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여수시 B에 있는 C 주식회사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000여 명을 사용하여 건설업(토목)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3. 23.부터 2023. 2. 9.까지 상기 소속근로자로 평택시 D 소재 E 신축공사 현장에서 철근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 F의 2022. 4. 연장근로수당 12,6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9명에 대한 미지급금품 합계 23,053,66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은, 근로자들과 유급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을 일급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총액으로서는 근로자들이 받아야 할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하였으나 수당별 금액으로 계산하였을 때 각 수당별로 지급하였어야 할 금액이 미달되었을 뿐이므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지 않았거나 이에 대한 고의가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들에게 금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있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
C 주식회사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 따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일당은 22만 원(21만 원이었다가 상승<1>)인데, 위 일당은 기본급(58.78%), 유급주휴수당(11.82%), 연장근로수당(11.15%), 휴일근로수당(15.54%), 연차휴가수당(2.72%)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다만 근로시간의 수와 관계없이 위 일당만을 지급하는 것은 아니고 하루에 8시간을 근무하였을 경우 22만 원, 2시간 연장근무 시 위 일당의 1.5배인 33만 원, 4시간 연장근무 시 위 일당의 2배인 44만 원을 지급하였다(휴일에는 1.7배인 37만 4천 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C 주식회사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일응 포괄임금약정으로 보이는바 먼저 그 효력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이 사건 근로자들은 철근공으로 실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렵지 않고 달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경우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C 주식회사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 따른 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근로계약은 무효이고, 사용자인 C 주식회사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미달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수사기관은 환산한 기본급인 129,316원(= 22만 원 × 58.78%)을 기준으로 하여 근로자들이 받아야 했을 수당을 계산하고, 실제 지급된 수당보다 미달된 금액인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금액을 추가로 지급해야 함에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며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전체 미지급 액수 23,053,665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연장근로수당 11,307,019원(약 49%), 공휴수당 9,728,090원(약 42%)인데, 공소사실에 의하면 근로자 F의 연장근로수당의 경우 2022. 4.에는 12,600원이, 2022. 5.에는 350,973원이, 2022. 7.에는 544,489원이 각 미지급되었으나, 2022. 6.에는 86,100원(= 641,571원 – 555,471원)이 2022. 8.에는 251,719원(= 591,173원 – 339,454원)이 각 추가로 지급되기도 하였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2시간 연장근무 시 위 일당의 1.5배인 33만 원, 4시간 연장근무 시 위 일당의 2배인 44만 원을 지급하는 등 일당의 1.5~2배를 지급하게 되는 계산방식에 따라 근로자들은 연장근로수당만을 추가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고 기본급을 포함한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각종 수당들이 모두 추가로 지급되는 형태이다.
결국 공소사실이 전제하는 위와 같은 계산방식에 의하면<2>, 근로자 F의 경우 ⑴월별, 수당별로 계산할 경우 공소사실과 같이 연장근로수당은 1,888,031원, 공휴수당은 1,152,088원, 휴일근로수당은 61,076원, 연휴유급휴가미사용수당 129,316원 합계 3,230,511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나, ⑵ 전체 근로기간의 총액으로만 계산할 경우 기본급 24,047,081원, 주휴수당 3,944,138원, 연장근로수당 9,316,630원, 휴일근로수당 7,993,161원, 공휴수당 1,152,088원 합계 46,453,098원을 지급받았어야 하나, 실제로는 기본급 43,983,898원, 주휴수당 8,844,669원, 연장근로수당 8,343,322원, 휴일근로수당 11,628,271원, 연차휴가수당 2,035,321원 합계 74,835,481원을 지급받게 되어 총액으로는 28,382,383원을 더 지급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연장근로나 휴일근로를 할 경우 그에 해당하는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지급하고는 있었으나, 기본급 및 각종 수당을 포함된 ‘일당’의 1.5~2배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를 지급한 것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총액이 아닌 수당별로 계산한 금액 중 일부 금액이 법정 지급액에 미달한다는 것은 알지 못하였거나 근로자들도 위와 같이 일당으로 계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을 지급받음으로써 각종 수당을 모두 지급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C 주식회사는 이 사건 근로자들 외에도 같은 현장에서 근로하던 다른 일용노동자들과도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적어도 근로기간 도중에는 일당 22만 원을 기준으로 하여 1~2배까지로 산정된 일당 외에 법정수당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고, 다른 일용노동자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한편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23. 4.경 진정을 제기할 당시에는 주휴일수당 49,060,000원과 공휴일수당 23,837,000원 합계 72,897,000원이 미지급되었고, 추후 C 주식회사로부터 출력공수 산정표를 받으면 휴일근로수당, 휴일근로연장수당, 기본급, 연장근로수당 등을 산정하여 추가 진정을 제기하겠다고 하였으나 추가 진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밖에 C 주식회사에서 법정수당 청구와 관련한 사례가 발생되었다는 점에 대한 자료도 없다.
따라서 비록 포괄임금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C 주식회사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믿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피고인이 믿은 포괄임금제 계약의 효력 유무 및 민사상 채무 여부와는 다른 문제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이선호
각주1) 피고인은 2022. 6.부터 일당이 22만 원으로 인상되었으나 기존에 제출한 미지급 액수를 계산한 엑셀 파일은 2022. 6.의 일당을 21만 원으로 잘못 계산한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404쪽), 이를 22만 원으로 수정한 파일은 제출되지 않았다. 공소사실의 별지 범죄일람표는 2022. 6.의 일당을 21만 원으로 계산한 것이고, 피고인의 변호인이 이 법원에 제출한 파일에도 2022. 6.의 일당은 21만 원으로 계산되어 있다.
각주2) 즉 기본급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일당의 58.78%임을 전제로 한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