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판결
사건
2024고정645
판결선고
2025. 1. 20.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송파구 B에 있는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10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시설경비업, 위생관리업, 건물관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2. 4. 11.부터 2022. 9. 14.까지 근로 하고 퇴직한 D의 2022. 4월 임금 37,644원, 2022. 5월 임금 502,312원, 2022. 6월 임금 471,726원, 2022. 7월 임금 422,319원, 2022. 8월 임금 317,621원, 2022. 9월 임금94,110원, 2022. 4. 7.부터 2022. 9. 12.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의 2022. 4월 임금41,173원, 2022. 5월 임금 463,727원, 2022. 6월 임금 423,495원, 2022. 7월 임금311,459원, 2022. 8월 임금 352,677원, 2022. 9월 임금 111,756원, 임금 합계 3,550,01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 E의 각 법정진술
근로계약서 사본, 업무일지 사본, 제출 자료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근로자들은 야간 휴게시간(24:00부터 05:00) 중 5~1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공조시스템의 스위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근무하였을 뿐이고 근로자들이 스스로 휴게시간의 시작시간과 종료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5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은 보장되었다. 근로자들이 스위치 조작을 위해 대기한 시간 전부를 근무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자들에 대한 야간근무수당 지급의무는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 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야간 휴게시간 중 F로부터 설비제어를 위한 연락을 받기 전까지의 시간은 완전한 휴게시간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를 위한 대기시간의 성격이 더 크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은 D, E에게 위 대기시간에 관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D, E은 평소 상가 1층에 있는 방제실에서 근무하였는데, 매일 밤 F로부터 영화상영이 끝나면 청소 등의 업무를 마친 후 영업종료를 알리는 연락을 받아 엘리베이터, 소방, 팬, 공조기, 냉동기 등의 제어를 수행하였으며, 밤 12시까지 연락이 오지 않았던 경우에는 야간 휴게시간(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이더라도 위 연락을 받을 때까지 계속하여 방제실 내 소파에 앉아 대기상태에 있었다. D, E은 F로부터 연락을 받아 설비제어를 마친 후에야 방제실 내에 있는 1인용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D, E은 이 법정에서 '화재 등에 의해 소방 등 긴급한 연락이 오는 경우 이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방제실에서 잠을 잘 수밖에 없었고, 마음 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3층 휴게실에는 인터폰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D, E은 야간 휴게시간임에도 샤워실 등이 구비된 독립된 공간인 휴게실(3층)에서 휴식을 취할 만한 여건을 갖지 못하였다.
비록 D, E이 하루에 1명씩만 돌아가면서 야간근로를 해왔고, 야간에 수행하는 업무의 방법이나 강도가 단순하고 간단한 일이 대부분이었던 점은 인정되나, F에서 오는 연락은 상영스케쥴과 같이 고정된 스케쥴에 의해 운영되진 않았고, 영화상영시간이 끝난 후에도 그때그때마다 유동적으로 일정한 시간(적게는 30분 정도, 많게는 1시간 이상)이 지나서야 설비제어를 요청하는 연락이 왔다. 또한 현실적으로 야간에 해당 근무자 외에는 대체 인력이 없어 방재실을 비우기가 어려웠다.
D, E에 대한 근로계약서에는 야간 휴게시간이 5시간(24시 ~ 5시)으로 기재되어있을 뿐 야간 휴게시간이 유동적이라거나 탄력적으로 운용된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방제실에 "현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이라는 문구가 부기된 휴게시간표가 부착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침 5시부터 교대하기 전인 7시까지는 계약상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점, 이에 따라 특히 위 근로자들이 새벽 2~3시가 넘어 설비제어를 마치고 아침 7시에 교대를 예정하고 있을 경우 물리적으로 야간 휴게시간 5시간이 보장될 수 없는 점, 다음 근무시간에 이러한 부분이 고려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야간 휴게시간에 대기해야 했던 경우 대기시간 종료시점부터 5시간의 야간 휴게시간이 엄밀하게 보장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판시 범죄사실에 기재된 각 임금은 야간 휴게시간에 F로부터 연락을 받아 설비 제어를 수행했을 경우 야간휴게시간이 시작되는 밤 12시부터 근무종료시간으로 기재된 시간까지의 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다. 근로자들은 매일 F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 또는 조치를 완료한 시간을 근무일지에 기재해왔고, 매일 아침에 이를 관리소장에게 제출하여 결재를 받아왔는바, 반복적으로 작성해온 문서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뢰성이 있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근로자들의 초과근무에 관한 임금 합계 3,550,019원을 지급하지 않았는바,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 피고인은 과거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몇 차례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임금을 전부 지급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야간휴게시간에 이루어진 대기 및 장비제어 등을 위한 근로제공에 대한 부분만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이고, 미지급한 임금의 액수가 크지는 않다.
위와 같은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순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