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C을 각 벌금 1,000,000원, 피고인 B, D, E, F, G을 각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각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결
사건
2013고정1126
판결선고
2013. 11. 22.
범죄사실
피고인들은 시흥시 I공단 2나 407호에 있는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의 근로자들로서, K노동조합 L지회 J분회 소속 노조원들이고, J 및 피해자인 M 주식회사(이하 '피해 회사'라 한다)는 미국에 있는 "N"의 계열회사들이다.
피해 회사는 2009.경부터 J과는 별개의 법인임을 이유로 J의 정리해고 등의 문제에 관여할 수 없고, J분회 소속 노조원들의 면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회 표명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들 및 같은 노조원들인 O, P, Q, R, S, T, U, V, W, X, Y, Z, AA, AB는 2012. 8. 22. 13:30경 서울 강남구 AC타워 앞에서 피해회사를 상대로 정리해고 등과 관련된 단체교섭에 성실히 요구할 것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던 중 피해 회사의 관련자들이 면담에 응하지 않자 위 AC타워 1층을 통해 피해 회사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18층 복도까지 들어갔다.
그리고 피고인들 및 위 O 등은 그 무렵 위 18층 피해 회사 사무실 앞 복도에서, 피해 회사 관계자로부터 면담을 다시 거절당하자 약 10분 동안 복도에 3열로 서서 "AD 사장님 면담 좀 합시다."는 등의 단체구호를 큰 소리로 외치고, 항의서한문 등을 복도에 임의로 부착하고, 복도를 배회하는 등의 소란을 피웠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위 O 등과 공모하여, 위력으로 피해 회사의 사무실 운영업무를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AE, AF의 각 법정진술
CCTV 동영상, 현장사진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0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이 사건 당시 AC타워 18층에는 한국 내 N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AG의 담당자들인 한국총괄사장 AD, 한국인사부문총괄실장 AH 등이 근무하고 있었고, 피고인들은 위 AD 등에게 단체협약과 관련한 면담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에 이른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는 근로자의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N의 국내 계열회사들에 대한 인터넷 웹사이트에 "피해 회사 사무실 소재지인 AC타워에 계열사를 총괄하는 사업부 본사(AG)가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이 소개된 적이 있고, 위 AC타워의 입구 안내판에는 18층에 AG가 위치하고 있다는 취지로 안내되어 있으며, 이 사건 당시 피해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AD은 각 계열회사들의 한국총괄사장이라는 직함을, 피해 회사의 실장이었던 AH는 한국인사부문 총괄실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었고, AH는 피고인들이 속한 J의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도 회사 측 담당자로 참여하기도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 J은 2009년경 경영난 등을 이유로 근로자들에 대한 정리해고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피고인 A, B, D는 J의 경영난 및 그에 따른 정리해고가 사실상 피해 회사와 관련이 있고, 정리해고의 요건도 갖추지 못하여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노조원들과 함께 2009. 3.경 및 2009. 4.경 피해 회사 앞에서 피해 회사 대표이사인 AD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피해 회사에 진입하려고 하거나, 실제로 피해 회사 사무실을 점거하기도 하였다. 위 피고인들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09고단2494 등 사건에서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피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 등으로 재판을 받았고, 그 결과 피고인 A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이후 항소심에서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되고, 그에 대한 상고가 기각되어 2012. 2. 23.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 B는 벌금 300만원, 피고인 D는 벌금 50만원을 각 선고받았다. 이와 별개로 피해 회사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09카합200호로 피고인 A, B, D, C 등을 상대로 하여 업무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였고, 피해 회사와 위 피고인들은 2009. 11.경 위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위 피고인들이 피해 회사의 대표이사인 AD에게 50m 이내로 접근하거나 대화를 강요하지 않고, 피해 회사에 진입하거나, 피해 회사를 점거하거나, 피해 회사에서 농성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합의하였다.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
그런데 앞의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이 사건 당시 피해 회사에 근무하고 있던 AD, AH 등이 미국 본사와 국내 계열사들 사이의 관계에서 연락 창구 역할을 하였거나, 계열사들 사이에 협조가 필요한 부분에 대하여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볼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 일부 피고인들이 피해 회사에서 AD 등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로 인하여 업무방해죄로 처벌받기도 하였고,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AD 등에게 대화를 강요하거나 피해 회사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기로 합의한 점, 이 사건에서 AG 또는 한국총괄임원들이 본사와의 연락 창구 역할 또는 계열사들 사이의 업무 협조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 실제로 J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는 점까지 모두 고려하여 보면, 앞서 본 사정만으로는 AD, AH 또는 AG가 피고인들과 단체협약을 체결할 법적인 권한과 의무를 가진 상대방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단체교섭을 전제로 하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김길량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