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지위
원고는 2016. 12. 18.경 피고들의 주식회사 DE 신축 공사현장에서 사망한 망 F(F, G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배우자이고, 피고들은 위 공사현장에서 망인을 고용한 사용자들로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이라 한다)은 위 공사의 원수급인,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이라 한다)은 그 하수급인이다.
사고의 발생 등
망인은 2016. 12. 13.경 위 신축 공사현장의 높이 14M의 철골보 빔 위에서 이동식크레인으로 이동된 철재계단 자재를 받기 위해 빔 중간 지점으로 이동 중 중심을 잃고 14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였고, 이로 인하여 망인은 대퇴골전자간골절, 혈복강, 열린 두개내 상처가 없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흉추의 다발성 골절 등으로 2016. 12. 18. 사망하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처인 원고가 있다.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합의 등
원고는 2016. 12. 20.경 피고들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제1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들은 2016. 12. 20.경 이 사건 제1 합의에 따라 원고가 H병원에 지급해야 할 요양비 54,249,950원와 장례비 6,716,000원 합계 60,965,950원[= 54,249,950원(환자부담 총액은 54,249,979원이나 54,249,950원을 납부하여 정산하였다) + 6,716,000원]을 H병원에 직접 지급하였고, 그 무렵 원고는 피고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보험급여대체지급청구·증명서(이하 '이 사건 보험급여대체지급청구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고, 피고 B이 요양비와, 장의비를 청구할 수 있도록 요양비청구서와 장의비 청구서의 위임란 등에 서명하여 주었다.
이후 피고 B은 근로복지공단에 위 요양비와 장례비에 대한 산업재해보상보험금 대체지급청구를 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피고 B이 청구한 요양비 청구액 54,249,960원 중 43,026,640원과 장례비 6,716,000원을 피고 B에 지급하였다.
원고와 피고 C은, 근로자재해보험사인 주식회사(이하 'I'라 한다)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으로 91,223,320원을 지급하기로 하자 2017. 9. 27.경 피고 J이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한 요양비 중 지급받지 못한 11,222,320원(= 위 54,249,960원 - 43,026,640원)은 피고 C이, 나머지 80,000,000원(= 91,223,320원 원- 11,222,320원)은 원고가 각 지급받기로 합의하였고(이하 '이 사건 제2 합의'라 한다), 이 사건 제2 합의에 따라 I로부터 피고 C은 11,222,320원을, 원고는 80,000,000원을 각 지급받았다.
원고는 2017. 11. 8.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511,000원, 유족보상비 189,800,00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인천지방검찰청장에 대한 문서송부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제1 합의에 의하면, 피고들은 망인의 유족 대표인 원고에게 위로금으로 60,965,95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에 따라 피고들은 위 60,965,950원을 H병원에 지급하였다. 그런데 피고들은 H병원에 치료비를 직접 지급한 것을 기화로 근로복지공단과 I에서 대체지급 등을 통하여 이 사건 사고에 대한 보험금 합계 60,965,979원을 수령하였는바, 이는 원고에게 귀속되어야 할 이 사건 제1 합의에 따른 위로금이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제1 합의에 따른 약정금 또는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부당이득금으로서 위 60,965,97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들은 망인이 안전고리를 착용하지 않은 과실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원고를 위하여 H병원에 60,965,950원을 대납한 후 원고의 협조 하에 이를 근로복지공단 등으로부터 대체지급 받기로 하여 이 사건 제1 합의를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근로복지공단과 I에서 대체지급 등을 통하여 이 사건 사고에 대한 보험금 합계 60,965,960원을 수령하였다. 또한 이 사건 제1 합의서 제4항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를 이유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였는바,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6다221429 판결 등 참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의한 보험급여 그 자체는 사용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나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대하여 책임보험의 성질을 가지고 그 책임보험적 기능도 수행하고 있고, 손실전보라는 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과 상호 중복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서, 위와 같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으로 인한 손해까지 전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산재보험법 제89조는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그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급권자가 보험가입자로부터 재해보상금을 먼저 지급받은 경우 그 금액범위 안에서 수급권자에게 보험급여의 지급의무가 없게 되는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보험가입자는 산재보험법 제89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수급권자에게 지급한 금원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범위 내에서 구상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6856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제1 합의서 제1항에 피고들이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민·형사상의 배상금이 아닌 유족을 위한 위로금 차원에서 60,965,950원을 지급하기로 기재한 사실, 피고들이 H병원에 위 60,965,950원을 지급한 후 위 금액 상당을 근로복지공단, I로부터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증인 K, L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들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H병원에 지급하고 근로복지공단으로 지급받은 요양비와 장례비 49,742,640원과 이 사건 제2 합의에 따라 I로부터 지급받은 11,222,320원, 합계 60,965,960원(= 49,742,640원 + 11,222,320원)을 이 사건 제1 합의에 따른 약정금으로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거나 피고들이 위 금액을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하여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금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피고들이 60,965,960원이 아닌 60,965,979원을 지급받았다는 증거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제1 합의서 제2, 3항에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보상비, 근로자재해보험사로부터 유족보상비 등을 수령하기로 특정하여 기재하면서 요양비와 장의비는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금 중 유족보상비 189,800,000원을, I로부터 근로자재해보상금 중 80,000,000원을 각 지급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제1 합의를 체결하면서 피고들에게 이 사건 보험급여대체지급청구서 등을 작성해 주었는데, 당시 피고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비, 장례비 중 얼마를 지급받을 수 있는지 확정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이고, 실제로 근로복지공단은 요양비 신청액 54,249,960원 중 43,026,640원만을 지급하기도 하였는바, 이 사건 제1 합의서에 피고들이 원고에게 확정되지 아니한 요양비 등을 다시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2017. 9. 27. I로부터 80,000,000원을 지급받는 과정에서 피고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H병원에 지급한 요양비 중 지급받지 못한 11,222,320원을 피고 C이 지급받도록 이 사건 제2 합의를 체결하기도 하였는바,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제1 합의 시 원고가 피고들로부터 요양비 전액과 장의비를 다시 지급받기로 하였다면 원고가 위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제2 합의를 체결할 만한 별다른 이유가 없다.
원고 측을 대리하여 이 사건 제1 합의를 체결한 K은 이 법정에서 망인의 유족들에게 이 사건 제1, 2 합의를 먼저 체결하고 나중에 이와 관련한 소송을 제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지만, 이 사건 제1 합의 당시 원고와 피고들은 향후 이 사건 사고를 이유로 민·형사상 책임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위 K은 이 법정에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피고들이 원고를 위하여 지급한 요양비와 장의비를 대위지급 받은 후 이를 다시 원고에게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거나 피고들에게 이와 같은 내용의 말을 한 사실은 없고, 이 사건 제1 합의서에 의하면 요양비, 장의비는 망인의 유족들이 이미 받은 것이므로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에서 받을 건 당연히 유족보상급여 밖에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증인 L도 이 법정에서 망인의 유족들과 피고들은 이 사건 제1 합의를 체결하면서 피고들이 추후 요양비 등을 회수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고, 이를 위하여 피고들이 원고가 아닌 병원에 직접 요양비와 장례비를 지급하고 원고로부터 이 사건 보험급여대체지급청구서를 작성받은 것이라고 진술한다.
이 사건 제1 합의서 제1항의 금액은 일반적인 위자료 금액이 아닌 원고와 피고들이 H병원에 요양비와 장의비를 문의한 후 구체적으로 정해진 금액인 60,965,950원을 기재한 것으로 이는 원고가 당시 요양비와 장의비를 지급할 능력이 없자 피고들이 먼저 이를 대납하고 추후 피고들이 이 사건 보험급여대체지급청구서에 의해 근로복지공단 등에게 산재보험법 제89조에 따라 대위 내지 구상할 보험금 금액을 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17. 1. 10. 인천지방검찰청에 피고들이 이 사건 제1 합의의 내용에 따라 요양비를 수령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며 위 합의는 부당하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음에도, 2017. 9. 27. 다시 이 사건 제2 합의를 체결하여 피고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요양비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윤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