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사이의 관계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B’라고만 한다)는 조경공사업을 주로 수행하는 회사로 강원 홍천군 D 일대에서 ‘E’ 조경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을 수행하였고,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이라고만 한다)은 조경공사업을 주로 수행하는 회사로 이 사건 공사 중 십이간지 및 목재시설물 납품 및 설치공사를 수행하였으며, 원고는 피고 C으로부터 고용된 근로자이다.
이 사건 사고의 경위
피고들은 2018. 2. 20. 피고 C이 피고 B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십이간지 및 목재시설물 납품을 계약금액 456,500,000원, 납품기간 계약체결일로부터 200일로 정하여 공급하기로 하는 물품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8. 5. 10. 피고 C의 근로자로 강원 홍천군 D 일대에서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에 따른 원두막 제작 작업 중 서까래 상부 대패작업을 수행하다가 약 1.5m 높이의 서까래 상부에서 서까래와 함께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이하 원고가 추락한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요추 2번 압박골절 및 천골골절의 진단을 받았고, 2018. 5. 10.부터 2018. 5. 23.까지 F병원에서 입원하여 ABR<1>을 2주 시행한 후 증상이 호전되어 퇴원하였다.
장해급여 등 지급
원고는 2018. 5. 10.부터 2019. 4. 18.까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19,449,500원, 장해급여 45,250,920원, 요양급여 2,400,670원을 각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들은 원고의 사용자로서 또는 피고 B는 이 사건 공사현장의 도급인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의 원두막 서까래가 붕괴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취하고 작업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며 근로자가 추락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경우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계약상 내지 법률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요추 2번 압박골절 및 천골골절의 진단을 받아 29%의 노동능력을 상실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손해 합계 154,071,952원[= 소극적 손해 128,551,952원{= 일실수입 217,253,590원(한식목공 월소득액 기준) × 과실상계 80% – 기수령 산재 장해급여 45,250,920원} + 위자료 25,52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의 전제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다만,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실질적인 고용관계 유무는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등 근로계약의 형식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나,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도101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도2056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고 당시 적용되던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1항 제1호는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4항 제7호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를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이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항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도급인인 사업주는 위 규칙에서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고 한다)의 내용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판단
피고들의 보호의무 내지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 존부
피고 C
피고 C이 원고와 고용관계에 있는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은바, 피고 C은 원고의 사용자로서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한다.
피고 B
앞서 채택한 증거,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근로복지공단에서 작성한 자료에 원고의 소속사업장 내지 근무회사로 피고 B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이 체결된 이후로 피고 B로부터 2018. 5. 10. 1,460,550원, 2018. 6. 11. 2,722,400원을 각각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채택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는 피고 C이 피고 B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십이간지 및 목재시설물을 공급하기로 한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에 따라 원두막 설치작업을 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게 된 점, ② 근로복지공단에서 작성한 자료에 원고의 소속사업장 내지 근무회사로 피고 B로 기재된 것은 산업재해보상보험과 관련하여 건설업 등의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에 그 원수급인을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사업주로 보는 위 법률 제9조 제1항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이 체결된 이후로 피고 C으로부터 2018. 3. 2. 2,775,050원, 2018. 3. 19. 778,130원, 2018. 4. 11. 4,935,000원, 2018. 5. 19. 4,673,760원을 각각 수령하였는바, 원고가 2018. 5. 10. 이 사건 사고를 당한 후 피고 B로부터 2018. 5. 10. 1,460,550원, 2018. 6. 11. 2,722,400원을 각각 수령하였다고 하여 위 각 돈이 원고가 피고 B의 근로자로서 주기적으로 지급받던 임금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 피고 B가 사용자로서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만, 앞서 본 것과 같이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바, 피고 B는 피고 C과 도급의 성격을 가지는 부대체물 제작공급계약인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C의 근로자인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원두막 설치작업을 수행하게 하였으므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를 부담한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 성립 여부
앞서 채택한 증거, 을 제5, 10, 11, 13 내지 15,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보호의무 또는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 내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에게 신체장해가 발생하여 영구적으로 노동능력 29%를 상실하였고, 이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위 각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안전보건규칙 제42조 제1항, 제2항은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하고, 작업발판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 추락방호망을 설치해야 하며,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4조 제1항은 사업주로 하여금 추락할 위험이 있는 높이 2m 이상의 장소에서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킨 경우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나무로 만들어진 원두막 지붕에 올라가서 작업을 하여야 하는 서까래 상부 대패작업의 특성상 작업발판이나 추락방호망의 설치는 곤란한 것으로 판단되고, 그 서까래 상부의 높이도 약 1.5m에 불과하여 도급인이나 사용자가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필수적으로 설치하여야 하는 높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원고는 안전보건규칙 제13조에 따라 1.5m의 높이에도 안전난간을 설치하였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안전보건규칙 제13조는 위 규칙의 다른 조항 등에 의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하여야 할 경우 설치하는 안전난간의 구조에 관한 규정으로 1.5m 높이에 안전난간을 필수적으로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원고는 최초 재해조사를 받을 당시 원고가 아카시아 목재를 주원료로 하는 원두막, 나무다리, 정자, 데크 등의 문화․체육․아동시설물 시공 전문가로 대부분의 중요한 시공을 기술자인 본인이 하거나 전체 과정을 감독하고, 보통 일당으로 300,000원에서 450,000원을 수령하는데(이 사건 공사의 경우에는 350,000원), 본인의 공구 장비와 차량 유지비를 포함하여 일당을 받기 때문에 일당이 세다고 진술하였다. 원고가 수행한 오두막 제작 작업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부대체물 제작공급계약의 성격을 갖는 이 사건 물품계약에 따른 것으로 그 작업 수행에 있어 시공 전문가인 원고에게 일정 부분 독립적인 지위가 부여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들의 보호의무 내지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가 세부적인 작업 내용 하나하나에까지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는 자신이 임시로 설치한 서까래가 떨어지면서 함께 추락하였는데, 피고들 내지 피고들의 관리자가 원고가 중요한 시공을 직접 수행하고 전체 과정을 감독하는 작업 전반에 대하여 해당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들은 이 사건 공사에 있어 안전보건규칙 제32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안전모와 안전화를 지급하였고, 기본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
원고가 노동능력 상실의 근거로 제출한 것은 갑 제1호증(후유장애진단서), 갑 제2호증(장해진단서), 갑 제3호증(근로복지공단자료)이다. 그런데 갑 제1호증(후유장애진단서)은 사고 발생으로부터 약 1년이 경과한 2019. 4. 29.경 정형외과의원에서 단순 방사선 검사만을 실시한 후 작성된 것으로, 후유장해의 내용을 기재하기 위한 것이고 노동능력상실율을 정확히 산정하는 데 주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며, 위 문서만으로는 원고의 증상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인지, 치료가 불가능하여 그와 같은 장해가 고착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갑 제2호증(장해진단서)은 2019. 4. 18.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컴퓨터 단층 촬영 검사를 시행한 후 원고의 장해발생원인을 척주(요추) 추체의 압박골절로 높이가 감소되는 변형이 발생한 것으로기재하고 있고, 원고의 장해상태를 원고가 간헐적 요통을 호소하고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 추체의 변경이 관찰되며 정상 높이의 33.25%가 소실된 것으로 측정되었다고 기재하고 있으나, 위 문서는 산업재해로 인한 원고의 장해 판단을 위하여 작성된 것으로 노동능력상실율에 대하여는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갑 제3호증(근로복지공단자료) 역시 갑 제2호증(장해진단서)과 같은 내용으로 원고의 장해등급을 산정하고 그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노동능력상실율에 대하여는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위 각 문서들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신체장해를 인정하여 29%의 노동능력을 상실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이 법원은 원고에게 수차례에 걸쳐 원고가 입은 신체장해 및 노동능력상실율에 대하여 감정 등의 방법으로 추가 입증을 할 것을 석명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2018. 5. 10.부터 2018. 5. 23.까지 F병원에 입원하였는데, 입원기간 동안 특별한 수술 등의 치료를 받았다는 기록은 존재하지 아니하다. F병원이 작성한 원고에 대한 의무기록에는 원고에게 2주간의 침상 안정을 시행하였는데, 증상이 호전되어 퇴원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의 2018. 12. 12.까지의 요양급여 지급내역에 F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2018. 5. 24.부터 2018. 7. 18.까지는 특별한 치료를 받은 내역이 없고, 2018. 7. 19.부터 2018. 8. 24.까지 G병원에서, 2018. 7. 24. H병원에서 각각 통원치료를 받은 것 이외에 다른 치료내역이 확인되지 아니한다. 이와 같은 원고의 치료경과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증상이 치유가 불가능한 것으로서 영구히 고착되었는지 여부도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에서 2018. 5. 10.부터 2019. 4. 18.까지의 요양기간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 C 소속 근로자로 2018. 8.에는 7일, 2018. 9.에는 7일, 2018. 10.에는 22일간 다시 기존에 근무하던 업무에 종사하면서 일당 350,000원을 수령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하경
각주1) absolute bed rest, 절대 침상 안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