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2. 10. 13. 선고 2021가합1084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자동차 스티어링 부품의 제조 및 판매 사업을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 A은 1992. 12. 21. 피고에 입사하여 보전반(공무과) 기계수리파트 소속으로, 원고 B은 1991. 10. 18. 입사하여 가공반 소속으로 각 근무하던 사람이다.

다.

피고는 2021. 1. 20.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단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2021. 1. 20.자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 소정의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해고가 무효이므로,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해고 없이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구한다.

3.

해고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4조는 경영상 해고가 정당하기 위한 요건으로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어야 하고(제1항), ②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제2항),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며(제2항), ④ 해고회피노력 및 해고기준 등에 관하여 노동조합(또는 근로자대표)에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2021. 1. 20.자 해고가 위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를 기초로 해고의 효력에 관하여 판단한다.

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있는지

1)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어야 한다. 긴박한 경영상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 감축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는지는 정리해고를 할 당시의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4두9616,9623 판결, 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1다60193 판결 참조).

2)

을 제5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로서는 2021. 1. 20. 당시 급격한 시장 경기의 침체와 재무 위기가 단시일 내에 쉽사리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고 그에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을 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도 합리성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가)

피고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2016년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피고의 매출이 2019년 이후 소폭 증가하긴 하였으나, 그 정도 변화만으로는 장기간 지속된 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었던 피고의 재무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2021. 4. 20. 이루어진 피고에 대한 신용평가에서는 "기업부실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거래 대체 혹은 거래 중단 의사결정이 필요한 기업"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나)

위와 같은 피고의 재정상태 악화는 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동차 생산이 감소됨에 따른 부품 수요 감소, ② 피고가 생산하는 부품(유압식, 기계식 조향장치)을 대체할 새로운 부품의 등장, ③ 환율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제조원가의 상승 등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상황에 기초한 것인데, 2021. 1. 20. 당시 위와 같은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환경이 단시일 내에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부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의 부품 제조 인력 중 상당한 수의 유휴 인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 되는 상황이었다(실제로 피고는 2018년 이후 생산직 중 유휴인력 170명에 대하여 유급휴업을 실시하고 도급 인원을 축소하는 등 유휴인력 감축을 실시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의 인건비 비중은 2016년 이후 매년 높아져 피고의 지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피고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정리해고를 통한 인건비의 감축은 불가피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라)

피고는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구조조정 인원을 26명으로 확정하였고, 정리해고에 앞서 희망퇴직을 실시하였다. 이에 목표 구조조정 인원 26명 중 24명이 희망퇴직에 응하였고, 그와 별개로 2명(생산팀 주임 D, 생산직 근로자 겸 노동조합 사무장 E)이 추가로 퇴직함에 따라 일견 피고가 목표하였던 구조조정이 완료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단순히 근로자 수를 축소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피고의 경영 상황, 시장 상황, 인력 구성 등을 고려하여 추산된 유휴 인력을 조정함으로써 경영 구조를 정상화 · 효율화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단순히 퇴직한 근로자의 수만을 기준으로 그 완료 여부를 판단하여서는 안되고, 당초 구조조정을 통해 목표하였던 경영 구조의 정상화가 이루어졌는지를 기준으로 완료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D, E이 퇴직하였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었거나 피고의 인력 구조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D은 정년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그 퇴직으로 인한 인력 구조 조정 효과가 크지 않고, E은 노동조합 임원으로서 노동조합 관련 문제로 퇴직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정리해고를 위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존재한다고 봄이 합당하다.

나.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1)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 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14779 판결, 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참조),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 ·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참조).

2)

을 제13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판단된다.

가)

피고는 인건비 절감을 위하여 3교대 근무를 실시하고(불필요한 초과근무 축소 목적), 생산직 잉여인력에 대하여 유급휴업을 실시하는 한편, 임원들로 하여금 임금의 20%를 반납하게 하고 신규 채용을 중단하는 등 기존의 고용 규모를 유지한 상태에서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였다.

나)

그와 동시에 피고는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정리해고에 앞서 희망퇴직을 실시하였고, 희망퇴직에 응하는 인원을 늘리기 위하여 노동조합과 협의를 통해 희망퇴직자에 대한 처우를 상향하였다. 이에 당초 구조조정 목표 인원이었던 26명 중 24명이 희망퇴직자로 채워졌고, 나머지 2명(원고들)만 구조조정을 위한 정리해고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다)

피고는 정리해고에 앞서 근로자들에 대한 복지후생 비용을 감축함으로써 정리해고 규모를 최소화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이는 노동조합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라)

피고는 제조업을 주된 영업으로 하는 회사이므로, 피고의 재무 상태는 인건비를 포함한 제조원가, 거래처에 대한 납품단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인건비를 제외한 제조원가(자재 비용 등)나 납품단가는 피고가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영역이므로, 피고가 인건비 외의 영역에서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에 따라 대상자가 선정되었는지

1)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 중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은 확정적 · 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 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1843 판결 참조). 한편 사용자가 해고의 기준에 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 해고의 기준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였다면 이러한 사정도 해고의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인지의 판단에 참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참조).

2)

을 제2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피고는 회사 업무 관련 요소(인사고과, 결근율, 기여도), 근로자 개인적 요소(부양가족 및 근속 연수), 기타 사정 등을 종합한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안을 마련하여 노동조합과 대상자 선정을 위한 협의에 나아간 점, ② 피고 노동조합은 대상자 선정 기준에 관해서는 피고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달리 피고가 적용한 기준이 객관적 합리성이나 사회적 상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시한 기준은 일응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라.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협의하였는지

을 제15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는 정리해고 기준 확정 및 대상자 선정을 비롯하여, 2018년도부터 이루어진 재무구조 개선 조치(유급휴업, 희망 퇴직 등)에 대하여 노동조합과 협의를 지속한 것으로 보이고, 구조조정 목표 인원을 30명에서 26명으로 축소하거나 희망퇴직자에 대한 처우를 상향 조정하는 등 노동조합의 의견을 반영하여 회사의 구조조정안을 변경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협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마.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2021. 1. 20.자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 소정의 경영상 해고 요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서 유효한 것으로 판단되는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해고 무효 확인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4.

임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임금 지급 청구는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2021. 1. 20.자 해고가 무효일 것을 전제로 하는데, 피고의 2021. 1. 20.자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 소정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 유효하다는 점은 위 3.항에서 살펴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5.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률(재판장) 이은숙 여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