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동차 부품을 제작·판매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이다.
피고는 원고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B노동조합 C 안산지회 및 경주지회와 2010년 및 2012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임금을 지급해 왔고, 원고들 중 일부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받을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여 받기도 하였다.
이 사건 단체협약과 피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에게 연간 기본급의 800%에 해당하는 정기상여금을 지급해 오는 한편, 지급일 당시 재직하지 않는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일할계산하는 방식으로도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 을 2 내지 6, 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정기상여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서 정기상여금을 지급일 당시 재직하는 직원에 한해서 지급하도록 정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소정의 임금 전액지급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기본급의 연 800% 비율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이 기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통상시급은 기본시급(기본급 ÷ 월 소정 근로시간 226시간)의 0.667배 만큼 늘어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동안의 미지급 임금으로써 별지 2. 원고별 청구금액표 중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은 통상임금을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으로 정의한다.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그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임금의 명칭이나 그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 기준에 의해 정할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기성'이란 그 임금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되어야 함을 의미하고, '일률성'이란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성질의 것으로서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에는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도 포함된다. 여기서 '일정한 조건'이란 고정적이고 평균적인 임금을 산출하려는 통상임금의 개념에 비추어 볼 때 고정적인 조건이어야 한다. 일정 범위의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이 일률성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하는 잣대인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은 통상임금이 소정근로의 가치를 평가한 개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작업 내용이나 기술, 경력 등과 같이 소정근로의 가치 평가와 관련된 조건이라야 한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휴직자나 복직자 또는 징계대상자 등에 대하여 특정 임금에 대한 지급 제한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해당 근로자의 개인적인 특수성을 고려하여 그 임금 지급을 제한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사정을 들어 정상적인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임금 지급의 일률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고정성'이란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하여 그 업적, 성과 기타의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는 성질을 말하고, '고정적인 임금'은 임금의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그 다음 날 퇴직한다 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도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을 말하므로,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임금은 고정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조건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 그 성취 여부가 아직 확정되어 있지 않은 조건을 말하므로, 특정 경력을 구비하거나 일정 근속기간에 이를 것 등과 같이 위 시점에 그 성취 여부가 이미 확정되어 있는 기왕의 사실관계를 조건으로 부가하고 있는 경우에는 고정성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지만,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급일 기타 특정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임금은 그 특정시점에 재직 중일 것이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이 된다. 그러한 임금은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특정시점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지급하지 아니하는 반면, 그 특정시점에 재직하는 사람에게는 기왕의 근로 제공 내용을 묻지 아니하고 모두 이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와 같은 조건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면, 그 임금은 이른바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그 특정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퇴직하면 당해 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여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그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므로, 고정성도 결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기상여금의 지급기준과 그동안의 정기상여금 지급 관행 등을 살펴볼 때, 정기상여금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됨으로써, 일응 '정기성'과 '일률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고정성의 요건을 갖춘 것인지 본다. 앞서 든 증거들과 을 7 내지 10,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이라는 추가적이고 불확실한 조건을 성취하여야 비로소 지급되므로, 원고들이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지급일이 도래하기 전 퇴직하면 정기상여금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요구되는 고정성을 갖춘 것이라 할 수 없다. 이러한 판단은, 지급일 당시 재직 중인 신규채용자 등에게는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 지급되는 등으로 소정근로가 일부 반영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근로기준법은 임금의 구체적인 산정 방법에 관하여는 달리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수당 모두가 반드시 근무일수에 비례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사용자와 근로자가 기업의 재정상태, 근로여건, 계산상의 편의 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원고들과 피고는 2010년 및 2012년 정기상여금을 당시 재직자에게만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왔고, 취업규칙도 그와 같은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다. 피고는 이에 따라 중도 퇴사자 등 정기상여금 지급일에 재직하고 있지 않은 근로자에게는 정기상여금을 일할계산하여서도 지급하지 않았고,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회사 근로자들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까지 이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는 정기상여금 지급일 이전에 복직, 휴직하는 자에 대해서는 일할 계산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중도 퇴직자에 대하여는 이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이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중도 퇴직자들에게는 정기상여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전제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이 정기상여금 지급에 있어서 휴직, 복직자와 중도퇴직자를 구별하는 것은 '근로관계의 존속' 여부에 따른 것으로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정기상여금 지급 조건이 임금의 전액 지급 원칙을 포함한 근로기준법상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거나 고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각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현(재판장) 김민지 강지성
각주1) 별지1. 원고목록
각주2) 별지2. 원고별 청구금액 표
각주3) 2010년 B노동조합 C 안산지회와 피고 사이의 단체협약을 기준으로 살펴본다. 나머지 단체협약의 내용도 이와 유사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