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시흥시 B C호 소재 D 대표로서 상시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인력소개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2. 4. 1. ~ 2017. 9. 26.까지 근로한 E에 대한 퇴직금 14,966,446원을 비롯하여 별지 기재 퇴직근로자 6명에 대한 퇴직금 합계 90,960,836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9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고,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참조).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참조).
피고인이 별지 기재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의 사용주 즉 사업주, 사업경영담당자 내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위 인정사실 및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1999. 2.경부터 현재까지 'D'이란 상호로 인력공급 및 고용알선업을 해오고 있는 자이다.
피고인은 2010. 3.부터 2011. 5.경 사이에 이 사건 근로자들 중 F, G, H, I과 사이에 D 소속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 수수료는 10%로 한다는 내용의 약속이행서(증 제10호증)를 작성한 바 있다.
한편, (주)J는 기타화학제품 제조업을 운영하는 회사로 2011. 2.경부터 2017. 9.경까지 사이에 D을 통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공급받아 포장제조 공정에서 일을 하게 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하여 D을 통하여 (주)J에서 근무한 자들은 (주)J에서 정한 근무장소, 근무시간, 근무내용에 따라 일을 하였다.
(주)J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출퇴근 관리, 업무에 관한 구체적 지휘 및 감독을 하였고, 업무에 필요한 장비 등을 제공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임금을 지급받는 방식은, 근로자들이 일을 한 날마다 (주)J로부터 일한 시간이 적힌 확인증을 받아오면, 피고인은 (주)J와 합의된 일당(주간 8시간 근무자는 일당 9만 원, 주간 9시간 근무자는 일당 10만원, 주간 12시간 근무자는 일당 13만원, 야간 8시간 근무자는 일당 12만원, 야간 9시간 근무자는 일당 13만원, 야간 12시간 근무자는 일당 16만원)에서 10%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그날그날 각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며, (주)J로부터는 일주일에 두 번씩 각 근로자들에 대한 3~4일치 일당의 합계를 모아서 지급받았다.
위 10%의 공제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직업안정법상의 유료직업소개사업자로 시흥시로부터 위 법에 따른 지도·감독을 받아 오고 있었는데, 시흥시의 지도·감독에 따라 고용노동부 고시 상의 소개요금의 한도를 넘지 않도록 D 소속 근로자들에게 일당을 지급할 때 근무현장이 지급하는 일당의 10%를 초과하는 돈을 공제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기본급 내지 고정급이나 수당 등을 지급한 적이 없고,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돈은 (주)J로부터 받은 일당이 유일한 반면, (주)J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위 일당 외에도 계속근로일수에 따른 고정수당을 추가로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사 피고인을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주라고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인정사실,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업무에 관하여 지시·감독을 한 적이 전혀 없는 점, 피고인은 고용노동부 고시 상의 유료직업소개소의 요금의 한도를 넘지 않기 위해 (주)J로부터 받은 돈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면서 10%만 공제하였는데, 만일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지급해야하는 사용주라는 점을 인식하였다면 10%만 공제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근로자들은 만 4년 내지 8년 동안 (주)J에서만 계속적으로 일을 하여 왔던 점, 이 사건 근로자들도 처음에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주)J를 사업주로 하여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한 진정서를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고,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 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숙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