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전제 사실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D 주식회사(이하 상호 중 '주식회사'를 '㈜'로 약칭한다.)가 주식의 100%를 소유하는 D㈜의 자회사이다. 원고는 1993. 3.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경리부에서 근무하여 왔다.
피고 회사는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워크아웃을 결정하고 2010. 9. 30. 채권단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였다. 그때부터 자산 매각, 경영계획 수립, 자금 차입 및 대여, 임원 선임 등 주요한 경영사항에 관하여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시행하였다.
원고는 2012. 5. 1. 피고 회사의 재무회계 담당 이사로 승진하였고, 주주총회를 거쳐 이사로 선임, 등기되었다. 원고는 2013. 10. 1. 상무이사로 승진하면서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 등기되었다.
피고 회사는 워크아웃에 실패하여 2014. 12. 24. 회생절차가 개시되었고, 원고가 피고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원고는 2015. 12. 31. 관리인을 사임하고 피고 회사를 퇴사하였고, 피고가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원고는 2012. 5. 1. 이사로 승진하면서 그때까지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정산 지급받았다. 원고는 퇴사하면서, 회생절차개시일인 2014. 12. 24.부터 퇴사일인 2015. 10. 31.까지 퇴직금 2,190만 원은 관리인의 보수로서 공익채권으로 인정되어 지급받았으나, 이사로 선임한 후인 2012. 5. 1.부터 회생절차 개시 이전까지의 기간 동안의 퇴직금은 공익채권이 아니고 회생채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지급을 받지 못하였다. 피고는 회생채권 조사기간 동안 퇴직금 채권을 따로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지 않았었다.
피고 회사의 회생계획은 2016. 2. 21. 인가되었다.
피고 회사의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중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조: 임원은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 및 감사를 의미한다.
제3조: 임원이 퇴직할 경우 퇴직금은 퇴직 당시의 월 보수액에 [표1]에서 직위 별 개월 수를 승한 금액을 합산하여 이사회 결의로 지급한다.
제4조: 임원의 퇴직금 계산 기간은 임원으로 선임된 날로부터 퇴임한 날까지로 하며 연임되었을 경우에는 연임기간을 통산하여 계산한다. 각 직위별 1년 미만의 근속연수는 월할 계산하되 퇴직 당시 직위에서는 6개월 이상은 1 년으로 6개월 미만은 0.5년으로 계산한다.
[표1]
한편, E은 D㈜ 주식의 27%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1992년부터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였으며, 회생절차가 개시될 무렵인 2014. 12. 19.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였고, 현재도 사내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E은 D㈜의 대표이사를 겸하다가 2015. 10. 7. D㈜의 대표이사에서 해임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3호증, 을1~4, 7, 8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록 이사, 대표이사로 선임되었으나 형식적, 명목상의 이사, 대표이사였고 실제로는 피고 회사의 회장인 E과 워크아웃 채권단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었다. 따라서 원고가 이사로 선임된 2012. 5. 1.부터 회생절차개시일인 2014. 12. 24.까지 원고의 퇴직금은 근로자의 퇴직금으로서 공익채권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주식회사의 이사는 주주총회의 선임 결의를 거쳐 임명되고(상법 제382조 제1항), 등기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선임된 이사만이 상법에서 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이러한 주식회사의 이사는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는다(상법 제382조 제2항). 이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자산의 처분, 자산의 차입 등 회사의 중요한 업무 집행에 관하여 결의할 권한이 있고, 다른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독하며(상법 제393조), 법령과 정관에 따라 회사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의무를 진다(상법 제382조의3). 이사는 언제든지 주주총회의 결의로 해임할 수 있으며 임기가 정해진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 뿐이므로(상법 제385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는 근로자와 다르다. 이와 같은 이사의 지위, 권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주식회사의 이사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여 근로자와 같은 지위에 있다고 하려면, 그러한 사용종속관계를 인정할 만한 사정이 충분히 입증되고 근로자로 보호할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라 하더라도 상법에 따라 이사회와 이사, 감사 등 회사의 내부적인 감독을 받는다. 또한 그룹 계열사와의 조율을 위한 그룹 차원의 지시와 협의가 이루어지거나, 워크아웃이 진행되는 경우 채권단이 중요한 경영상 결정에 관여하고,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회생법원의 감독을 받게 되는 등 특별한 상황에서는 경영권에 간섭을 받을 수 있으며, 그러한 감독과 승인 하에 업무를 집행하였다고 하여 대표이사가 근로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 대표이사가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일정 범위 이상의 재량과 결정권, 업무집행 권한이 있었다면, 종속적인 위치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원고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을 종합하면[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6~20호증, 을5~14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일부 진술,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를 피고 회사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인사, 자금 집행, 사무실 임대차계약, 공사계약 등 각종 업무 집행에 있어 피고 회사의 내부 문서의 최종결재란에 E이 서명을 하였고, E은 피고 회사의 또다른 대표이 사이자 모회사 D㈜의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로서 상무이사인 원고보다 높은 직급인 '회장'이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E에게 주요사항을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 업무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아무런 재량권이 없이 E의 지휘, 감독하에 종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E은 모회사인 D㈜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었고, 기존부터 피고 회사의 업무는 주로 E이 아닌 다른 대표이사(G, H)가 하였으며, 원고는 그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선임되었다. 원고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부터 원고는 외부적으로 피고 회사를 대표하여 관계사들과 수주협의, 회의, 계약 체결행위 등을 하였고 내부적으로는 현장 관리 등 임직원 관리를 하였으며, 그 범위 내에서 스스로의 재량으로 업무를 처리하였다. E은 주로 D㈜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원고로부터 주요한 사항을 보고받고 결재는 역할을 하였다.
원고는 이사로 선임되면서 보수가 이사 직제에 맞추어 크게 올라, 그 전에는 월 급여가 2~300만원 정도였으나, 이사 선임 후 급여가 740만 원이 되었고, 대표이사가 되면서는 급여가 930만 원으로 올랐다. 원고는 이사로 선임되면서 그 이전에 근무하던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모두 정산하여 지급받았는바, 피고 회사의 경우 일반 근로자의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재직기간 1년당 1개월분이 인정되지만, 이사 이상의 임원의 경우 별도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이 마련되어 있고 그 지급율도 1년에 3~5개월분으로 비임원에 비하여 훨씬 많은 금액이다.
원고는 출퇴근 시간과 장소, 휴가 사용 등에 대해 제한을 받지 않았다. 원고는 업무상 필요한 경우 스스로 판단하여 출장을 다녔다. 원고가 내부적으로 출장명령서를 작성하였고 경우에 따라 E의 결재를 받기도 했지만, 대체로 여비, 숙박비 등의 결재를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게 취업규칙이 적용되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별도로 시간 외 수당 등이 책정되지 않았으며, 그 대신 위와 같이 비임원에 비하여 많은 보수가 지급되었다. 원고는 금액 한도를 정하지 않고 접대비, 경조사비, 선물비 등을 지출하였고(원고가 피고 회사의 대표자로 되어 각종 축의금, 선물 발송 등이 이루어졌다) 이를 피고 회사로부터 정산, 지급받았으며, 대표이사로서 기사와 차량을 제공받았다.
원고는 E의 요청을 받고 또는 스스로 매주 2~3회 E을 찾아가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피고 회사의 현안에 관하여 보고하였는데, 이는 모회사의 최대주주에 대한 충성심의 발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하여 주주총회에서 원고를 해임하였을지 의문인바, E이 D㈜의 대주주라 하더라도 그 지분이 27%에 불과하였고 2013년경부터는 감자 등으로 지분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원고는 회생절차개시 후 단독으로 관리인이 되었고 E은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였다. 원고는 회생 개시 후에도 E의 결재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관리인은 회생법원의 감독 하에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으로 경영에 관한 판단을 해야 하지, 사사로이 E 개인의 지시를 받아서는 안되며 원고가 그렇게 하였다면 관리인으로서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이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