찰과 유사한 직무를 한 경우에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원고 B은 2012. 12. 26.부터 2016. 2. 18.까지 H 주식회사에서, 원고 C은 2005. 8. 16.부터 2017. 2. 16.까지, 원고 D은 2012. 10. 15.부터 2017. 4. 30.까지 각 주식회사 F에서 각 청원경찰과 유사한 직무로 근무한 경력(이하 '이 사건 경력'이라 한다)이 있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1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원고들의 주장 요지
E해양수산청은 원고들이 임용될 당시 이미 7명 이상의 소속 청원경찰들에 대해 민간업체에서 청원경찰과 유사한 직무를 한 경력(이하 '민간유사경력'이라 한다)을 반영하여 호봉을 획정하였고, 원고들도 이를 신뢰하여 E해양수산청에 민간경력 산입 요청서를 제출하였는바, E해양수산청 내부에는 민간유사경력을 호봉 획정을 위한 경력기간에 산입하는 관행이 존재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관행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각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
민간유사경력도 경력 기간으로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는 E해양수산청의 취업규칙인 이 사건 예규가 2023. 11. 8. 제정되었으므로, 위와 같은 이 사건 예규의 내용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각 개별 근로계약에도 적용된다.
한편, 원고들에게만 민간유사경력을 산입하지 않은 호봉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을 위반하여 민간유사경력을 산입한 호봉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들과 원고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라 또는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경력을 산입한 호봉에 따라 계산한 임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각 개별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기업의 내부에 존재하는 특정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기업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4. 2.27. 선고 2011다109531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5, 16호증, 을 제4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E해양수산청 소속의 청원경찰 중 I 주식회사(이하 'I'라 한다) 소속 특수경비원 경력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만 민간유사경력을 경력기간으로 인정하여 호봉에 반영하였을 뿐, 나머지 청원경찰 대부분에 대해서는 그러하지 아니한 점, ② 위 청원경찰 중 제1심 공동원고 A, 원고 B, J, K, L은 E해양수산청에 임용될 당시 민간유사경력을 경력 기간으로 인정받아 호봉이 획정되긴 하였으나, 이는 개별적인 합의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후에 피고가 위와 같이 획정된 호봉을 정정하였는바, 피고는 위와 같은 청원경찰들에 대해서도 민간유사경력을 경력 기간으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관행이 E해양수산청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E해양수산청의 취업규칙인 이 사건 예규가 2023. 11. 8. 제정되었고, 이 사건 예규 제39조는 '청원경찰의 보수 산정 시의 경력 인정기준은 청원경찰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르며, 국가 · 지자체가 아닌 곳에서 경비 · 수위 등 청원경찰과 유사한 직무를 한 경우에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예규는 E해양수산청의 소속 청원경찰의 민간유사경력도 경력 기간으로 인정하도록 정하고 있긴 하나, 해당 조항은 구체적인 경력 인정 절차나 경력환산율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내용을 정하고 있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 예규의 제정 · 시행만으로 '원고들의 이 사건 경력이 호봉 획정을 위한 경력 기간에 산입된다.'는 내용이 곧바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각 개별 근로계약에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나 원고들의 이 사건 경력을 경력 기간에 산입한다는 내용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각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 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 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여기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것을 뜻한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 및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사정을 기준으로, 급부의 실제 목적, 고용형태의 속성과 관련성, 업무의 내용 및 범위 · 권한 · 책임, 노동의 강도 · 양과 질, 임금이나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4두43288 판결 등 참조).
헌법 제11조 제1항 후문 및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헌법이나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들과 민간유사경력을 산입한 호봉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들(이하 '비교대상근로자'라고 한다)은 모두 E해양수산청 소속의 청원경찰로 그 업무에 있어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과 비교대상근로자는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는 점, ② 그럼에도 원고들은 호봉 획정에 있어 이 사건 경력을 경력 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한 반면, 비교대상근로자는 민간유사경력을 경력 기간으로 인정받아 호봉이 획정되었는바, 원고들과 비교대상근로자 사이에는 호봉 획정에 있어 차별적 처우가 존재하는 점, ③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비교대상근로자 대부분은 I 소속 특수경비원 경력을 가진 근로자이고, I는 E해양수산청과 경비 · 검색업무에 대한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I 소속 특수경비원은 E 해양수산청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 위 기관 소속 청원경찰과 M 내부에서 함께 근무하였는바, I 소속 특수경비원 경력은 사실상 E해양수산청 소속 청원경찰 경력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봄이 합리적인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I 소속 특수경비원경력이 있는 청원경찰에 대해서만 그 경력 기간을 인정하여 호봉을 획정하는 것은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선택적으로 추가한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상기(재판장) 나청 송유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