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4. 5. 1. 선고 2023가단61545 판결

2023

주문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30,408,198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5. 5.부터 2024. 5. 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그중 4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1996. 12. 10.부터 2020. 3. 31.까지 근무하다 2020. 4. 1. 퇴사하였다.

나.

피고는 2011. 1. 20. 원고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였다(이하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

다.

피고는 2020. 5. 4.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23,137,450원을 지급하였다.

라.

피고의 실질적 운영자인 C은 ‘원고에게 퇴직금 151,088,766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로 공소제기되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3고단1163호). 위 법원은 2023. 11. 8. ‘① 원고에 대하여 2011. 12. 31.까지 이루어진 퇴직금 중간정산이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은 2012. 1. 1. 이후의 근로기간에 대한 법정퇴직금 53,474,738원에서 이미 지급된 23,137,450원을 공제한 나머지 30,337,422원(30,337,288원의 계산상 오류임이 명백하다)이며, ②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3,000만 원의 대여금 채권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분명히 알 수 없고, 설령 대여금채권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위 대여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일방적으로 원고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 중 퇴직금 30,337,422원 부분만을 유죄로 인정하여 C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판결’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피고 회사에 입사한 초기에 설 및 추석 상여금으로 월 급여의 1/2 상당액을 지급받은 사실이 있을 뿐이고, 피고가 주장하는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는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한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무효이다.

2)

원고는 인센티브(성과금)로 이 사건 금원을 받았을 뿐, 피고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차용한 사실이 없다. 설령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여금채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위 대여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대여일로부터 10년이 지난 2023. 6. 16. 이 사건 반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위 대여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125,966,936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퇴직금 일부를 지급한 다음 날인 2020. 5. 5.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2011년까지 원고와의 합의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여 설과 추석에 이를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2012. 1. 1.부터 새로이 기산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51,490,492원(= 법정퇴직금 53,474,872원 – 원고가 원천징수하여 납부한 퇴직소득세 1,803,990원 및 지방소득세 180,390원 합계 1,984,380원)인데, 피고가 원고에게 23,137,450원(= 기지급 퇴직금 23,137,450원 – 환급 소득세 1,868,450원 – 환급 지방소득세 186,84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나머지 30,408,332원(= 51,490,492원 – 23,137,45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대여받으면서 추후 돈이 생기면 변제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원고가 퇴직금 일부를 지급받아 변제자력이 생긴 2020. 5. 4. 위 대여금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하였는바,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하면 원고의 퇴직금채권은 408,332원(= 30,408,332원 – 30,000,000원)만이 남는다.

3)

만일 위 상계항변의 효력이 없다면, 예비적 반소로써 대여금 3,000만 원 및 이에 대한 2020. 5. 5.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청구한다.

3.

판단

가.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력

1)

관련 법리

가)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31453 판결 등 참조).

나)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연수는 정산시점부터 새로이 기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의 입법 취지와 퇴직금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경우에만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며,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개별적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면 퇴직금 중간정산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을 제1, 6, 7, 9, 14,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1989년경부터 피고의 전신인 회사에 근무하던 중 위 회사가 부도가 나자, 같은 사업을 목적으로 다시 설립된 피고에 1996. 12. 10. 입사하였는데,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여 설과 추석에 지급하겠다’고 제안하였고, 이에 따라 2011년까지 매년 설과 추석에 월급과는 별도로 ‘퇴직금’이라고 특정된 금원을 지급하였던 점, ② 원고는 2023. 2.경 고용노동청에 대한 진정 및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때까지 10년 이상 위와 같은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점, ③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이 2011. 7. 25. 개정(2012. 7. 26. 시행)되어 퇴직금 중간정산의 요건으로 주택구입 등 특별한 사유가 추가됨에 따라 피고도 2012년부터는 위와 같은 퇴직금 중간 정산을 중단하였던 점, ④ 원고는 위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 명절 상여금이었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근로계약서나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명절 상여금에 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 관련 판결에서도 1996. 12. 10.부터 2011. 12. 31.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2012. 1. 1. 이후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부분만이 유죄로 인정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입사일부터 2011. 12. 31.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강요 내지 기망당하여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위와 같은 원·피고 사이의 합의가 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이상 원고의 주장과 같이 장래 발생할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나.

본소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2011. 12. 31.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은 중간정산이 마쳐졌고, 을 제3, 5, 13, 1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12. 1. 1.부터 2020. 3. 31.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법정퇴직금은 53,474,738원(= 1일 평균임금 215,934.06원 × 30 × 3,013/365, 원 미만 버림)인 사실, 피고가 2020. 5. 4. 원고에게 23,137,450원을 지급하면서 퇴직소득세 1,803,990원 및 지방소득세 180,390원 합계 1,984,380원을 원천징수하고, 소득세 1,868,450원 및 지방소득세 186,840원 합계 2,055,290원을 환급해 준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53,474,738원에서 이미 지급한 23,066,540원(= 23,137,450원 + 1,984,380원<1> – 2,055,290원)을 공제한 나머지 30,408,19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의 상계항변 및 예비적 반소에 관한 판단

1)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금전을 이체하는 등으로 송금하는 경우 그 송금은 소비대차, 증여, 변제 등 다양한 법적 원인에 기하여 행하여질 수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송금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소비대차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고(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다30861 판결 참조), 그러한 의사합치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그 송금이 소비대차를 원인으로 행하여진 것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26187 판결 참조).

앞서 든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금원의 대여와 관련하여 차용증 등 처분문서가 작성된 바 없고, 변제기나 이자율의 약정이 있었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② 피고가 2020. 5. 4. 원고에게 퇴직금 일부를 지급하면서 대여금의 공제를 주장하기 전까지 그 변제를 요구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③ 이 사건 금원이 인센티브라는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도 부족하기는 하나, 이 사건 금원이 대여금이라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이 피고에게 있는 이상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금원을 대여금이라고 추정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금원을 대여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더구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되는바(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원고가 피고의 상계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그 주장과 같은 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

3)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는데, 피고가 주장하는 대여금채권에 관하여 이행기의 정함이 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돈이 생기면 변제하겠다’고 하였더라도 ‘원고에게 돈이 생길 때’를 불확정기한으로 하여 변제기를 약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언제라도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위 대여금채권은 그 성립일인 2011. 1. 20.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피고는 그로부터 10년이 경과한 2023. 6. 16.에야 비로소 이 사건 반소를 제기하였는바, 피고가 주장하는 대여금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피고의 상계항변 및 예비적 반소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라.

피고의 의무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30,408,19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0. 5. 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5. 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민하

각주1)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면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하였다면 근로자로서는 그 세액까지 포함된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받은 것이 되므로, 근로자에 대한 미지급임금이 있어 이를 계산할 때에는 총 임금에서 원천징수세액이 포함된 금액을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6. 12. 선고 2001다5579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