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 8. 14. 선고 2023가단9446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원고 청구의 요지

가.

피고는 자동차 부품, 기계식 동력전달장치, 롤링 베이링 및 부속품의 제조 및 판매 등을 주된 목적으로 안산시에 설립된 유한회사이고, 상시근로자수는 약 150명이다.

원고는 C 출생으로 피고에 1993. 11. 15. 입사하여 약 29년간 근속한 뒤 2022. 12. 31.자로 정년퇴직한 근로자이다.

나.

피고는 2015. 11.경 정년을 만 57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

다.

피고의 일반직 근로자들과 전문직 근로자들은 임금 체계가 다르고, 이 사건 임금 피크제를 도입한 취업규칙은 일반직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인데, 피고는 전문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합의하였을 뿐 일반직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므로(근로자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전과 동일한 범위의 업무를 수행하고, 동일한 방식의 평가를 받았으며, 동일한 근무시간을 일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취업규칙을 근거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임금을 단계적으로 삭감하는 조치를 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차별한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마.

따라서 피고는 종전의 취업규칙에 기초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이에 대한 일부 청구로서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4, 5호증, 을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

2013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 제1항에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면서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정년연장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 등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채용을 증가시켜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나)

이러한 점에서 통상 정년을 연장하되 새로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임금을 낮추는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에는 새로운 근로기간에 대한 근로조건을 설정하는 것이 되므로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으로 보기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 피크제의 시행과 더불어 만 57세였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였는바, 정함이 없던 만 57세부터 만 60세까지의 연령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기존 정년에 이르기 전의 나이인 만 56세의 임금이 동결되어 기존에 예정되었던 급여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만 56세가 된 해의 연봉 총액이 2,774,490원(적용 전 예상 수령액 83,354,994원 - 원고 실수령액 80,580,804원) 차이가 날뿐이다.

라)

비록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기존의 정년 이전인 만 55세를 피크 시점으로 하여 만 56세 임금을 동결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개정 전과 비교하여 볼 때 만 56세 연봉 총액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점, 피고가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 만 60세를 의무화하는 고령자고용법이 시행되는 2017. 1. 1.보다 1년 앞선 2016. 1. 1.부터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을 연장한 점, 정년연장과 그에 수반되는 임금체계 개편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에 근로기준법 제94조 1항 단서에 따른 집단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없고, 전문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와 일반직 근로자들의 개별적 동의 절차를 거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무효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1)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차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의 정년 연령인 만 57세를 만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만 56세의 임금을 피크임금인 만 55세 임금으로 동결하고,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 근로자들의 급여를 인사 평가 등급에 따라 감액하는 것인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근로자의 정년연장과 이를 위한 현실적인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제도적 타당성이 인정된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의 일반직 근로자들의 만 56세 임금을 피크임금의 100%로 하고, 만 57세에서 정년인 만 60세가 되는 달의 말일까지의 임금을 인사등급에 따라 피크임금의 2~12% 수준까지 감액하는 것으로 삭감률이 과다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근로자들은 정년 연장과 수반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임금 총액의 측면에서는 더 많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었으므로,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이 사건과 같이 정년 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소결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지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