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0. 11. 6. 선고 2020가단61778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사안 및 절차의 개요

가.

사안의 개요

원고는 피고 회사가 아래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이를 기초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는 불법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에게 청구취지에 표시된 금액만큼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9. 8. 13.자 부제소특약에 따라 이 사건 소가 각하되어야 한다며 본안 전 항변을 하면서, 원고가 주장하는 불법행위의 성립을 다투고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나.

절차의 개요

법원은 한 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하면서 원고와 피고가 제출한 서증에 대한 조사에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이 사건의 쟁점, 특히 소의 적법성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판단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2.

쟁점에 관한 판단

가.

쟁점에 관하여 법원이 인정한 사실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18호증, 을 제1, 2호증】

1)

원고의 근로제공과 이 사건 협약 등의 체결

①

원고는 2009. 9. 1.부터 2019. 7. 31.까지 피고 회사에서 택시기사로서 근로를 제공한 후 2019. 8. 1. 재입사하였습니다.

②

피고 회사는 2009. 10. 30. 원고가 가입한 C노동조합 D분회(이하 '노동조합')와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등으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협약 등')을 체결하였다가, 2011. 1. 20. 노동조합과 근로시간을 1일 4시간 등으로 하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였습니다.

2)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의 임금 소송

①

원고를 포함한 택시기사들은 2014. 1. 23.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2014가합20278호)에 피고 회사를 상대로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청구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즉,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1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 근로시간을 1일 4시간으로 정하였으나, 실제로 원고들은 근로시간의 단축 없이 여전히 1일 12시간(휴게시간 4시간) 교대제로 근무하였다. 이는 2010. 7. 1.부터 택시업계에도 최저임금법이 적용됨에 따라 피고가 지급하는 임금 등이 최저임금법에 따른 기준액에 미치지 못하게 되자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정한 것으로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합의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실제 근로시간 8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정당한 임금과 야간근로수당, 그리고 이를 적용하여 산정한 퇴직금을, 이미 지급한 임금과 퇴직금이 있는 경우 그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②

이에 대하여 1심과 항소심 법원(서울고등법원 2015나2052174호)은 이 사건 협약 등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1>.

③

원고는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았고 원고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2016. 2. 확정되었습니다.

3)

원고의 퇴사합의서 작성

그 후 원고는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다 2019. 7. 31. 퇴사하면서 2019. 8. 13.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나.

소의 적법성 여부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은 사안의 개요에서 살펴본 바와 같습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위 합의서를 근거로 소의 적법성을 다투고 있으므로 이 점을 먼저 판단해 보겠습니다.

2)

장래 발생할 임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지만,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므로 근로자가 이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6317 판결 등 참조). 또한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다만 근로관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위 임금지급청구권의 포기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을 경우에는 그 효력을 부정해야 합니다.

3)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 사건 소를 살펴볼 때, 증거조사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자유로운 의사를 바탕으로 피고 회사와 과거에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 등에 대한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판단됩니다.

①

원고는 피고의 택시기사로 근무하던 중 이 사건 협약 등이 최저임금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1, 2심에서 패소한 원고는 항소를 포기하였고 그 후 2019. 8. 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②

합의서의 문언에 표시된 대로, 위 합의서의 내용은 2019. 7.까지의 근로관계가 종료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법률관계 특히, 임금 및 퇴직금 등 근로대가와 관련된 일체의 청구권을 포기하고 향후 이에 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전형적인 부제소합의로 볼 수 있습니다.

③

원고는 종전 소송이 확정된 후 '자신의 법적 판단'에 따라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과거의 법률관계를 마무리 짓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가 합의서와 다른 취지에서 제기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므로 이를 각하합니다.

판사 박경열

각주1)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이 사건 협약 등에서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이 사건 협약 등이 위 조항 시행에 따른 사납금 인상으로 수입 감소를 염려한 근로자들과 피고 회사 양측의 이익을 위하여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합의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6다208068호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