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1. 1. 27. 선고 2020가합10106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 B 합자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택시 여객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C은 피고 회사의 대표사원으로 무한책임사원이며, 원고 등은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택시 운전자로 근무하여 왔다.

나, 근로형태 및 임금지급 방법

원고 등은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1일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사납금 명목으로 피고 회사에 납입하고, 나머지 운송수입금은 원고 등에게 귀속하며, 피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임금 협정의 체결

1)

원고 등은 피고 회사와 사이에 2014. 2. 4.경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14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 2015. 6. 4.경 체결한 2015년 임금협정에도 2014년도 임금협정과 동일하게 근로시간이 유지되었다.

2)

원고 등과 피고 회사는 이후 입금협정을 체결하면서, 2016년도 임금협정에서는 근로시간을 "표준근로시간 8시간을 소정 시간으로 하되 개별근로를 합의한 승무원은 그 근로시간을 소정시간으로 한다, 1일 소정시간의 선택은 승무원의 자유의사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고, 2017년과 2018년도 각 임금협정에서는 근로시간을 "1일 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에 준한다. 1일 소정시간의 선택은 승무원의 자유의사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였으며, 2019년도 임금협정에서는 근로시간을 "1일 근로시간은 개별근로계약서에 준한다. 1일 소정시간의 선택은 승무원의 자유의사에 따라 선택한다."고 규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 제1~3호증(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들은, "원고 등과 사이에 최저임금 미달과 관련하여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 합의가 있었고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나.

을 제3, 5, 8호증(가지번호 포함)에 의하면, 원고 등과 피고 회사 사이에 체결한 임금협정서과 개별 근로계약서에 임금과 관련하여 어떠한 금원도 청구하지 않는 등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다.

그러나 소극적 소송요건의 하나인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합의 당사자가 처분할 권리 있는 범위 내의 것으로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될 때 허용되며,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참조), 피고들이 주장하는 위 조항은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내지 소정근로시간에서 정한 임금과 관련한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어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위와 같은 합의는 최저임금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거나 최저임금을 포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들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원고 등의 주장

1)

원고 등과 피고 회사는 2014년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월 173.3시간(1일 10시간, 월 17.33일)으로 정하였다. 그러나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음에도 근로자별로 시간선택제 근로를 하게 함으로써 최저임금제도를 잠탈할 목적으로 3시간에 10시간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선택하게 하여 위 월 173.3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잠탈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시간선택제 근로 합의는 무효이다.

2)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 등에게 위 월 173. 3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하여 최저임금액에 미달되는 임금인 별지2 원고별 청구금액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C은 피고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으로서 피고 회사와 연대하여 위 각 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 및 항변

1)

피고 회사와 원고 등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정 및 근로계약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수 없다.

2)

피고 회사는 D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의 권고에 따라 원고 등과 사이에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 최저임금법 위반 등을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못한다는 규정과 채무면제 특약을 임금협정에 기재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원고 등은 소정근로시간을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결정하였음에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사실상 급여를 이중으로 받아내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 등의 청구는 신의칙에 반하는 부당한 주장이다.

3)

원고 등은 적법한 소정근로시간제 근로계약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피고 회사에게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 위법한 근로계약을 요구(선택)하는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그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 등이 청구하는 임금채권과 상계한다.

4)

원고 등의 청구가 인용된다면 원고 등은 그 인용된 청구에서 인정되는 소정 근로시간제에 따른 사납금을 납부하여야 함에도 그에 못 미치는 사납금만 납부하였으므로, 그 차액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고 피고 회사는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원고 등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원고 등이 청구하는 임금채권과 상계한다.

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 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선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 을 제4, 5, 6호증(가지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등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회사와 사이에 체결한 근로자별로 시간선택제 근로를 하게 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이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 등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근로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장 밖에서 보내게 되고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운행여부, 운행시간, 운행장소 등을 결정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기 어렵고,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기 파악하기도 어렵다.

②

이로 인하여 피고 회사와 원고 등은 2014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원고 등 택시운전근로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합의하였고, 이후 임금협정에서도 동일하게 원고 등이 1일 소정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합의하였다.

③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원고 등 택시운전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합의한 이상, 소정근로시간을 구체적으로 몇 시간으로 정할지 여부에 관하여 피고 회사가 관여할 수 없고 실제로 피고 회사가 원고 등이 선택한 소정근로시간을 거부하였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 회사에게 관계법령에서 정한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④

실제로 원고 등 택시운전근로자 중 2014년도에는 3명, 2015년도에는 6명, 2016년도에는 7명, 2019년도에는 5명이 소정근로시간으로 1일 8시간을 선택하였고, 1일 7시간을 선택한 택시운전근로자도 있는 등 소정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이 근로자별로 소정근로시간을 선택하도록 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볼 수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등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승곤(재판장) 허준기 정철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