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 12. 12. 선고 2023가단25047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C(C, 이하 ‘C’라 한다)는 미국 법인인 D.(이하 ‘D 본사’라 한다)의 완전 자회사로서 2004. 8. 12. 설립된 버뮤다국 법인이고, 피고는 C의 한국 내 자회사로서 기업컨설팅업,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2024. 9. 21. 설립된 법인으로(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 등기된 대표이사는 미합중국인 E이다.

나.

원고는 2013. 4. 29.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지사장(Korea Country Manager)으로 근무하다가 2023. 3. 31. 사직하였다.

다.

원고의 퇴직금 요청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2023. 4. 27.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 회사에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근거규정이 없다’라며 퇴직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라.

한편 피고 회사가 2013년경 원고에게 보낸 오퍼레터에는 ‘귀하는 회사의 판매수수료 제도에 참여할 자격이 있고, 수수료율 및 MBO는 귀하의 매니저가 회사의 정책 및 관행에 따라 귀하와 협의한 이후 결정됩니다, 입사 후 첫 1, 2분기에 대한 커미션은 각 분기에 상응하는 기본급여의 50%가 보장되며, 입사 후 3분기에 대한 커미션은 회사의 판매 수수료 제도에 따라 결정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었고, 원고는 피고회사로부터 매 분기별로 급여의 40~80%에 해당하는 인센티브<1>를 지급받아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피고 회사의 지사장이었지만 독립적인 위임사무 처리 권한이나 경영상의 결정 권한이 없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퇴직금 263,547,9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원고에게 기본적인 급여 외에 피고 회사의 영업수수료 계획 등 내부 규정에 따라 지급되는 분기별 인센티브를 받을 계약상 권리가 있음에도 피고 회사는 원고의 퇴직 전 2023. 1.경부터 3.경까지의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3개월간 원고의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 16,609,61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회사의 주장

1)

원고는 피고 회사의 지사장으로서 한국 내에서 이루어지는 피고 회사의 모든 사업 활동을 대표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별도로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도 없다.

2)

피고 회사에 인센티브의 지급 기준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고, 임직원의 상급자에게 특정 분기의 인센티브 지급 여부에 대한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어 반드시 지급하여야 할 대상도 아니다. 그런데 원고가 피고 회사의 사업활동 및 윤리규정을 위반하여 원고 가족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F을 피고 회사의 모회사인 C의 영업대리점으로 선정되게 하고 상당한 수수료 이익을 취함으로써 C에 손해를 입게 한 배임적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2023년 1분기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3.

퇴직금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원고의 근로자 해당 여부)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그리고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등 참조).

2)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3)

일반적으로 다국적기업은 국적이 다르고 법적으로 분리된 여러 기업으로 구성된 기업집단으로서의 특성을 지니게 되는데, 기업집단으로서의 다국적기업은 구성기업들의 대등한 연합체가 아니라 지배기업인 모기업이 기업집단의 정점에 위치하여 다국적기업에 대한 모든 사항을 총괄해서 결정하고, 종속기업은 지배기업인 모기업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되어 지배기업인 모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에 지배종속관계가 존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배기업인 모기업의 대표이사 등 임원들과 종속기업의 대표이사 등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 사이에도 지배기업과 종속기업의 지배종속관계가 투영되어 일정한 수준의 지휘·감독관계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하나의 기업 내에서의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지배종속관계와 유사한 면이 있으나 어디까지나 지배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의 기업 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지배종속관계라는 점에서 구별되어야 하고, 따라서 비록 종속기업의 대표이사 등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과 모기업 임원들 사이에 일정한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한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종속기업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을 종속기업의 근로자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3다2368 판결 및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12. 12. 21. 선고 2012나52795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기초사실 및 갑 제6, 10, 11,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5, 6, 12, 14, 15, 20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일반 근로자와 동일한 양식의 입사지원서를 작성하였고, 피고 회사의 사업 내지 경영 관련 업무(인사, 계약, 구매)를 대표이사인 E에게 보고하여 왔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 회사는 D 그룹의 반도체 사업 중 한국 내 ‘영업’ 부분을 담당하며 직접 또는 국내의 영업대리점, 판매대행사를 통해 국내 고객사를 개발, 유지․관리 및 D 그룹의 제품을 판매하여 왔는데,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E는 미국 본사의 수석부사장으로 D 그룹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이유로 한국에 상주하지 않았고, 그러한 이유로 국내에서 피고 회사의 영업을 총괄할 수 있는 사람에게 지사장 지위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2)

피고 회사의 조직은 FAE(고객사 기술지원, 8명), FSE(고객사 영업, 7명), CS/QA(고객 서비스, 3명 /불량관리, 2명)의 세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고가 지사장의 지위에서 위 각 부분을 총괄하였고, 상주하지 않은 대표이사 외에는 피고 회사에서 원고보다 높은 직책이 없었다.

3)

원고의 입사 당시 최초 연봉은 150,000,000원이었고(퇴직하기 직전인 2022년도의 연봉은 174,804,938원이었음), 그 외에 피고 회사로부터 제한조건부 주식 3,000주와 함께 매년 성과기반형 제한조건부 주식을 지급받았으며, 피고 회사 내 다른 임직원들에게 제공되지 않는 법인카드가 제공되었는바, 이러한 원고에 대한 처우의 수준이나 내용은 원고의 포괄적인 업무권한과 책임 등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4)

피고 회사가 원고의 출, 퇴근 시간에 대하여 따로 통제하였다거나 실질적인 근태관리를 하였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오히려 원고는 피고 회사 내 임직원들의 근태를 관리하고, 경리담당 직원으로부터 매월 임직원들의 경비 지출 내역을 보고받아 승인을 하고, 임직원들에 대한 성과평가를 하는 등 피고 회사의 재무와 직원의 채용 및 승진에 전반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6)

원고는 피고 회사의 사업 내지 경영 관련한 대부분의 업무에 관하여 D 본사 임원인 G에게 1차 보고를 한 후 2차적으로 피고 회사 대표이사인 E에게 최종 결재를 받는 형태로 계약 체결 및 수수료 결정 등과 관련한 구체적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E가 D 본사의 최고위급 영업담당 임원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원고가 필요한 범위에서 본사 임원과 경영사항에 대한 업무상 소통을 한 것으로 보이고, 이들로부터 일정한 정도의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지배기업과 종속기업간의 지배종속관계가 일부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인센티브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가.

계약상의 권리 또는 기대권의 존부

1)

입사 당시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교부한 오퍼레터에서 판매수수료 제도에 따라 결정된 인센티브 지급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던 사실, 피고 회사가 2022년도 12월까지 원고에게 분기별 인센티브를 지급하여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그러나 위에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피고 회사가 지급하여 온 인센티브가 미리 확정되어 있는 임금적 성격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② 피고 회사는 위 회사 및 D 본사 또한 판매수수료 제도의 내용, 영업목표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요율에 관한 명시적인 문서를 작성하거나 보유하고 있지 않고, 그 동안의 인센티브 지급 여부 및 액수는 원고의 개인 성과, 회사 매출 등의 경영 사정, 상급자인 E의 재량 판단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결정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③ 이에 따라 인센티브는 매 분기별 평가 결과에 따라 그 지급 액수가 달라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지급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원고가 매 분기 피고 회사로부터 인센티브를 지급받아왔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가 반드시 인센티브를 지급하여야 하는 관행이 성립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윤리규정 및 취업규칙 위반의 배임행위가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재량적 판단 하에 원고의 2023년도 1분기 영업실적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실적에 따른 평가 자료를 작성하지 않아 인센티브 지급요율을 판단할 기초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가 매 분기 피고 회사에 구체적인 인센티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계약상의 권리 또는 피고 회사의 관행에 따라 최소한의 인센티브 지급분에 대한 기대권이 존재함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소결

따라서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5.

소결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정의정

각주1) 판매수수료, 커미션 등 여러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일괄하여 ‘인센티브’라 칭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