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2. 10. 13. 선고 2018가합104172 판결

주문

1.

별지1 표 순번 1 내지 19 기재 각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 T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3.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별지2 표 해당 ‘주위적 청구 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그 중 해당 ‘주위적 청구 원금’란 기재 돈에 대하여 2021. 10. 1.부터 2022. 10. 1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5.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ㆍ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설립되어 V, W, X 등 Y분야의 연구개발을 하는 공공기관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한 각 파견업체에 소속되어 있다가 피고에 파견되어 피고가 운영하는 연구원 내 각 부서에서 행정직 업무를 수행하였던 파견근로자들이다.

나.

원고들은 각 별지1 표 ‘입사일’란 기재일에, ‘최초 파견업체’란에 기재된 각 파견업체에 입사하여 피고 연구원에 파견된 후, ‘소속부서’란에 기재된 각 소속부서에서 근무하여 왔으며, 피고의 파견업체가 변경되면 소속을 그 변경된 파견업체(별지1 표 ‘2차 파견업체’란 기재 각 회사)로 바꾼 것 이외에는 계속하여 동일한 업무를 하여왔다.

다.

원고 T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 ‘원고 A 등’이라고 한다)은 이 사건 소 제기 이후 피고와 계약기간을 2018. 11. 1.부터 2018. 12. 31.까지로 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어서 계약기간을 2019. 1. 1.부터 2019. 6. 30.까지로 하는 기간제 근로계약(이하 모두 합하여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 만료일 무렵 원고 A 등에게 2019. 6. 30.자로 각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한편, 원고 T는 2018. 10. 31. 파견기간이 종료된 후 피고와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라.

피고 근로자의 직종, 직급 및 직명 구분은 아래와 같다.

마.

이 사건과 관련된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9. 4. 30. 법률 제164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일부 자구가 수정되었을 뿐 현행 파견법의 내용과 동일하므로, 이하 ‘파견법’이라고만 한다)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 51 내지 5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근로자 지위 확인 및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발생 및 그 이행 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이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라고 한다)는 ‘사용사업 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의하여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고,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등 참조).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다만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에서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직접고용의무의 예외가 인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희망하였다거나,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대부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고 있어 파견근로자로서도 애초에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 체결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경우 등과 같이 직접고용관계에 계약기간을 정한 것이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목적을 잠탈한다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별한 사정의 존재에 관하여는 사용사업주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면서 앞서 본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는 직접고용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근로계약 중 기간을 정한 부분은 파견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파견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것에 해당하여 무효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의무 발생

①

앞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최초 시행된 2012. 8. 2. 이후 별지1 표 각 ‘입사일’란 기재일부터 피고에 파견되어 근무한 이후 모두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으므로, 별지1 표 기재 ‘고용의무 발생일자’란 기재 각 일자에 피고에 대하여 직접 고용의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청구권이 발생하였고, 피고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파견근로자들인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②

원고 A 등이 이 사건 소 제기 이후 피고와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가 위 근로계약기간 만료일 무렵 원고 A 등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직접고용관계에 계약기간을 정한 것이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목적을 잠탈한다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함이 원칙이고,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의 존재에 관하여는 사용사업주인 피고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그러나 피고가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에 대한 아무런 주장․입증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기간을 정한 부분’은 파견법상 강행규정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 A 등은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정한 각 계약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피고가 이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③

원고 T가 2018. 10. 31. 이후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 T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 등에 대한 판단

①

피고는 원고 A 등과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 A 등에 대하여는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이미 이행하였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는 무효이므로 피고가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②

피고는 원고들을 경쟁채용절차를 통하여 무기계약직으로서 고용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원고들이 이를 거절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고 원고들이 그 수령을 지체하고 있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을 18호증의 각 기재와 같이 원고들을 비롯한 파견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무기계약직 전환에 관한 채용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고 한다)를 하고 채용절차를 진행한 사실, 원고들이 이 사건 채용공고에 응모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채용공고는 채용 인원이 37명으로 한정되어 있어 피고의 파견직 모두(몇 명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2019. 9. 6.자 준비서면 첨부 참고자료 4-1의 기재에 의하면 38명으로 보인다)를 확정적으로 채용하는 절차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채용공고에서 어학시험성적(TOEIC 750점)을 지원자격으로 설정한 점, 이 사건 채용공고에서 ‘근무평가 배점 30점, 필기시험 배점 40점, 면접시험 배점 30점으로 평가방법이 구분되고, 총점 70점 이상이 되어야 합격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어 원고들이 응모하였더라도 채용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채용공고는 피고가 일정한 조건에 부합하는 파견직을 피고의 직원으로 고용하겠다는 청약의 유인에 해당할 여지가 있을 뿐, 이로써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설령 피고가 원고들의 대표가 포함된 정규직 전환협의기구에서 여러차례 회의를 거쳐 위와 같은 경쟁채용절차를 실시하기로 협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피고의 위 항변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피고가 부담하는 직접고용의무의 근로조건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1호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는 경우에 있어서 그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당해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들이 실제 수행한 업무, 피고의 인사규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근로자 중 원고들과 동종‧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는 ‘행정원’이다(주위적 주장). 만약 ‘행정원’으로 보기 어렵다면 피고의 주장과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인 ‘사무보조직’으로 보아야 한다(예비적 주장).

나)

피고의 주장

피고의 근로자 중 원고들과 동종‧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인 ‘사무보조직’이다.

2)

관련 법리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에 의하면,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 하는 경우 그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 해당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따를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은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비교대상 근로자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때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된 근로자의 업무가 기간제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나 책임·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4두4328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기간제법 제8조 제1항과 문언이 동일한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1호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3)

판단(비교 대상 근로자의 확정)

앞서 든 증거들, 갑 4 내지 6, 8, 27, 을 3 내지 17, 19 내지 39, 4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근로자들 중 ‘행정원’의 업무 사이에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은 피고의 ‘행정원’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하나의 부서(팀, 실, 처 등 회사 내에서의 업무 분장의 기준이 되는 소집단을 지칭한다, 이하 ‘부서’라고 한다) 내에서 이루어지는 행정직(사무직) 직원들의 업무는 단순 반복적인 업무, 창의성이나 능률을 요구하는 업무, 의사결정이 필요한 업무가 혼재되어 있고, 대체로 부서 내에서의 직급, 경력이나 전문성, 부서장의 재량권 행사 등에 따라 부서원이 담당하는 업무 및 그에 대한 권한․책임이 다르게 부여된다. 또한 부서 내 업무들 사이에 중요도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부서원들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동일한 업무 목적 달성을 위하여 협업하게 되므로, 부서원들이 수행하는 업무는 상호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동일한 부서원들 사이에 그 업무의 난이도, 책임․권한의 범위, 기안된 서류의 최상위 결재자 등에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각자 수행한 업무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지에 대하여는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행정직은 총 5개의 직급(행정원~수석행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고들은 피고의 행정 지원을 위하여 파견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각 부서에서 행정직 중 가장 하위직급인 행정원에 준하는 지위에서 상대적으로 난이도 또는 업무 중요도가 낮거나 의사결정의 필요성이 적은 업무를 담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의 행정원들은 원고들이 기안한 문서와 유사한 제목의 문서를 상당수 생성하기도 하고, 원고들과 마찬가지로 강연, 워크숍, 회의, 교육계획, 금전의 지출 및 회수 등 연구직들의 연구활동을 보조하는 업무에 관한 행정문서들을 생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행정원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가치가 다르다거나, 난이도가 다르다고도 단정하기 어렵다. 한편 피고는 Z 등의 자기기술서(을 6 내지 17호증)를 근거로 피고 정규직들이 수행한 업무의 가치 및 난이도 등이 원고들과 다르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제시한 원고들의 비교 대상 근로자들은 대부분 하위직급인 ‘원급’이 아니라 상위직급인 ‘수석급, 책임급 및 선임급’ 근로자들로 보인다.

다)

피고 행정원들이 상당한 수준의 경쟁을 거쳐 선발된 사람들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의 직무기술서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기술직 또는 연구직은 특정 전공, 학위 또는 전문자격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으나, 원고들이 소속된 부서의 행정직렬은 대체로 전문 자격, 전공, 학력 등에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인사․노무관리’ 계열에서 ‘인문사회계열 전공’이라는 전공분야 제한을 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제한이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행정원들 사이에 전문성이나 자격요건 등에 있어 극복할 수 없는 격차가 존재한다거나, 원고들이 전문성 등의 결여로 피고 행정원들의 업무를 전혀 대체할 수 없는지 의문이 든다.

라)

원고들이 대체로 지출결의서 작성 등 비교적 단순한 업무 위주로 처리하였고, 팀장의 전결을 받는 문서 또는 내부결재문서 위주로 기안하거나, 문서를 생성하여 같은 부서 팀원의 결재를 거치기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각 부서 내에서 처리한 행정업무는 피고 행정원들이 처리하는 업무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부서의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업무로 보이는 점, ② 원고들이 직접 팀장급에게 결재를 올린 후 이어서 본부장급 또는 원장이 최종 결재한 문서, 원고들이 기안하여 결과적으로 외부로 발송된 문서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들이 기안하여 결재받은 팀원은 상위직급의 행정직(가령 원고 A은 선임행정원 AA의 결재를, 원고 D, L은 책임행정원 AB의 결재를 받았다)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원고들의 업무가 피고 행정직의 업무와 완전히 구분되어 있다거나, 그 권한․책임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피고는 파견직인 원고들과는 달리 피고의 행정직들은 업무상 과실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징계처분을 받기 때문에 원고들과 피고의 행정원 사이에 책임 영역에서 차이가 존재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의 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징계내역(을 40호증)을 보더라도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들은 상위직급인 수석급, 책임급 및 선임급 직원들이므로, 이를 원고들의 책임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

마)

피고의 일부 부서(AC팀, AD팀)는 일부 원고들(원고 J, 원고 Q, 원고 T) 외에는 행정원이 부서 내에 존재하지 않아 위 원고들이 행정업무 전반을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위 원고들에 대하여 비교대상 근로자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기도 하였는데(2020. 12. 21.자 문서제출명령신청 별지 제2면), 위와 같은 주장 자체로 위 원고들이 위 각 부서에서 수행한 업무들이 단순한 피고 행정원들의 보조업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위 부서의 필수적인 행정업무이자 해당 원고들 고유의 업무였음을 시사한다.

바)

AE협회가 작성한 피고 소속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보고서(을 3호증)에 ‘비정규직 담당 업무의 수평․수직적 범위의 한계가 존재한다’라는 취지의 기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보고서는 2019. 4.을 기준으로 2019. 5. 28.경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소송 진행 중 피고의 의뢰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보고서가 어떠한 기준이나 자료를 근거로 정규직 및 비정규직의 업무분장을 구분하였는지 알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보고서의 내용을 근거로 원고들과 피고 행정원의 업무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는 경우 그 근로조건은 피고 ‘행정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의하여야 한다.

3.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었다면 받았을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사직하는 등으로 근로 제공을 중단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 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었다면 받았을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등 참조).

이때의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였을 때의 임금 상당액이다.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등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채권자 또는 피해자 등이 동일한 원인에 의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은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하므로(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31361 판결 등 참조),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제공하였어야 할 근로를 다른 직장에 제공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러한 이익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5다23285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원고들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피고의 직원은 ‘행정원’이고, 피고는 현재까지 위 원고들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하였거나(원고 A 등)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원고 T). 따라서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으로 피고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원고가 받았을 임금(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행정원’의 근로조건을 기준으로 한다)과 원고들이 파견사업주로부터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채용공고로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파견법에 따른 직접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였는데 원고들이 이 사건 채용공고에 응모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채용공고의 접수기간 만료일인 2020. 9. 10.부터는 원고들이 수령지체에 빠졌고 이때부터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채용공고를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직접고용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는 이상 원고들이 수령지체에 빠졌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원고들이 입은 구체적인 손해액(중간수입이 있는 원고들은 중간수입을 공제한 금액)은 별지2 표 ‘주위적 청구 금액’란 기재와 같다(위 금액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3)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별지2 표 해당 ‘주위적 청구 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그 중 해당 ‘주위적 청구 원금’란 기재 돈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10. 1.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2. 10.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한다.

판사 전서영(재판장) 이용제 정우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