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B에 있는 의료법인 C D의원 대표로서 상시 2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보건업(병원)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1. 1.부터 2020. 1. 23.까지 근로한 E의 미사용연차수당 8,135,68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위와 같이 근로한 E의 퇴직금 88,821,21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이를 합산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에게 미사용연차수당이나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E는 의료법인 C D 의원(이하 “병원”이라 한다)과 기간 1년으로 된 2014. 1. 10.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매년 갱신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점, ② E는 2013. 11. 1.부터 2020. 1. 23.까지 병원에서 근무하였는데 병원의 직원 채용이나 주요 기자재 구입 등 자금 집행에 관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고 단지 의사로서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월 일정액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E과 병원 사이에 지분약정, 이익배당 등 동업으로 볼 만한 징표가 보이지 않는 점(매출액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약정은 문언 그대로 성과급일 뿐 이를 이익배당으로 볼 수 없다), ④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5. 25. ‘병원이 2020. 1. 24. E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한 해고임을 인정한다’는 판정을 하였고 당시 병원은 ‘E는 스스로 퇴사한 것으로 근로관계 종료는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등 근로자임을 전제로 다툰 것으로 보이고 2020. 7. 17. E과 병원은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한 점 등을 고려하면 E는 봉직의사(페이 닥터)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① 매년 작성된 근로계약서 임금 란에 ”E의 급여는 11,076,923원으로 하며(월 퇴직금 추산액 923,077원 포함 12,000,000원) 매월 임금 지급일에 정기 지급하고 월급여의 세부내역은 기본급 6,646,153원, 법정제수당 4,430,770원, 월 지급 퇴직금 923,077원으로 규정된 점, ② E는 6년 동안 근무하면서 근로계약서에 규정된 월 일정액의 포괄 임금 외에 월 지급 퇴직금이나 연차수당 등에 관하여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점, ③ 봉직의사의 경우 포괄임금제 계약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열악한 지위에서 불이익하게 체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비법률가인 피고인은 별도의 연차미사용 수당이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다고 믿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판결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남인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