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3. 3. 17.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7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3. 12.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과 2013. 12. 17.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2,3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 2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상시근로자 98명을 사용하여 C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를 설치·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피고는 2010. 2. 22. 영어회화 교사 초빙 공고를 하였고(응시자격: 2년 이상 영어상용국에서 정규교육을 받은 학사학위 소지자, 영어회화에 능통한 자, 남자의 경우 병역을 필했거나 면제된 자, 국내외 국적 불문함), 2010. 3. 16. 원고를 영어회화 강사로 채용하는 내용의 강사채용계약(이하 '1차 계약'이라 한다)을 하였는데(계약서는 경기도교육청이 작성한 초·중등학교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의 별첨 1-1 계약제교원 채용계약서 양식을 참조하여 작성함), 그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담당업무 : 영어회화 수업 담당, 정규수업 외 교과특기적성 등을 담당, 하계·동계 방학에는 각각 20시간 무급 영어회화나 강의를 함, 이 사건 학교장이 지시하는 기타의 업무를 수행함
계약기간 : 2010. 3. 17.부터 2011. 3. 16.까지
보수 : 월 230만원
근무시간 : 출퇴근 시간 및 근무시간은 정규교원의 근무시간을 준용하되, 이 사건 학교장이 조정할 수 있다.
피고는 2003년경부터 자체적으로 강사를 채용하여 학생들에게 영어회화 교육을 실시하였고, 학부모로부터 별도로 이에 대한 교육비를 받아 강사에게 보수를 지급하여 왔는데,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제도에 따라 채용되었다. 그래서 피고는 교육청에 원고를 초·중등교육법 제22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 소정의 영어회화전문강사로 보고하지 않았고, 교육청으로부터 원고에 대한 수당을 지원받지도 않았다.
원고는 1차 계약에 따라 2010. 3. 17.부터 이 사건 학교의 과목 중 영어, 영어독해, 영어회화 등의 강좌를 맡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한편 피고는 2010. 9. 29. D과 사이에 D을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채용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계약서는 경기도 교육청이 작성한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 업무편람의 영어회화 전문강사 임용 계약서 양식에 따라 작성함), 그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담당업무 : 정규 영어수업 및 영어교육 관련 연구·개발 업무, 영어교육과 관련하여 정규학습시간 종료 후 또는 방학기간 중의 교육활동 및 수련활동 업무,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관련 업무 담당 및 지원, 영어전용(체험) 교실 관리 지원, 기타 이 사건 학교장이 부여하는 업무
계약기간 : 2010. 10. 1.부터 2011. 8. 31.까지
보수 : 연봉 2,200만 원
근무시간 : 주 5일제로 1일 8시간
피고는 교육청에 D을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보고하였고, 교육청으로부터 D에 대한 수당을 지원받았다.
피고는 2011. 3. 16. 원고와 계약기간을 2011. 3. 17.부터 2012. 3. 16.까지로 하고 나머지 사항은 1차 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강사채용계약(이하 '2차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또한 피고는 1차 계약 체결시와 마찬가지로 교육청에 원고를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보고하지 않았고, 보수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학부모로부터 별도로 교육비를 받아 지급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2차 계약에 따라 2011. 3. 17.부터 종전과 마찬가지로 영어회화 등 강좌를 맡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피고는 원고가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될 것을 우려하여 2011. 12. 28. 원고에게 2012. 3. 16.자로 2차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위 2011. 12. 28.자 통보를 번복하고 2012. 3. 16. 원고와 계약기간을 2012. 3. 17.부터 2013. 3. 16.까지로 하되 보수와 업무내용은 종전과 같은 것으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3차 계약'이라 한다)을 말로 체결하였다. 또한 피고는 1, 2차 계약 체결시와 마찬가지로 교육청에 원고를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보고하지 않았고, 보수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학부모로부터 별도로 교육비를 받아 지급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3차 계약에 따라 2012. 3. 17.부터 종전과 마찬가지로 영어회화 등 강좌를 맡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피고는 2012. 11. 12. 영어교과협의회를 개최하여 영어회화 과목 시간의 수를 조절하고, 수익자 부담으로 운영되는 생활영어교육운영사업을 폐지하여 학부모의 학비부담을 경감시키는 방침을 세운 후 이를 학교운영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하였다.
피고는 위 방침에 따라 2012. 11. 16. 원고에게 "생활영어회화강사 원고 계약기간 만료 통보"라는 제목의 공문으로 "생활영어회화강사 원고는 2013년 3월 16일로 계약이 완료되므로, 재계약이 불가함을 통보하니 양해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를 보내는 한편, 2012. 11. 19.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채용 공고를 내면서, 계약기간은 1년(3년 연장 가능), 연봉은 27,600,000원(보충수업강사비 별도)을 제시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 공고에 응할 것을 권유했지만 원고는 이를 거절하였다.
피고는 2013. 2. 7. 학교운영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위원회는 2013년도부터 생활영어회화강좌를 폐강하고, 해당 강사의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채용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하였다.
원고는 2013. 4. 18.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7. 2. '피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된 원고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계약 해지 통보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피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3. 8. 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10. 18.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거. 피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서울행정법원 2013구합29551)을 제기하였으나, 2014. 5. 15.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피고가 위 판결에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누52277) 계속 중이다.
너. 한편 2012년도 이 사건 학교의 예산액은 9,057,472,000원, 세입결산액은 8,764,679,572원, 세출결산액은 8,714,520,340원, 세계잉여금(歲計剩餘金)은 50,159,232원(=세입결산액 8,764,679,572원-세출결산액 8,714,520,340원)이다.
더.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1 내지 14, 17, 25, 3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계속 근로한 기간이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무기계약직으로 근로계약상 지위가 전환되었는바, 피고의 이 사건 통보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원고는 이 사건 통보 이후 2012. 12. 26. 노무사의 법률의견서를 제출하여 해고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경기도교육청도 피고에게 해고의 부당함을 알리면서 원만하게 합의할 것을 권고하였음에도 피고는 해고를 강행하였는바, 피고의 부당해고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다. 피고는 '생활영어회화 강좌를 폐지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원고에 대한 해고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로 보이게 하였으나, 원고가 해고된 이후에 폐강된 영어회화 수업은 없고, 피고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지도 않다.
또한 원고는 강의평가에서 평균을 상회하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피고는 원고를 해고 하기 위하여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많은 수강생들의 질적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에 대한 직업적, 사회적, 인격적 평가를 저하시키고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다음날인 2013. 3. 17.부터 2013. 12. 16.까지 9개월의 미지급 임금 20,700,000원(= 2,300,000원 × 9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그 다음 날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월 2,300,00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 및 위자료 5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2년 동안 기간제 강사로 근무한 후 2012. 3. 16. 원고와 재계약을 체결할 때 원고를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1호, 초·중등교육법 제22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 제5항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간제 근로자인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고용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원고는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더라도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와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2013. 3. 16.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므로,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교원 자격증을 받은 사람만 교사로서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교원 자격증이 없는 원고는 2년을 초과하여 영어회화 전문강사가 아닌 일반 강사로 근무하였더라도 교사와 거의 동등한 지위에 있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지 않는다.
원고가 2012. 3. 16. 피고와 재계약을 체결할 때 자신이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간제 근로자인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해당하므로 재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위 주장을 믿고 재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원고가 위 주장을 번복하고 자신이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
원고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과 학부모의 민원이 제기되었고, 원고가 이 사건 학교에서 담당한 생활영어강좌가 폐강됨에 따라 교원 자격증이 없는 원고에게 정규수업을 맡길 수 없는 사정이 발생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이 사건 통보가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에 위반된다고 하더라도 해고사유가 구체적으로 적시된 이 사건 답변서가 2014. 1. 23. 원고에게 송달됨으로써 위 하자는 치유되었으므로, 늦어도 2014. 1. 23. 원,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종료되었다.
설령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더라도 피고가 해고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불법행위는 성립하지 않고, 불법행위가 성립하더라도 원고가 실제로 노무를 제공하지 않고도 급여를 전부 지급받게 되므로 위자료 500만 원은 과다하다.
판단
해고무효 청구에 관한 판단
초·중등교육법 제22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 소정의 영어회화전문강사에 대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되는지 여부
초·중등교육법 제22조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학교에 일반 교원 외에 산학겸임교사·명예교사 또는 강사 등을 두어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게 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학교에 두는 산학겸임교사 등의 종류·자격기준 및 임용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은 산학겸임교사 등의 종류로서 산학겸임교사, 명예교사, 영어회화 전문강사, 강사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항은 제1항에 따른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기간을 정하여 임용할 때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 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1호에 의하면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되, 다른 법령에서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기간제법 제4조 제1항과 달리 정하거나 별도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다른 법령의 별도의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이러한 법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초·중등교육법 제22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 소정의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더라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지 않는다.
원고가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해 보면, 피고는 1, 2차 계약에서 원고를 초·중등교육법 제 22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 소정의 영어회화 전문강사가 아닌 같은 조항 소정의 강사로 채용하였고, 3차 계약에서도 1, 2차 계약과 마찬가지로 원고를 위 조항 소정의 강사로 채용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1, 2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에 원고를 초·중등교육법 제22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 소정의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채용한다는 점을 명시하지 않았고, 원고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 [별표 2] 소정의 영어회화전문강사의 자격기준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심사한 바도 없으며, 피고가 1차 계약 체결 전 영어회화 교사 초빙 공고를 할 때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자격기준을 응시자격으로 정하지도 않았다. 또한 피고가 원고와 체결한 1, 2차 계약과 피고가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채용한 D과의 근로계약을 비교할 때 업무내용, 보수 등에서 차이가 있고, 서로 다른 계약서 양식으로 작성되었다. 그리고 피고는 교육청에 D을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보고하였으나 원고에 대해서는 그러하지 않았고, 보수 재원의 조달에 있어서도 D의 보수는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았지만 원고의 보수는 학부모로부터 별도로 교육비를 받아 지급하였다. 갑 제25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심문에서 1, 2차 계약시에는 원고를 기간제법이 적용되는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였음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1, 2차 계약에서 원고를 영어회화 전문강사가 아닌 일반 강사로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3차 계약 체결 당시 원고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지 않는 영어 회화 전문강사로 채용하려는 의사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3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위와 같은 동기가 계약 내용으로 포함되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피고가 3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1, 2차 계약에서 정한 보수액을 그대로 유지하였고, 원고의 업무내용도 변경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피고는 원고와 기존 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3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또한 피고는 3차 계약 체결시에도 1, 2차 계약 체결시와 마찬가지로 교육청에 원고를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보고하지 않았고, 보수도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지 않고 종전과 마찬가지로 학부모로부터 별도로 교육비를 받아 지급하였다.
피고가 3차 계약 체결 후 새로이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채용 공고를 하거나 원고에게 위 공고에 응할 것을 권유한 것은 피고가 원고를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인식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 행위로 보인다.
원고가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는지 여부
초·중등교육법 제22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에서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학교에 일반 교원 외에 산학겸임교사, 명예교사, 영어회화 전문강사, 강사를 두어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그 중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대해서만 기간을 정하여 임용할 때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 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5항)고 규정할 뿐, 산학겸임교사, 명예교사, 강사가 기간제로 임용되어야 한다거나 나아가 그 임용기간을 일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법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초·중등교육법 제22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소정의 강사가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경우에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초·중등교육법 제22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소정의 강사에 해당하는 원고는 3차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 사건 학교에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으므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원고의 무기계약직 전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피고는 3차 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이 사건 학교의 교장 및 행정실장 E에게 자신은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해당하여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더라도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재계약 체결을 요청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위 주장을 믿고 3차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3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말로 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계약서 작성 등을 통해 원고를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채용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지 않은 점, ② 또한 피고는 3차 계약을 체결한 후에 피고가 원고를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채용했다면 취했을 조치, 즉 교육청에 원고를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보고하거나 교육청으로부터 원고에 대한 보수를 지원받는 것 등을 하지 않은 점, ③ 피고는 이전에 D을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채용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원고의 주장을 믿었다는 피고의 주장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의 주장을 믿고 3차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통보의 적법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일방적으로 이 사건 통보를 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켰으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해고이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제1항),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해고의 효력이 있다(제2항)'고 규정하여 해고방식에 있어 요식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위 규정은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여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해고사유를 통지받은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의 존부 및 해고사유 등 해고를 둘러싼 분쟁 사항을 명확하게 알게 하여 근로자의 방어권을 보장함으로써 종국적으로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라고 할 것이고, 이때 통지가 필요한 해고사유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게 어떠한 해고사유도 제시하지 않은 채 "생활영어회화강사 원고 계약기간 만료 통보"라는 제목의 공문으로 "생활영어회화강사 원고는 2013년 3월 16일로 계약이 완료되므로, 재계약이 불가함을 통보하니 양해바랍니다"라는 내용으로 이 사건 통보를 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통보는 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위법하다(피고는 이 사건의 2014. 1. 17. 답변서 부본의 송달로써 원고에게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통보하였으므로 해고사유를 통보하지 않은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주장하나, 위 규정의 취지는 해고에 앞서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통지하여 근로자의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원고가 해고무효를 다투는 이 사건 소송에서 답변서를 통하여 해고사유를 주장한 것을 가지고 해고사유를 적법하게 통지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의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등 징계해고 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나,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비추어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이 사건 통보를 근로기준법 제24조<1>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 선해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통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원고의 업무와 유사한업무를 수행하는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채용 공고를 한 점, 원고의 보수는 월 230만 원으로 피고의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여야 할 경영상 긴박한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또한 피고가 원고의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원고에 대한 해고의 정당성 유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는 위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해고된 다음 날인 2013. 3. 17.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그 액수는 ① 2013. 3. 17.부터 2013. 12. 16.까지 9개월의 임금 20,700,000원(= 2,300,000원 × 9개월)과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3. 12.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 ② 2013. 12. 17.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2,300,00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이 된다.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무효이기는 하나, 피고가 학부모의 수업료 부담을 경감하기 위하여 원고를 해고하고 교육청에서 운영비가 지원되는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다시 채용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에게 경영상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없고,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었다거나 피고 주장의 사실이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원고에게 위자료를 인정할 만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해당 강사의 수업 진행에 대하여 많은 수강생들의 질적 문제 제기가 있었다'라고 표현한 것이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형훈(재판장) 김수정 이종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