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0. 8. 19. 선고 2019가단58141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안산시 상록구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입주민들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이다.

나.

원고와 선정자들(이하 ‘원고들’이라 한다)은 공동주택 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E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는 2017. 5. 1.부터, 선정자 C은 2015. 12. 20.부터, 선정자 D은 2016. 1. 1.부터 각 2018. 12. 31.까지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호증, 을 제4,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 피고 스스로 또는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이나 경비반장 등을 통하여(이하 ‘피고 등’이라 한다), 원고들에게 휴게시간 동안에도 근무하도록 지시하거나, 원고들의 근무범위(경비업무)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정화조 청소 및 점검, 쓰레기 분리수거, 폐가구 정리, 도량 청소, 주차관리, 향나무 등 조경수 전지작업, 꽃나무 심기 및 물주기, 농약 살포, 인도 블럭 깔기, 눈치우기 및 염화칼슘 뿌리기 등을 지시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이러한 업무를 하도록 하였다.

피고의 위와 같은 지시는 근무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지시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이 입은 재산상 손해(야간휴게시간 동안 근무에 대한 임금 상당의 손해)와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원고들의 휴게시간 동안의 근무 여부

먼저 원고들이 피고 등의 지시로 휴게시간 동안에도 근무하였는지에 대하여 보건대, 갑 제6, 7,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원고들의 경비업무 이외의 업무 수행 부분

1)

갑 제10 내지 32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피고 등의 지시로 정화조청소 및 점검, 쓰레기 분리수거, 폐가구 정리, 주차관리, 도량 청소, 향나무 전지작업 등의 경비업무 이외의 업무(이하 ‘경비업무 이외 업무’라 한다)를 수행한 사실은 인정된다.

2)

나아가 원고들이 피고 등의 지시로 위와 같이 경비업무 이외 업무를 수행한 것(이하 ‘이 사건 행위’라 한다)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에 대하여 본다.

가)

먼저, 이 사건 행위가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여 위법한지에 대하여 보건대, 근로기준법 제19조 제1항은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를 경우에 근로자는 근로조건 위반을 이유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위 근로기준법 제19조는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관계에 적용되는 규정이므로, 근로계약관계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에 규정되지 아니한 업무를 지시하였다고 하여 이를 위 근로기준법 제19조 제1항에 위반하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8두4367 판결 등 참조), 또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아파트 관리업자와 체결한 위수탁관리계약상의 지위에 기한 감독권의 범위를 넘어 일부 직원의 채용과 승진에 관여하거나 관리사무소 업무의 수행상태를 감독하기도 하고, 또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근로조건인 임금, 복지비 등의 지급수준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관리업자 혹은 그를 대리한 관리사무소장이 근로계약 당사자로서 갖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임면, 징계, 배치 등 인사권과 업무지휘명령권이 모두 배제 내지 형해화되어 그 직원들과 체결한 근로계약이 형식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없고, 또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업무내용을 정하고 그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행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는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9. 7. 12.자 99마628 결정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증거들 및 갑 제1, 3, 4호증, 을 제1,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는 주식회사 G 등 주택관리업자들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에 대한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아파트를 위탁관리하여 온 사실, ② 이 사건 아파트를 위탁관리하는 관리주체인 주택관리업자가 선정한 관리사무소장은 주식회사 E와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경비업무 등에 대한 위탁계약을 체결한 사실, ③ 원고들은 주식회사 E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인정되고, 여기에 ① 원고들에 대한 인사‧노무관리에 관한 권한은 주식회사 E에서 행사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이를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② 원고들의 임금 등도 원고들과 주식회사 E 사이의 근로계약에 의해 정해졌으며 주식회사 E에서 임금을 지급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를 원고들과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사용자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19조 제1항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다음으로, 공동주택관리법 제65조 제6항은 ‘입주자대표회의 등은 경비원 등 근로자에게 업무 이외에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명령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경비업법 제15조의2 제2항은 ‘누구든지 경비원으로 하여금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행위가 위 규정에 위반되어 위법한지에 대하여 본다.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주식회사 E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과 경비업무 등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할 때 그 용역범위와 내용을 “용역범위 : 경비업무 등 기타 제반 관련 업무는 협의 후 실시한다. 용역의 내용 : 경비감시업무 및 단지순찰업무 등”으로 정한 사실, 원고들은 주식회사 E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부서 및 직무와 관련하여 “원고들은 주식회사 E가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업장 B아파트 경비원 직무수행 및 관리사무소 지원업무는 상호 협의하 자발적으로 수행한다.” 및 “원고들은 주식회사 E가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업장 B아파트 직무를 담당한다. 단, 원고들은 주식회사 E의 근무지 거래처로부터 교체요구를 받거나, 용역계약상 변동이 있거나, 주식회사 E의 인력 배치상 필요한 경우 등 기타 이와 유사한 사업여건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주식회사 E가 계약한 다른 사업장으로 원고들에 대한 부서전환, 배치를 할 수 있다.”라고 정한 사실이 인정되고, 여기에 원고들 및 주식회사 E 소속 경비원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경비업무 이외에 이 사건 행위와 같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를 위한 업무도 수행하여 왔던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주식회사 E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상의 용역범위 및 원고들과 주식회사 E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상의 직무범위에는 경비업무 이외에도 이 사건 행위 등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를 위한 업무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행위는 위 공동주택관리법 제62조 제6항 또는 경비업법 제15조의2 제2항에 위반된 행위라고 볼 수 없다.

다)

달리 이 사건 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이 사건 행위를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로 볼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