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충주시 D 호텔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9명을 고용하여 숙박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0. 23.부터 2018. 2. 12.까지 근로한 근로자 B의 2018년 1월 임금 849,067원, 2018년 2월 임금 1,250,933원, 위 사업장에서 2017. 12. 4.부터 2018. 2. 12.까지 근로한 C의 2017년 12월 임금 2,000,000원, 2018년 2월 임금 400,000원 등 근로자 2명에 대한 임금 합계 4,50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무죄부분(근로자 B)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B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사실 및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2017년 11월까지는 자신이 호텔 운영자였으나 2017년 12월부터는 E가 실제 경영을 맡게 되었으므로 자신에게는 임금 지급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위 주장을 쉽사리 배척하기 어렵다. E는 이 사건 호텔을 경영하던 F(피고인의 동거인이다)과 사업상 매우 가까운 사이로 'G'라는 회사를 함께 설립하여 운영하였고, 피고인 역시 G의 직원이다. 직원들 임금 지급 및 운영비 지출 등 이 사건 호텔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아서 한 총괄 본부장 H과 H의 퇴직 후 그 역할을 이어받은 B 모두 E가 이 사건 호텔에 취업 또는 소개시킨 사람이다.
B은 노동청에서 "E가 피고인을 이사, 실장으로 호칭하고 피고인이 E를 대표라고 한다"고 진술한 바 있고, E 역시 이 사건 호텔에서 본인이 '대표'라 불린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B은 피고인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은 바 없고 임금이나 거래처 대금 지급을 E에게 보고한 후 처리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8면). 2017년 12월경 이 사건 호텔에 취업한 C도 노동청에서 "피고인을 본 적도 없고 총괄 본부장인 B에게 급여를 못 받았다고 말하자 B이 E를 통해 돈을 빌려주었다"고 진술하였다.
B은 2017년 11~12월경 피고인이 아닌 E에게 임금 체불 문제 등의 해결을 요구하였고, 이에 E가 이 사건 호텔 통장으로 돈을 입금하자 그 돈으로 체불 임금 및 운영비를 지출하였다. 또한 2018. 2. 11. 호텔을 정리·폐업하기 위해 밀린 임금 등을 정산할 때에도 피고인이 아닌 E가 와서 이를 주도하였고, 정산 후 남은 금액을 수령하고 호텔의 열쇠를 인수해 간 것도 E이다.
E는 2017년 12월경부터 자신의 운영하는 'G'의 회사 이메일로 이 사건 호텔의 일일업무현황을 받아 보았다(E는 이 법정에서 위 G 이메일을 피고인이 사용하며 받아본 것일 뿐이라고 증언하였으나, 노동청에서는 'B 등이 호텔 운영의 어려움 등을 호소해 와서 2017년 12월경부터 이 사건 호텔의 일일업무현황을 메일로 보내달라고 하여 받아보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정도로 운영에 깊이 관여하였다면, 이를 단순히 F 및 피고인의 지인으로서 부탁을 받고 도와준 것이라거나 B 등을 이 사건 호텔에 소개시켜 준 당사자로서의 책임 이행에 불과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E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호텔에 운영비를 지출 또는 대여한 이유에 관하여 호텔 매각 후 정산을 할 예정이었다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2017년 12월경 이 사건 호텔에 이루어진 대출도 G가 해 준 것이었고 그 대출금의 관리 역시 E가 한 것으로 보이므로, 적자상태인 호텔이었다고 하더라도 리모델링 후 매각 및 정산, 투자금 회수 등을 진행할 계획으로 E가 경영에 관여하였을 여지가 없지 않다. 이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B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하는 2018년 1~2월경 피고인이 이 사건 호텔의 실제 운영자로서 B의 사용자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설령, 피고인으로부터 E에게 실질적인 경영권이 완전히 이전되지 아니하여 임금 지급 의무가 여전히 피고인에게 있었다고 보더라도, 2018. 2. 11. 최종 정산이 이루어진 경위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B과 E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2018. 2. 11. 이루어진 미지급 임금의 정산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 당시 이 사건 호텔의 계좌를 전적으로 관리하며 수익금의 출금, 직원들에 대한 임금의 지급, 거래대금 지출 등을 자신의 책임으로 하고 있었던 B은 2018. 2. 11. 스스로의 결정 또는 E의 지시에 따라 가장 직급이 높은 본인과 C을 제외하고 나머지 직원들의 임금을 우선적으로 지급하였다. 이에 관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받거나 피고인에게 보고한 바는 없다. 그 이후 노동청에 체불임금 진정을 한 2018. 11. 6.까지도 피고인에게 체불 임금 지급을 요구하지 않았다. 위 정산 당시 체불 임금 외에도 천만 원 이상의 거래처 미수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 E가 남은 금액을 수령해 가기까지 하였다는 것이므로, B이 하고자 하였다면 210만 원에 불과한 자신의 체불 임금(2018. 2. 11.자 일일업무현황에는 190만 원으로 정리되어 있다)을 지급받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호텔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던 총괄 본부장의 지위에서 거래처에 대한 미수금을 조금이라도 더 지급하기 위해 스스로의 결단에 의하여 체불 임금을 포기한 것을, 그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은 피고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공소기각부분 (근로자 C)
C에 대한 임금 미지급의 위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면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데, 피해자 C이 공소 제기 후인 2020. 6. 5. 이 법원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남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