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04. 12. 1. 선고 2004노2986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주장)

가.

공소사실 1항 부분

(1)

임금지급 방식에 있어, 사납금제의 경우 사용자는 단체협약에 따라 일정량의 가스만 공급하고 추가로 소요되는 운송비용은 근로자가 부담하며 임금·퇴직금은 사납금을 기준으로 지급하면 되었으나, 운송수입전액관리제의 경우는 가스비 뿐만 아니라 통행료, 관리비 등 운송비용 전액과 제세공과금 등도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운송수입금 가운데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 중에는 그에 상응하는 운송비용, 제세공과금, 임금 및 퇴직금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런 이유로 운송수입금 중 종전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 전액을 임금으로 분류할 수는 없어, 사납금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노사 합의에 의하여 임금 부분과 비용 부분의 분배비율을 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2)

피고인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기존 단체협약(1998. 7. 16.자 단체협약)상의 운송수입금 중 최저하한액에 해당하는 부분은 위 단체협약에 따라 임금으로 지급하여 왔고, 다만 운송수입금 중 최저하한액을 초과하여 입금된 금액(이하, 초과수입금)에 대하여는 노사간에 임금과 비용의 분배비율이 정하여지지 않아 그 지급을 유예하고 있었을 뿐이다(즉, 임금지급의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단체협약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후 단체협약이 존재하지 않아도 사용자는 개별적인 근로계약에 따라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데, 사용자인 피고인이 임금지급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공소사실 2항 부분

(1)

전액관리제 시행 이후 그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이 정해지지 않아 택시회사들에서 실제 운영은 단체협약으로 회사가 납부받는 수입금의 최저한선(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정하여 그 이상 수입금은 회사가 보관하였다가 그 전액을 다시 해당 운전자에게 지급하고 회사는 납입된 운송수입금 하한선에 상응하는 금액에 대하여만 고정적으로 임금 형태를 취하여 지급하고 있다.

(2)

그런데, 운송수입금 중 초과수입금 부분이 퇴직금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기 위하여는 초과 수입금에 대하여 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관리가능성을 가져야 하는데, 초과수입금 부분은 단지 회사 명의의 은행통장에 입금하여 이를 보관하여 두었다가 전액근로자에게 지급하고 있어 관리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초과수입금을 전액 근로자에게 되돌려 준 경우에도 다시 이를 퇴직금산정의 기초로 삼는 것은 이중수혜로서 신의칙에 반하며 사용자가 적립의무를 부담할 재원을 전혀 확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하여 사용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공평에 반한다.

(3)

결국, 이 사건에 있어 B, C이 D에 납부한 운송수입금 중 초과수입금 부분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아 위 부분에 해당하는 퇴직금지급의무가 사용자인 피고인에게는 없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기초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2001. 10. 10.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를 인수하여 상호를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로 변경한 후 이를 경영하고 있는 D의 대표이사이다(E의 주식을 매수하고 회사인수계약을 체결한 후 회사를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록 99면).

(2)

1997. 12. 13. 법률 제5448호로 전문 개정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2조 제1항, 제28조 제2항 등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는 운송수입금의 전액을 운수종사자로부터 납부받아야 한다, 운수종사자는 운송수입금의 전액을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에게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택시운송사업과 관련하여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운송수입금 전액을 택시회사에 납부하도록 하는 내용의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가 정부의 시책으로 정해졌다(수사기록 62면).

(3)

이에 따라 E와 그 회사의 노동조합은 새로운 급여체계에 대한 노·사간의 합의가 필요하게 되어, 회사는 1998년 2월부터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려 하였으나 위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따른 완전월급제 및 사납금 초과 수입금 반환문제에 관하여 관계 법령이 세부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노·사간에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4)

그러던 중 1998. 7. 16. 위 회사와 노동조합은 '사납금 초과금액을 운전기사에게 매월 급여일에 전액 지급하되(단체협약 제2항 본문) 이를 퇴직금 산정시 평균임금에 포함시키지 않기(제2항 단서의 2)'로 하는 한편, 종전에 1일 87,500원이던 조합원들의 사납금을 94,730원으로 7,230원 인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1998. 7. 20.부터 이를 시행하였다(수사기록 24면 등).

(5)

E를 인수한 D에서는 1998년 정해진 사납금만으로는 회사경영이 어려워 2001년 말부터 노동조합에 새로운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제의하였다가 노동조합의 요청으로 1년여를 기다린 후, 2002. 11. 12. 다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는데 노동조합에서는 사업계획 수립, 운영위원선거, 간부수련회 등을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않고 계속 이를 연기하다가 2003. 3. 31. 비로소 교섭상견례를 하였다(공판기록 55면).

(6)

그런데 회사 노동조합은 2003. 4. 22. 4차 교섭에서 사납금에 기초한 임금협상은 하지 않고 운송수입전액관리제에 기초한 임금교섭을 하겠다고 선언하였고, 회사는 이를 수용하여 2003. 5. 21. 노동조합에 대하여 2003. 6. 1.부터 운송수입전액관리제를 철저히 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를 하였다(공판기록 56면).

한편, 2003. 6. 3. 제10차 교섭 이후 단체교섭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된 바도 없다(공판기록 57면).

(7)

피고인은 2003년 6월부터 운전기사들이 납부한 초과운송수입금 약 154,115,907원 상당을 별도의 통장 계좌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나.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먼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공소사실 1항 합계 금 42,296,461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과 공소사실 2항 즉 B, C에게 합계 금 3,473,015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피고인도 위 금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 자체는 이를 인정하고 있다.).

(1)

공소사실 1항 부분

이 부분의 쟁점은 임금지급의 근거가 무엇인가에 있다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2항은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경우……그 유효기간은 2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항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때를 전후하여 당사자 쌍방이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자 단체교섭을 계속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전의 단체협약은 그 효력만료일부터 3월까지 계속 효력을 갖는다. 다만,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되, 당사자 일방은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월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회사의 인수·합병 등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승계되는 경우에는 종전의 근로계약상의지위가 그대로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이므로, 인수·합병 당시 취업규칙의 개정이나 단체협약의 체결 등을 통하여 인수·합병 후 근로자들의 근로관계의 내용을 단일화하기로 변경 조정하는 새로운 합의가 없는 한 인수·합병 후 존속회사나 신설회사는 소멸회사에 근무하던 근로자에 대한 임금·퇴직금 관계에 관하여 종전과 같은 내용으로 승계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4. 3. 8. 선고 93다158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E를 인수한 D는 그 노동조합과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기존 단체협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도 없어 위 근로자들의 지위가 그대로 승계되었으며, 2003. 6. 1. 이전에는 위 1998. 7. 16.자 단체협약에 근거한 임금을 계속하여 지급하여 왔던 점, 피고인도 항소이유서에서 사납금 부분에 있어서는 위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하고 있는 점 등이 인정되고 이를 모두 종합하면, 임금지급의 근거는 여전히 위 1998. 7. 16.자 단체협약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단체협약 제2항 본문에 의하면, "수입금의 처저하한선보다 더 입금된 금액은 해당 운전기사에게 전액 지급한다."고 하고 있어 초과수입금은 사용자인 피고인이 지급하여야 할 임금이라고 보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1항의 근로자 67명에게 2003년 6월분 초과운송수입금에 해당하는 임금 합계 금 42,296,461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명백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되고, 결국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2)

공소사실 2항 부분

기록에 의하면, E의 퇴직근로자들과 E와 사이에 초과 수입금이 퇴직금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에 관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2002. 8. 23. 선고 2002다4399 판결에서 "근로자들이 총운송수입금을 전부 회사에 납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이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개인 자신에게 직접 귀속시킨 경우와 달리, 회사로서는 사납금 초과 수입금의 발생 여부와 금액 범위를 명확히 확인·특정할 수 있어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관리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회사가 추후에 근로자들로부터 납부받은 사납금 초과 수입금 상당의 금원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라 할 것이므로, 회사가 근로자들로부터 납부받은 사납금 초과 수입금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이라고 명백히 판결하였고, 이후 사실관계의 변화는 없었음이 인정되고, 피고인은 2003년 6월부터 운전기사들이 납부한 초과운송수입금 약 154,115,907원 상당을 별도의 통장 계좌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위 초과수입금은 회사가 실질적으로 관리·지배하고 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비록 1998. 7. 16.자 단체협약에 초과수입금을 퇴직금산정시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은 강행법규인 1997. 12. 13. 법률 제5448호로 전문 개정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2조 제1항, 제28조 제2항(위 판례의 내용으로 보아 이 규정은 강행법규로 보인다.)에 위반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여 이 부분은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 또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노동조합이 여러 가지 이유로 단체교섭에 임하지 않고 있어, 회사는 1998년 정해진 사납금만 납부받으면서, 초과수입금은 모두 임금으로 지급하고, 다시 이를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은 불합리한 면이 없지 않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런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초과 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거나 공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병의(재판장) 염우영 위인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