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은 무죄.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판결
사건
2015고단896
판결선고
2017. 2. 16.
범죄사실
피고인은 경기도 안성시 F에 있는 중부고속도로 G에서 'H'이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21명을 사용하여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대행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단체협약체결 거부(교섭요구사실 미공고)
위 사업장 소속 근로자 J 등은 2014. 9. 15.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톨게이트노동조합 I지부를 설립하였고, 위 전국톨게이트노동조합 K은 2014. 9. 30. 피고인에게 단체협약체결을 요구하는 '임·단협 교섭요구서(수신 : 외주사 귀하, 조합원 수 18명)'를 팩스로 전송한 다음, 2014. 10. 2. 조합원 수를 정정한 교섭요구서(수신 : 외주사 귀하, 조합원 수 13명)를 서면으로 제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단체협약체결의 요구에 대하여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즉시 위 단체협약체결 요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사업장 내에 공고하지 않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의 대표자와의 단체협약체결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였다.
노동조합 가입을 이유로 한 해고(L 해고)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통상 근로자들과 1년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매년 이를 갱신하는 형식으로 근로관계를 설정하여 왔다.
피고인은 2014. 9. 5. 위 L을 고용한 후, 위와 같은 근로관계 설정의 관행에도 불구하고, 2014. 10.경 L이 위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L에게 계약기간 3개월의 시용근로계약서의 작성을 요구하면서 노동조합에서 탈퇴하지 않으면 3개월 후에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에 위 L이 위 시용근로계약서의 작성을 거부하고 위 노동조합에서 탈퇴하지 않자, 피고인은 2014, 12. 4. L과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L을 해고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L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L을 해고하였다.
노동조합 가입을 이유로 한 불이익 제공(연장근로 거부)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할 수 없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근로자들의 연장근로 신청에 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승인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4. 10.경부터 2015. 3.경까지 위 J, M, N, O, P, Q의 연장근로 신청에 대하여, 위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이를 대부분 거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J 등에게 연장근로를 거부하여 불이익을 주었다.
노동조합 운영 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노조 탈퇴 강요)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피고인은 2014. 10. 7. 위 M에게 '노동조합에서 탈퇴하라'는 취지로 말하고, 2014. 10. 11. 위 L에게 '노동조합 활동을 그만 두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J, N, L, M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N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J, L, M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M의 진술서
I지부 설립보고대회(2014. 9. 18.) 사진
2014. 10. 2.자 임단협 교섭요구서
2014. 10. 7.자 I지부 간부 및 조합원의 건(조합원 13명 명단 통보)
2014. 11. 3.자 임단협 교섭요구서
2014. 11. 6.자 공고문
L이 보낸 내용증명(2014. 10. 21.자)
L에 대한 본채용 거부 통보
근태관리기록부 사진
2014년 직원별 연장일수표
수사보고(대체근무 일방적 배제에 대하여)
변호인의 주장 및 판단
교섭요구사실 미공고에 대하여
변호인은, 2014. 9. 30. 팩스로 제출된 교섭요구서와 2014. 10. 2. 서면으로 제출된 교섭요구서는 수신인이 모두 '외주사 귀하'로 표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조합원의 가입여부도 확인할 자료가 없었으므로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이를 적법한 교섭요구라고 보기 어려웠고, 따라서 피고인이 교섭요구사실을 즉시 공고하지 않은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팩스로 교섭요구를 한 것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2항에 따른 서면에 의한 교섭요구로 보아야 하고, 조합원의 가입여부에 관한 자료 제출은 교섭요구의 요건이 아니다(서울고등법원 2015누50247 판결 참조). 나아가 위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I지부가 2014. 9. 18. 회사 내에서 설립보고대회까지 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H의 사무장인 R은 2014. 9. 30.자 교섭요구서를 팩스로 받은 이후 I지부장인 J에게 팩스의 원본을 송부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고, J가 2014. 10. 2. 교섭요구서 원본을 전달하자 수신인을 H으로 정확히 기재해 줄 것을 재차 요청한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피고인도 위 교섭요구가 H에 대한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위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I지부 조합원 13명의 명단을 2014. 10. 7. 제공받았음에도 여전히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던 점, I지부에서 제공한 조합원 13명의 명단을 받고 나서 피고인과 R 사무장, S 팀장 등은 I지부 조합원 4명(T, U, V, W)을 설득하여 I지부를 탈퇴하게 하고 이들을 사측 노조에 가입시켜 총 11명을 조합원으로 한 H노동조합을 2014. 10. 10. 설립하게 하였던 점, 이후 I지부와 H노합조합이 서로 교섭대표가 되기 위하여 법적 다툼까지 벌인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피고인이 I지부의 교섭요구사실을 즉시 공고하지 않은 것은 사측 노조의 설립을 기다려 I지부 무력화를 의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결국 피고인의 위와 같은 교섭요구사실 미공고는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도 충분히 인정된다.
L 해고에 대하여
변호인은, L은 2014. 9. 5.부터 2014. 12. 4.까지 3개월 수습을 조건으로 채용되었다가 취업규칙에 따라 본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면, H 취업규칙에 수습사원으로 채용하였다가 3개월 후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 규정이 있으나, L을 고용하기 전까지는 다른 근로자들은 수습으로 채용된 적이 전혀 없었고 처음부터 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매년 새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던 점, 다른 근로자들도 처음 근로계약서는 일을 시작하고 나서 나중에 작성하는 경우도 많았던 점, L은 고용될 당시 1일 8시간 근무에 연봉 2,250만 원이라는 말을 들었으나 수습으로 채용한다는 말은 전혀 들은 적이 없었던 점, 그런데 피고인은 I지부가 설립되고 L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회사에 교섭요구를 하면서 2014. 10. 14. 피고인을 형사고소까지 하자 2014. 10. 17. 갑자기 L에게 '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한 함께 할 수 없다'는 말을 하면서 시용근로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3차례나 요구하였고 L이 서명을 거부하자 수습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2014. 12. 5.부터 출근을 하지 말라고 통보하였던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L도 다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고용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와 같은 해고는 노조가입을 이유로 한 부당해고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도 충분히 인정된다.
연장근로 배제에 대하여
변호인은, 연장근로를 선호하는 근로자가 많음에도 2014. 9.까지는 특정인들이 먼저 신청을 하여 연장근로가 특정 근로자들에게 편중되었고 2014. 10.경 이를 시정하여 모든 근로자들이 골고루 연장근로의 기회를 갖도록 제도를 개선하였을 뿐, 노조가입을 이유로 위 6명에 대하여 연장근로신청을 거부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면, 연장근로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J는 I지부의 지부장, N는 부지부장, O은 사무장, M과 P은 회계감사, Q은 복지부장이어서 모두 I지부의 간부였던 점, 기존 연장근로신청은 사무실 탁자에 비치된 근태관리기록부에 근로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하였고, 거의 예외 없이 신청한 대로 연장근로가 이루어졌는데 사무실 직원이나 팀장들(사무장 R, 팀장 S, X, Y, Z)은 연장근로신청을 거의 하지 않았던 점, 그런데 H의 팀장인 S는 2014. 10. 21.부터 갑자기 연장근로를 하겠다고 근태관리기록부에 기재된 근로자들(J, M, O 등)의 이름을 임의로 삭제·변경하는 방법으로 연장근로를 취소시킨 후 그 연장근로를 사측 노조에 가입된 근로자들(AA, AB, Y 등)에게 하도록 하였는데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았던 점, 게다가 S 팀장은 2014. 10. 20.부터 근태관리기록부를 근로자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사무실 캐비닛에 보관하였던 점, 피고인은 2014. 10. 27.이 되어서야 사장인 피고인을 비롯한 사무장, 팀장들까지 모두 연장근로를 하기로 했다는 공고를 하였던 점, 피고인은 연장근로 평균화 조치의 일환으로 기존 2014. 9.경까지 연장근로를 많이 한 근로자들은 배제하고 연장근로일수가 적었던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었기에 2014. 10.부터 위 6명에 대한 연장근로일수가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주장하나, I지부 조합원이었다가 2014. 10. 7. 탈퇴하고 곧장 사측 노조에 가입한 V는 이후에도 연장근로일수에 큰 차이가 없었던 점, 연장근로가 특정인들에게 편중되는 현상을 시정하려는 순수한 뜻이었다면 그때부터 평균화 조치를 하면 되지 굳이 과거의 연장근로일수를 따져 그들에게 불이익을 줄 이유는 없는 점, 연장근로는 생계가 어려운 근로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데 이를 못하게 하는 경우 이들에게 경제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히게 되는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모든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2014. 10. 이후 위 6명의 연장근로신청을 대부분 거부한 것은 I지부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함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도 충분히 인정된다.
M, L에 대한 노조탈퇴 강요에 대하여
위 증거들, 특히 M, L의 법정진술에 신빙성이 높은바, 피고인이 R 사무장과 S 팀장을 시켜 임신사실을 숨기고 입사한 M 및 한달 전에 입사하여 미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L에게 해고를 빌미로 노조 탈퇴를 요구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1호, 제3호, 제4호(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양형기준 적용에 관한 판단 : 적용 없음
다툼이 있었던 노조원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2017. 3.에 영업을 종료하게 되는 점 등 제반사정 고려
무죄 부분(근로기준법위반)
공소사실의 요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그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4. 9. 5. 위 사업장에서 위 L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L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L은 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고용된 '기간제 근로자'로 보아야 하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의 적용대상이다. 나아가 위 기간제법 제17조는 근로조건의 서면 명시의무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교부의무는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서면 명시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과태료 부과대상일 뿐이다(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는 근로조건의 서면 명시의무와 함께 서면 교부의무까지 규정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적용이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최남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